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은
레드립
3.9(25)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아씨.” 그녀는 이런 날을 꿈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토록 잔인하게는 아니었다. 오랜 시간 끝에 마주한 소년은 완연한 사내가 되어 있었으며, 또한 그녀의 조국(祖國)을 침략한 적국(敵國)의 황제가 되어 있었다. 귓가를 간질이는 핏빛 속삭임을 들으며 그녀는 직감했다. “아씨.” “보고 싶었습니다.” “아주 많이.” 그럼에도 그는 또다시 제 족쇄가 되리라는 것을.
소장 2,400원
가화연
늘솔 북스
총 2권완결
4.1(66)
“자빠뜨려.” 저동궁 안채 높은 누마루, 삼 년 전 기별한 서방을 되찾고 싶다는 소영에게 자영은 참으로 망극한 언사를 입에 올렸다. “어떻게요?” 그러나 그 상스러운 언사에도 소영의 눈빛은 진지하기만 하다. 잊고 있었다. 우리 공주 마마가 어마무시하게 순진하신 것을. 하가한 지 석 달 만에 승정원 주서 현중과 기별한 소영은 그 상스러운 언사를 마음에 담은 채 유화문을 넘었다. 현중을 자빠뜨리기 위해서. 여전히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그렇
소장 700원전권 소장 2,700원
우유양
블라썸
4.2(269)
어느 겨울, 여우 사냥을 나갔던 최 진사는 짐승이 아닌 다 죽어 가는 사내아이 하나를 업고 내려왔다. “아가, 네 아비의 이름이 무엇이냐?” “…….” 누구냐 물어도 그저 바라볼 뿐 말이 없는 아이. *** 봄이 되어 상처는 아물었지만, 아이는 여전히 말이 없다. 시키지도 않은 하인들이 할 일을 알아서 하고, 행랑채에서 자는데도 집을 차지한 것만 같은 존재감. 그런데도 아이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최 진사 댁 아씨 자영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소장 3,000원
마뇽
시계토끼
4.1(834)
황제의 아우인 칠 왕야 사독의 딸 이령. 그녀는 사촌이자 태자인 문덕과 정혼하여 혼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방에 숨어 든 괴한에게 몸을 빼앗기고, 집안의 수치를 감추고자 하는 부친에 의해서 도성 밖 천한 백정인 도치에게 시집가게 된다. 얼굴 전체를 덮은 덥수룩한 수염과, 한 번도 빗지 않은 것 같은 거친 머리카락. 타고난 벙어리라 말을 못하고 행동거지가 투박한 백정 도치. 그의 아내가 된 이령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 곧 그에게
하루가
나인
4.0(1,295)
반상의 벽이 견고했던 조선 시대. 병조정랑 이 대관의 딸, 이화영. 그리고 이 대관이 아끼는 우직한 노비 청우. 화영은 듬직한 청우에게로 마음이 흐르고 청우는 감히 넘볼 수 없는 꽃을 꿈꾼다. “청우에게 여인은 아기씨 하나뿐. 평생 아기씨만 바라보고 살 겁니다.” “나도! 나도 너뿐이야. 그러니 청우야. 우리 도망가자. 응?” 그러나 그들 앞의 벽은 너무나도 높고, 단단하고 잔인했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원망만이 남은 채 10년 만에 재회한 두
소장 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