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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 상세페이지

화곡작품 소개

<화곡>

희대의 방화범 VS 얼굴 잃은 알코올중독자.
당신을 사로잡을 단 하나의 스릴러.
'추방당한 삶'을 그린 신인작가의 야심작!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속 ‘외로움’을 청부살해하는 회사를 그려낸 작품, 『외로움살해자』(2016)로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던 신인작가 윤재성이 두 번째 장편소설 『화곡』으로 다시 찾아왔다.
『화곡』은 정체모를 방화범에 의해 가족과 얼굴을 잃은 한 남자가 집요하게 범인을 뒤쫓는 이야기다. 작은 단서조차 남기지 않고 거대한 불을 지르는 가공할 방화범과, 도시의 재앙을 이용하려는 정치인까지 엮여 긴박하고도 흡인력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거기다 특종을 잡으려는 사회부 기자, 눈 하나 깜짝 않고 채무자의 장기를 떼어 팔아치우는 깡패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과 도심 속 추격전은 느와르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구원받지 못한 자들의 생존 경쟁은 치열하고 처절하다. ‘추방당한 삶’에 천착해 온 작가가 내놓는 첫 스릴러이자, 장르적 즐거움에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놈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동네 백수 형진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던 밤, 화곡(禾谷)동 원룸촌에서 수상한 사내와 마주친다. 사내는 느닷없이 형진의 얼굴에 불을 뿜고, 형진의 여동생이 있던 원룸 건물까지 송두리째 태우고는 사라진다.
흉측한 몰골이 된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형진은 경찰과 언론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누구 하나 ‘입에서 불을 뿜는’ 방화범의 존재를 믿어주지 않는다. 결국 형진은 화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홀로 범인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서울 시내 화재현장 어디에도 범인의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그러는 동안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작열통과, 가는 곳마다 쏟아지는 혐오의 시선들은 형진을 알코올중독자, 빈털터리, 노숙자, 전과자로 전락시키는데….

〔그가 정말로 잃은 것은 집도 가족도 아니었다. 방화범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쓰레기처럼 굴러다니던 형진의 귓가에, 마침내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언제까지 참을 거야? 널 멸시하고 쫓아낸 저것들, 너랑 똑같이 만들어줘. 싸그리 태워버리라고!’
발화의 순간까지, 남은 온도 1℃. 갈림길 앞에 선 남자의 선택은 무엇인가?


출판사 서평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의 이야기, 『화곡』

경계 위에 선 자는 언제나 분열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선택을 미룰수록 분열된 자아는 자라나고, 점차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여기, 증오를 양분으로 또 다른 자신을 키워온 한 사내가 있다.

〔“그 친구 눈빛이 참…… 무슨 멸종 직전 야생동물 같더라고.”〕

형진은 가족과 얼굴을 잃게 만든 방화범을 8년 동안 뒤쫓아 왔다. 그러나 그가 방화범과 마주한 시간은 평생을 통틀어 반나절도 되지 않는다. 형진에게 복수의 수갑을 채워다놓은 것은 물론 방화범이지만, 8년의 시간 동안 원한이 자라게 만든 것은 다른 무엇이다.
형진이 어느 때보다도 절망을 느낀 순간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추방된 존재임을 깨달았을 때다. 공권력과 언론을 향한 호소가 무시당하고 흉측한 몰골을 혐오스러워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꿰뚫렸을 때, 형진은 자신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자리까지 내몰렸음을 인지한다. 그 순간부터 형진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다.

〔‘해. 그냥 질러버려. 네가 그 꼴이 됐으면 똑같이 만들어줘야지.’〕

〔몸이 수십 갈래로 찢기는 기분이었다. 한쪽에는 철없이 선량했던 예전의 그가 있었다. 다른 한쪽에는 증오로 활활 타는 방화광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갈등하는 자신이 있었다. 산 몸도 죽은 시체도 아닌 채로. 8년 전의 적과 8년 동안의 적 중 누구를 태워야 할지 고뇌하면서.〕

불탄 자의 곡소리(火哭)는 형진을 광기의 불꽃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를 멸시하고 핍박한 사람들과 이 도시를 ‘똑같이’ 활활 타게 만들어주라고 속삭인다. 8년 전의 적과 8년 동안의 적. 형진이 힘겹게 싸워온 것은 방화범만이 아니라 증오로 자라난 괴물, 곧 또 다른 자신이었다.
이렇게 보면 형진의 악에 받친 추적은 단지 원한에 사무친 복수가 아니라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추방자의 애처로운 발버둥으로 읽힌다. 그가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불을 뒤집어쓰고 온몸이 부서져도 포기할 수 없었던 단 한 가지는 ‘인간의 자격’이었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람을 산 채로 불태우는 악마의 이야기도, 그 악마를 잡으려는 복수귀의 이야기도 아니다. 『화곡』은 나락에 걸린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의 이야기다. 이렇게 바라볼 때 주제는 형진과 함께 방화범을 쫓는 기자 정혜와 형진의 노숙자 동료인 최 전무 일행, 심지어 부패한 정치인 장무택과 깡패 박창우의 삶에까지 확장된다.

● 본문 속으로

“지금 뭘 하는 겁니까?”
가까이서 본 상대의 행색은 더욱 수상쩍었다. 한밤중인데도 스키 고글에 스키 모자, 코와 목을 덮는 스키 마스크까지 끼고 있었다. 항공점퍼는 천천히 돌아섰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안 하긴, 벽에 뭘 뿌렸잖아요. 들고 있는 건 뭡니까?”
_10~11쪽

형진은 감기는 눈꺼풀을 가까스로 밀어 올렸다. 첫 번째로 깜빡였을 때는 물살이 불길을 집어삼켰고, 두 번째에는 하늘과 땅이 잠겼고, 세 번째에는 그를 둘러싼 세계가 침몰했다. 이윽고 모든 것이 가라앉은 암흑이 찾아왔다. 의식이 끊길 때까지도 그는 중얼거리고 있었다.
도와줘요, 누가 좀.
_14쪽

“이게 어떻게 된…….”
입을 떼자 거울 속 괴물도 아가리를 벌렸다. 형진은 제 음성에 흠칫 놀랐다. 듣는 사람이 도망칠 쇳소리였다.
“내 얼굴이 어떻게 된 거죠?”
“안면피부 대부분이 녹아내렸습니다. 불길에 직접적으로 노출됐어요. 재건수술을 한다 해도 예전처럼 돌아가긴 어려울 겁니다.”
_25쪽

‘내가 사라진 줄 알았지? 천만에, 우린 하나야. 이 세상이 불타 없어질 때까지.’
(…)
후드를 내리자 일그러진 살덩어리가 유리창에 비쳤다. 그를 보는 괴물과 마주 보며, 형진은 불현듯 깨달았다. 그가 정말로 잃은 것은 집도 가족도 아니었다. 방화범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_30~34쪽

“쓰레기가 쓰레기장을 구르는 데 이유가 있겠습니까.”
최 전무는 웃었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시대의 낙오자, 불순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컨베이어벨트에서 뛰어내린 겁쟁이들이라고. 몇 년쯤 지나니 생각이 바뀌더군. 여긴 내 발로 와서 내 힘으로는 나갈 수 없는 구덩이야. 내려올 때는 분명히 얕았는데, 올라가려고 돌아서면 저만치 높아져 있는. 그래서 다들 누군가 와주기만 기다리는 걸세.”
_39쪽

그는 달콤한 백일몽에 빠졌다. 방화의 충동에 몸을 맡기는 상상이었다. … 처음 병실에서 눈을 떴을 때부터, 그의 혈관에는 피 대신 불길이 흐르기 시작했다. 심장 속에 들어앉은 괴물은 호시탐탐 탈출할 기회만을 노렸다. 술을 부어 불을 축이는 것도 이제 한계였다. 사나운 발화(發火)가 닥쳐오고 있었다.
_50쪽

“이건 뭐죠?”
“업체에서 사용하는 내화도료요. 외부의 열을 감지하면 팽창해 단열층을 만드는. 보통 시공 단계에서 철골에 바르는데, 다 부풀기도 전에 철골이 휘어 버렸어. 그래서 이쪽 벽이 무너져 내린 거고.”
“이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최고온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빠르다면. 불길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뜨겁거나.”
잔해의 상태로 봐선 둘 다일 가능성이 높았다. 정혜는 손에 묻은 페인트 가루를 털고 돌아섰다.
“그래서, 결론은요?”
형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놈이야. 그 미치광이가 돌아왔어.”
_84쪽

눈부신 불길이 눈앞에서 터져 나왔다. 거대한 성냥이 성냥갑을 긋고 지나가듯, 놈이 뿌린 액체를 맞은 곳에서부터 느닷없는 화염이 솟아올랐다. 삽시간에 오감이 지워지고 세상이 녹아내렸다. 현실로 뛰쳐나온 환각 속에서, 그는 언젠가의 눈밭처럼 무릎을 꿇었다.
_174쪽

철판과 철판이 긁히며 불티들이 쏟아져 내렸다. 사이드미러는 진작 다 날아간 뒤였다. 얼굴을 밝히는 불티 사이로, 창문을 내린 형사가 소리 질렀다. “문형진, 차 세워!” 형진은 마주 고함쳤다. “그럼 너도 죽어!” 형사가 뭐라고 더 소리쳤으나 대답할 상황이 아니었다. 옆의 미친놈이 코뿔소처럼 차를 들이박기 시작했던 것이다.
_192쪽



저자 소개

윤재성

어릴 때부터 글을 썼다. 꾸준히 썼다. 두세 편의 전자책을 펴낸 적이 있으나 시원하게 망했다. 2016년 십수 군데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던 원고가 데뷔작 『외로움살해자』로 출간되었다. ‘이젠 지긋지긋한 무명 생활을 청산할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3년. 쓰고 싶었던 것과 써야만 했던 것을 갈고 닦았다. 그 첫 이야기가 『화곡』이다.

‘극단복싱’ 소속.
글쓰기 모임 ‘윤문하다’ 운영.

instagram.com/roderoderode

목차

PROLOGUE
STORY
EPILOGUE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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