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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심한 자존심과 거만한 수치심
어째서 이 작품이 일본 교과서에 실렸는지 이해가 되네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60여 년 동안 일본 교과서에 실렸다기에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번역이 오래된 것이라 가독성은 조금 떨어졌지만, 흐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불의를 보면 욱하는 성격의 다혈질 자로에 대한 공자의 제자 사랑이 엿보이는 <제자>라는 챕터가 가장 좋았다. 하지만, 일본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식민지 조선의 풍경에 대한 내용은 왠지 낯설고 읽는 내내 편하지만은 않았다.
중국의 옛이야기나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의 일화 등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되살려낸 단편집. 그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접근을 통해 현대인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입체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편들보다 더 주목을 끄는 건, 후반에 수록된 일제강점기 시절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세 편의 단편들이다. 작가가 실제로 청소년기를 조선에서 지냈던 적이 있다 보니 그 묘사 하나하나가 현실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 단편들을 읽노라니 기분이 미묘해진다. 애정어린 연민의 시선도 아니고, 냉정한 우월자의 시선도 아니다. 되도록 사실적으로,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갖고 바라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래서 우리로선 인정하기 싫은 면모를 지적하고도 있고, 일본 출신 작가로선 조선과 조선인들에게 감정 이입하기 어려운 한계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도 일본 출신 작가에 의한 암울한 식민지 현실의 묘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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