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회에 열린 추기 음악회가 아직 다 파하기도 전에 부인석에 앉았던 순영(淳英)은 슬며시 일어나서 소곳하고 사뿐사뿐 걸어 밖으로 나온다. 그의 회색 삼팔 치마는 흐느적흐느적 물결이 치는 대로 삭삭하고 연한 소리를 내며 걸음발마다 향수 냄새가 좌우편 구경군의 코에 들어 갔다. 사람들은 잠깐 무대에서 눈을 돌려 순영을 바라 보고는 픽픽 웃기도 하고 수군수군하기도 하였다. 『순영이다.』 『저게 김 순영이다.』 하는 속삭임이 학생들 중에서 들린다.
소장 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