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은 15년 전의 크리스마스로 정신없이 거슬러 올라갔다. 빼빼 마른 손가락에 어머니의 반지를 끼우고 배시시 웃던 여자아이. 발그스름하니 어여쁘던 아이의 입술이 사실은 얼마나 거칠게 갈라져 있었는지, 그 입술에 뽀뽀했을 때 와 닿던 이질적인 감촉을 지금까지 잊지 못한다. 그 예쁜 여자아이와 방금 보았던 스튜어디스의 얼굴을 함께 떠올려 보았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영기의 나이는 열두 살, 15년이 지났으니 살아있다면 스물일곱이 되었을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