새벽기도 체질화
사실 제가 새벽기도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한다는 것이 두렵고 외람된 생각이 듭니다. 많은 목사님들도 계시고, 저 이외에도 새벽기도를 통하여 한국 기독교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성도들도 적지 않은 데다 저의 새벽기도 방법이 남에게 내놓을 만한 것인지도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은 새벽기도를 지속해 온 것 외에 아직도 내놓을 만한 신앙적 업적이 없는 어줍잖은 신앙인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새벽기도가 체질화되지 않아 안간힘을 쓰는 주위의 많은 믿음의 동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과 견딜 수 없는 부담감 때문입니다. 특히 종교개혁의 본질은 교회개혁이고 교회개혁의 중요한 부분이 성도개혁이라면, 성도개혁의 중요한 부분이 기도의 개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기도의 개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십일조가 신앙생활의 기본이듯 이 민족의 모든 교회 성도들이 하루의 첫 시간을 새벽기도로 봉헌하는 것이야말로 개인 경건생활의 진정한 개혁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목사님들은 체험적으로 새벽기도가 성도의 신앙 성장과 교회의 부흥에 유익한 것을 알기 때문에 성도들을 새벽기도인으로 만들기 위해 특별새벽기도 기간을 1년에 몇 차례씩 만들어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은 처음에는 기세 좋게 도전을 했다가도 차츰 새벽기도 기간이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끝나기가 무섭게 평상으로 돌아가기가 십상입니다.
목사님들이 쓴 새벽기도에 관한 책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책들을 보면 목사님들은 사명을 받고 훈련을 받은 만큼 새벽기도가 체질화되어 있기 때문에 주로 새벽기도의 당위성이나 필요성, 유익한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벽기도에 관한 한 평신도가 직접 쓴 책이 오히려 성도들의 새벽잠을 깨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고, 겨우 찾은 책도 여전히 간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구체적인 노하우를 제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저에게 새벽기도 시간은 농부처럼 일찍 일어나 주의 보좌 앞에 나아가 기도로 일구어 놓은 소망의 밭에 탐스럽게 익어 가는 응답의 열매들을 만져보는 축복된 시간이요 수확의 기쁨과 감사로 가득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저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새벽기도를 계속 해왔습니다. 새벽기도가 없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에도 셋집의 지하실이나 미국인 교회에 나가 혼자서 기도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여행이나 출장 중에도 새벽기도만은 절대로 빼먹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새벽기도를 지속하는 것은 새벽기도가 신앙 성장이나 건강에 유익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새벽기도 자체가 너무 좋아서입니다.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 교회로 오는 시간, 반겨 주시는 하나님, 찬송과 목사님의 설교 말씀, 기도 중의 은혜, 집으로 돌아갈 때의 영적인 뿌듯함과 활력, 생활 속에서 감지되는 응답의 확인 등 이 모든 것이 너무 감사하고 기쁘기 때문이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새벽기도에 도전하여 많이 실패해 본 경험이 있는 평범한 성도였습니다. 매사에 소극적이고 비판적이며 불성실한 데다 술과 세상 쾌락을 의지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이렇게 새벽마다 무릎 꿇는 사람이 되고 믿음과 소망, 그리고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성실한 사람으로 변화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참으로 기적 같은 일입니다. 말하자면 저는 새벽기도에 중독된 사람입니다. 그러나 새벽기도에 중독되면 세상이 주는 그 어떤 것에도 결코 중독되지 않습니다. 새벽에 무릎 꿇는 사람은 절대 세상에 무릎 꿇지 않게 됩니다. 무릎 꿇고 자신을 포기하고 하나님만 의지함으로 제 속에서 일하시는 주님으로 말미암아 저는 누구보다도 강한 믿음의 자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의 모든 생활은 새벽기도를 중심에 두고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저의 모든 일은 새벽기도의, 새벽기도에 의한, 새벽기도를 위한 것으로 귀결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책에서 새벽기도가 어렵게 생각되는 이유를 밝히고, 새벽기도를 체질화할 수 있는 방법과 ‘새벽기도 40일’과 ‘새벽기도 365일’에 도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새벽기도 노하우를 묻는 집사님들에게 나름대로 정보를 제공하여 그분들을 새벽사람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특새집사님’(특별새벽기도 기간에만 새벽기도를 하는 집사님)들이 이 책을 읽고 실천하면 어렵지 않게 ‘날새집사님’(날마다 새벽기도 하는 집사님)으로 변화되리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저는 새벽기도인이 되고 싶어 하는 제자훈련 동기생 K 집사님을 비롯하여 이 땅의 많은 평신도들, 그리고 우리 자녀를 비롯한 이 땅의 모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어 저보다 더 훌륭한 새벽기도의 용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위해 오늘도 새벽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이 나라의 온 평신도가 일어나 평생 새벽기도의 거룩한 사역에 동참함으로써 거대한 새벽기도의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천만 성도들이 성결한 삶으로 세상을 이기고 주님의 지상명령인 영혼 구원과 사역에 전 생애를 바치는 충성된 일꾼이 되게 해 달라고.
우리는 오늘도, 또 내일도 새벽기도를 멈출 수 없습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음란과 방종의 밤문화에서 과감히 탈출하여 새벽무릎으로 하루를 열어 가는 새벽이슬 같은 기도자들로 변화되기까지, 그리하여 이 땅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온전히 다스려지는 푸르른 예수의 계절이 오기까지.
늘 저의 새벽기도를 칭찬하시고 등을 두드려 격려해 주심으로 저의 오늘이 있게 한 우리 새로남교회 성도들의 영원한 스승 오정호 담임목사님, 중보기도로서 격려해 주신 목사님들과 장로님들, 동역자이신 순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벽기도를 늘 격려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졸필을 귀찮아하지 않고 끝까지 격려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나침반출판사 대표님과 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