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심리학

￭ 나를 알고 남을 이해하는 심리학
이 책은 심리학의 주요 이론들을 실제 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심리학 이론들은 경제 논리, 성장의 논리에 둘러싸여 살면서 삶의 방향을 잃고 인문학적 소양으로 마음과 정신적 성장을 꾀하는 우리에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준다. 스스로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수용하게 만든다.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만들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상황과 심리학 이론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심리학적 상황, 자신의 마음상태를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을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 수정이와 규현 씨의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고등학생인 수정이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침을 하게 되고, 성인인 규현 씨는 외모나 실력으로나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늘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이 책은 이런 행동과 마음상태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찾아나서는 것으로 심리학의 세계로 여행을 시작한다.
엄친딸, 엄친아의 대표격이라고 할 만한 고등학생 수정이와 성인 규현 씨가 경험하는 여러 상황은 심리학의 이론이 어디서 비롯되고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것을 넘어, 우리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마음을 다스리게 한다.

￭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는 여섯 가지 방법
우리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심리학은, 우리의 행동, 사고, 정서, 동기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추구한다. 이 책에서는 심리학의 주요이론들을 모두 6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먼저 1~3장에서는 심리학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마음에 접근하려 했던 행동주의 심리학, 인간이 가진 성장의 힘을 신뢰하며 자아실현을 돕는 인본주의 심리학을 살펴본다. 이 이론들은 먼저 나온 이론들을 비판 보완하면서 인간의 서로 다른 면에 주목하게 한다. 이렇게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부각한 다양한 이론들을 살펴보는 것은 마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완성해준다.
또 4~5장에서는 인지과정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지행동치료와 인지심리학을 소개한다. 인지행동치료는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밝히고 이를 치료과정에 도입한 이론으로, 이를 통해 우리는 비합리적인 신념이 인지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마음 다스리기를 배우게 된다. 인지심리학은 인지과정을 상세히 알아보고 지각 능력을 키우고 더 오래 더 깊게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입사시험이나 승진시험을 앞둔 직장인이 암기의 왕, 공부의 왕이 되는 데 필요한 힌트들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마음의 병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방법과 관련된 이상심리학을 다룬다. 드라마나 영화, 유명인들에 대한 소식에서 더러 접하는 공항장애와 우울증, 조현증과 성격장애 같은 마음의 병에 대해 이해하고 치유의 방법을 알아본다.


<본문 속으로>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에 대한 죄책감이라니…….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고 가는 이 터무니없는 감정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프로이트는 입맛도 없어지고 잠도 잘 수 없었습니다. 이제까지의 가설을 변경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마저 밀려왔지요. 그런데 눈치 없는 손자 녀석 둘이 집에 놀러 와서는 서로 자기가 강아지랑 놀겠다고 시끄럽게 싸웁니다. 프로이트는 오늘 하루 누구에게 강아지를 맡겨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두 아이 중 천방지축인 녀석이 강아지를 맡은 날에는 강아지도 아이도 밖으로 나가 온몸에 진흙을 잔뜩 묻히고 돌아왔고, 점잖은 녀석에게 맡기는 날에는 강아지가 털까지 가지런히 빗질된 채 그림책을 보는 녀석 옆에서 얌전히 놀았습니다.
‘음, 누가 목줄을 쥐느냐에 따라 같은 강아지라도 모습이 달라진단 말이야.’
그 순간, 프로이트는 “유레카!”를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습니다. 규현 씨와 같은 사람들이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답을 찾은 듯했습니다.
-<1장 정신분석학 :: 원인 모를 행동과 꿈을 이해하다> 중에서

강박에 사로잡힌 쥐의 모습. 왠지 익숙하지 않나요?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속에 간혹 등장하는, 한 방을 기대하며 전 재산을 팔아 화투판에서 날을 새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했다는 이웃이나, 뉴스에 더러 등장하는 가진 돈을 카지노에서 모두 날린 도박꾼들도 있지요. 그리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규현 씨가 있군요.
카페에서 잠복근무(?) 중인 규현 씨나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알 수 없이 도박에 집착하는 도박꾼들의 어리석은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그들의 내면을 장황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규칙하게 주어지는,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보상, 강화. 이 한 마디면 끝나는 거지요. …… 쉽게 말해, 보상이 불확실할 때 인간은 더 목을 매게 되고 그 행동을 멈추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수지 씨라는 잊기 힘든 보상이 언제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규현 씨가 카페를 떠나기 더 힘들어졌다는 말이지요. -<2장 행동주의 심리학 :: 행동으로 마음을 관찰하다> 중에서

벡은 자신이 공부하는 정신분석적 개념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정신분석은 경험적 검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완전한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었지요. 벡은 이것이 못내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또 치료기간이 매우 길다는 정신분석의 단점은, 단기치료를 고안하면 쉽게 극복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벡이 우울증에 대해 깊이 연구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울증의 특징을 명확히 밝혀내면 단기치료를 고안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 그런데 우울증의 원인에 관한 정신분석의 가설을 지지하고 그 단점을 보완하려고 시작했던 벡의 연구는 정반대의 결과에 도달했습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스스로 고통받으려는 욕구가 있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수용과 인정을 받기 위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벡에게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결과였지요. -<4장 인지행동치료 :: 마음먹기에 달렸어> 중에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잡지 <보그>의 편집장 미란다가 출근하자마자 외투를 벗어던지는 곳은 어디일까요? ① 옷걸이, ② 자신의 의자, ③ 비서 앤디 삭스의 책상.
정답은 ③ 앤디 삭스의 책상, 정확히는 앤디의 면전입니다. 웬만큼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행동이지요. 그런데 미란다의 비서인 앤디가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침마다 미란다의 취향에 딱 맞는 커피를 구해주어야 하고, 영업도 시작하지 않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포장해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도 장소도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걸어대는 미란다 때문에 사생활이 없어진 지 오래고, 악천후로 뜨지 않는 비행기 표를 구해오라는 통에 궁지에 내몰리기도 하죠. 앤디를 이렇게 괴롭히는 미란다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장 이상심리학 ::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