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여행을 한다. 랭보나 베를렌 같은 저주받은 방랑자들이 한때 사로잡혔던 운명의 바구니에 떨어진 수확물처럼, 그는 나그네다. 그의 시들은 여행자의 정서를 가득 채우고서 흔들리는 물병 같은 것이다. 시인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자에게 지도는 왜 쓸모없는 것인가? 삶은 지도에 나와 있지 않고, 지도 없는 여행이 창조해 가는 것이 삶이다. 거리와 그에 대한 안내자인 지도가 있고서 여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거리가 창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