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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 상세페이지

소설 중국 소설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

근대 격동기 지식인의 입체적 역사소설
소장종이책 정가11,000
전자책 정가40%6,600
판매가6,600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 표지 이미지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작품 소개

<조선은 이렇게 망했다 1> "중국인 양진인이 쓰고, 중국 익신서국이 1920년(중화민국 9년) 발간한 소설 <회도조선망국연의繪圖朝鮮亡國演義>를 번역하고, 필요한 곳에 주석한 책이다. 원서는 사침 선장(실로 묶은 장정. 실 구멍을 네 군데 냈다)한 동장본이다. 발간 당시, 중국 전국에 배포했으므로 많은 책이 남아 있을 것 같지만 이가 빠지지 않은 온전한 판본은 한중일을 통틀어 드물다.

제목에서 바로 드러나지만, 작품은 '조선 망국'의 과정을 팩션으로 쓰고 있다. 등장 인물은 고종.민비.김홍집.박영효.조선 남녀 백성에서 리훙장 등 청제국 주요 인물.메이지 천황.일본 외교군사의 인물.서양 외교관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이야기는 무서운 기세로 막 일어나고 있는 일제의 치밀한 책략과 늙은 청제국의 지리멸렬, 그리고 무엇을 해도 이미 시간을 놓쳐버린 조선의 파행을 객관적으로 포착해 당대 동아시아 정치외교를 조망한 위에 조선 망국의 참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한다. 여기서 다룬 사건은 서양 함대의 조선 침략.동학농민전쟁.청일전쟁.민비 살해.자강 운동.매국노 대 애국자들의 투쟁.통감부 설치.일본 거류민 난동에 이르며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과 대한제국 멸망으로 막을 내린다."



출판사 서평

"또 하나의 10월 26일.
박정희뿐이 아니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전에 총성이 울리더니 이어, 까레아 우라! - 함성이 터졌다. 책의 대단원은 안중근의 이토 사살 장면이다. 글쓴이는 조선 멸망 과정을 냉정한 붓으로 서술하면서도 조선인의 투쟁을 인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1. 이 책에 대하여

1)한중일을 통틀어 찾기 힘든 귀한 자료
이 책은 중국인 양진인楊塵因이 쓰고, 중국 익신서국益新書局이 1920년(중화민국 9년) 발간한 소설 『회도조선망국연의繪圖朝鮮亡國演義』를 번역하고, 필요한 곳에 주석한 것이다. 원서는 사침 선장(실로 묶은 장정. 실 구멍을 네 군데 냈다)한 동장본이다. 발간 당시, 중국 전국에 배포했으므로 많은 책이 남아 있을 것 같지만 이가 빠지지 않은 온전한 판본은 한중일을 통틀어 드물다. 몇 년 전 전남대 이등연 교수가 주변 자료 일부를 중국에서 입수해 들여오기도 했지만 인쇄 상태가 좋고 전6책 1질 20회분을 다 갖춘 완질을 볼 수 있는 곳은, 이번에 번역자 임홍빈이 책을 기증해 소장하게 된 성균관대학교 존경각과 그밖에 동국대학교도서관(단 이곳 자료는 전4책 1질 20회분)까지 해서 두 군데 정도다.

2)냉정한 제3자의 시선-더욱 가슴 아픈 망국의 기록
제목에서 바로 드러나지만, 작품은 ‘조선 망국’의 과정을 팩션으로 쓰고 있다. 등장 인물은 고종.민비.김홍집.박영효.조선 남녀 백성에서 리훙장 등 청제국 주요 인물.메이지 천황.일본 외교군사의 인물.서양 외교관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이야기는 무서운 기세로 막 일어나고 있는 일제의 치밀한 책략과 늙은 청제국의 지리멸렬, 그리고 무엇을 해도 이미 시간을 놓쳐버린 조선의 파행을 객관적으로 포착해 당대 동아시아 정치외교를 조망한 위에 조선 망국의 참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한다.
여기서 다룬 사건은 서양 함대의 조선 침략.동학농민전쟁.청일전쟁.민비 살해.자강 운동.매국노 대 애국자들의 투쟁.통감부 설치.일본 거류민 난동에 이르며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과 대한제국 멸망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이 작품은 뻔한 비분강개나 침략자에 대한 울분 터뜨리기와는 한참 다른 자리에 서 있다. 동아시아의 먹구름-일제 성장-청제국 몰락-조선의 멸망의 역사는 안중근의 거사로 마무리되지만 이토 히로부미의 외교 수완은 그것대로 분명히 드러나며, 조선 매국노들의 행태와 영달에 대해서도 오히려 냉정하게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 냉정함은 무서울 정도였다. 번역자와 편집자는 일러두기를 통해 ‘몇몇 인물 묘사에서는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모멸감을 줄 만한 구석이 제법 있다’는 안내를 붙이지 않을 수 없었다.

3)1909년 10월 26일 - 글쓴이가 단 한 번 냉정을 잃은 때
약 100년 전 이토 히로부미가 사살된 이 날과 그 뒷얘기는 제3국인 양진인이 단 한 번 냉정을 잃은 지점이다. 동학농민전쟁의 초기 조직 흥동회까지 알고 있을 만큼 조선 사정에 정통했던 글쓴이는 10월 26일 안중근 거사 앞에서만큼은 비통과 비장이 넘치는 허구로 달려간다. 즉 작품에서 안중근은 조선으로 압송되어 일본인 통감과 이완용 등의 매국노에게 심문과 고문을 받은 뒤 총살당하는 것으로 그린다. 이어 대한제국 멸망으로 장면을 바꾸고는 묻는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인물이 되고 싶은가? 열혈 청년 안중근인가 아니면 조국을 팔아 부귀영화를 추구한 매국노 이완용인가?”

2. 각 회가 담은 내용

-제1회: 권율의 후예 권영창은 기울어가는 조선의 참담한 모습에 절망한 나머지 행주대첩비 아래서 목숨을 끊는다. 이때 일본에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성장하고 있다.

-제2회: 일본은 조선 관리들을 앞세워 조선에서 서양 세력을 몰아낸다. 마침 쳐들어 온 서양 함대를 충신 운재소가 막아낸다.

-제3회: 조선이 일본과 통상조약을 체결할 즈음 드디어 민비가 등장해 대원군을 몰아내고 고종의 왕권을 되찾는다.

-제4회: 청과 일본의 갈등과 알력은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

-제5회: 안중근 등장. 일본 탈영병들에게 쫓기던 안중근 부자를 후씨 형제가 구해낸다.

-제6회~제8회: 박영효는 일제와 결탁해 민비를 죽일 계획을 꾸미고 실행한 뒤 조선의 충신들을 압박한다. 충신 운재소는 도성으로 진격해 매국노를 소탕한다.

-제10회: 운재소에 이어 의병이 일어나지만, 일제와 결탁한 매국노들은 조선 정부로 하여금 억지로 고리 외채를 쓰게 한다.

-제11회~제14회: 태인과 고부의 농민이 봉기한다. 동학 세력과 정부군이 맞선 가운데 청일 외세는 호시탐탐 간섭할 기회를 노린다. 곧 청일전쟁이 일어나고 청은 패하며 조선은 외세가 시켜서 독립국이 된다.

-제15회~제16회: 안중근은 유학을 떠나고 이토 히로부미가 통감이 되어 조선으로 들어온다. 조선은 이제 외교권·재정권마저 잃고 만다.

-제17회~제19회: 정치적 주권 상실은 보통 사람들의 생활까지 피폐하게 한다. 일본인 거류민들은 조선 사람을 함부로 죽이거나 겁탈하지만 조선 사법 당국은 오히려 일본인 범죄자들을 법의 이름으로 보호하고, 이에 항의하는 조선 사람을 조선 관리가 처벌하고 죽이기도 한다. 어느새 조선은 사법권까지 잃는다.

-제20회: 매국노들의 행태는 더욱 한심한 지경에 이른다. 유학에서 돌아온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조선으로 압송되어 총살당한다. 그리고 대한제국은 완전히 멸망한다.

3. 번역과 주석의 특징
1)중국 언어 교체기의 문장을 쉬운 한국어로

원서 속표지. 한문 “毋忘國恥”의 뜻은 ‘나라의 수치를 잊지 마라.’
임홍빈은 정통 고문은 물론 중국 현대 백화, 명청대 백화, 광동어, 민남어까지도 섭렵한 전문가다. 이번 번역에서도 중국 고문과 백화의 교체기에 쓴 난삽한 원문을, 오늘의 한국어로 풀어냈다. 단 제도, 기구, 관습상의 용어는 원서의 표현을 살렸다. 19세기 말~20세기 초 특유의 분위기는 살리되 번역 문장 및 문단 구성에서는 누구라도 쉬이 읽을 수 있도록 했다.

2)이토 히로부미 최후의 그날
그날의 일지까지 짚어낸 세심한 주석
역사물에서는 역사 해석에 따른 허구적 창작의 배경 - 정확한 사실 관계가 드러나야 한다. 독자 또한 창작의 배경인 ‘사실’에 대해 흥미를 놓지 않는다. 번역자는 이에 대한 세심한 주석을 통해 제3국인의 역사 해석과 사실 관계를 되돌아보도록 했다. 예컨대 주석에서 이토 히로부미 최후의 날은 아예 일지로 정리했으며 이토가 남긴 최후의 시까지 소개했다. 주석은 독자의 의문에 답하고 흥미를 만족시킬 뿐 아니라 역사읽기의 지평을 보다 넓게 열어줄 것이다.

3)주석의 예
-이토 히로부미(제1권 pp. 272~273): 한국인들에게는 ‘악당’ ‘원수’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간략한 연대기조차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양진인의 냉정한 시선만큼이나 번역자도 냉정하게, 영국인 엘빈 베르츠의 회고까지 부기하여 이토 히로부미의 인물상을 드러냈다. 이런 태도는 민비, 박영효, 김옥균, 이토 유우고오, 데라우치 마사타케, 리훙장, 우장칭 등 중요한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도 한결같다.

-김굉집(제1권 p. 274): 김홍집의 초명이 굉집이다. 원문대로이다. 원문 분위기를 살리고 주석으로 사실을 설명했다. 또한 뒤에 김굉집의 처형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과 허구, 또는 글쓴이의 착오까지 상세히 밝혔다.

-병부상서 운재소(제1권 p. 276): 허구의 인물이다. 평양에서 군사력을 기른 충신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평양감사 박규수의 면모를 방불케 하는 점을 주석에서 밝히고 있다.

-왕후 민씨 살해 사건(제1권 pp. 290~291): 소설의 허구와 이제까지 밝혀진 사실을 병렬해 독자가 사건을 다시 한 번 조감하도록 했다.

-청일전쟁 경과에 대한 주석(제2권 pp. 272~275): 청일전쟁의 주요 일지에 양국군의 무장과 병력, 전술까지 망라했다. 중국공산당, 중국인민해방군의 청일전쟁 연구 성과가 반영된 주석이다.

-이토 히로부미의 최후 행적(제2권 pp. 279~281): 조선에서 하얼빈까지의 이동 경로와 행위, 그리고 이토가 남긴 최후의 시, 사살 직후의 장면을 일지로 정리하여 소설을 뛰어넘는 정보와 인상을 제공하고 있다.
-원서는 고문을 차용한 수사가 많다. 이때 번역문 뒤에 원문을 부록하고, 다시 이것에 주석하였다. 그리하여 중국 문학 특유의 압축의 수사를 보여주면서도 그 뜻을 분명히 했다.
예) 제2권 p. 267
*본문: 이게 바로 병법에서 말하는 전필극, 공필성戰必勝攻必克의 요체 아닌가
*주석: 이 용어는 […] ‘싸울 때마다 이기고, 공격하는 목표마다 점령한다’는 뜻으로, 『사기史記』 「고조기高祖記」에 처음 보인다. 이후 소설 『삼국연의三國演義』에 제갈공명이 맹획을 잡는 대목에서…

편집자와 옮긴이의 인터뷰

1. 이 책은 어떤 책인가?
『조선망국연의』는 근대 중국인 소설가 양진인楊塵因이 1920년 4월 발간한, 조선 멸망의 전말을 역사적 사실과 허구로 엮어낸 이른바 팩션Faction이다. 줄거리는 1860년대 중반 조선왕조가 병인양요(1866).신미양요(1871), 천주교 박해(1866) 등 사건을 계기로 쇄국정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되어, 메이지유신(1868)을 단행한 일본천황과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의 병탄을 목표로 운양호 사건(1875)을 빌미 삼아 치밀하게 외교공세를 펼쳐 잠식하는 과정, 강화도조약(1876), 임오군란(1882), 갑신정변(1884), 동학농민전쟁(1894), 갑오경장(1894), 민씨 황후 살해(1895) 등 국내의 격변사태를 배경으로 실제인물과 가공의 인물을 교차 등장시켜 청일전쟁(1894~95), 안중근 의사의 이토 사살 경과(1909) 및 제3대 조선통감 데라우치가 부임하는(1906) 종반에 이르기까지 약 40년 동안 급박하게 돌아가던 조선왕국, 일본, 청나라 삼국의 형세를 서술했다. 글쓴이가 이 작품을 쓴 의도는 1920년 발표 당시 중국 전역이 군벌전쟁으로 혼란의 와중에 빠지고 유럽과 일본 등 열강 침략세력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어려운 시국에서, ‘무능하고 어리석고 부패한’ 이웃나라 조선왕국이 어떻게 멸망해 가는지 그 과정을 본보기로 삼아, 주체성과 자신감을 상실한 채 이른바 ‘취생몽사’하며 방황하는 자기네 국민들을 각성시키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서였노라고 서문에서 또 본문 내용 곳곳마다 밝혔다. 저자는 자신의 모델로 이 책 도입부에 ‘황궁징黃公警’이란 중국 청년을 등장시켜 그 청년의 붓을 빌려 조선이 멸망해가는 과정을 서술하는 형식을 취했다.

2. 저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글쓴이는 청나라 말엽 안휘성(安徽省) 보현(亳縣?) 출신으로, 학력이나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근대 격동기 중국문단에서 활약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문헌자료에 따르면, 중화민국 초기(1912~1917) 이른바 토요파土曜派 ‘독거문단獨居文壇’ 중심의 통속 역사소설 작가에 해당하는데, 역사와 문학뿐만 아니라 연극과 중국전통 무학武學에도 조예가 깊은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망국연의』 이외에도 『신주신루흔神州新淚痕』을 비롯하여 『평낭소사苹娘小史』 『노잔신유기老殘新遊記』, 그리고 당시 중국 전역 11개 출판사에서 경쟁적으로 출판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단행본 『신화춘몽기新華春夢記』 등이 있으며, 『권사언행록拳師言行錄』 『무협대관武俠大觀』의 저술 편찬에 참여하다가 자신도 역사무협소설 『강호이십사협江湖二十四俠』을 발표, 근대중국 무협작가로도 평판이 높았다. 그리고 1919년 ‘5.4운동’ 당시 반봉건 반제국주의 민중봉기를 묘사한 「민조칠일기民潮七日記」는 오늘날까지도 일반에게 명문장으로 읽히는 고전이 되어있다. 일설에, 그가 청나라 말엽 1898년에 출생하여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가뭄이 극심했던 1961년 중-소 분쟁 시기에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발표된 작품 활동시기(1917~1926)와 연관시켜 학력이나 행적과 더불어 전문 학자들이 좀 더 규명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이 책을 어떻게 발견, 발굴하게 되었나?
1983년, 대전 고서방에서 친구의 알선으로 우연히 구입할 수 있었다. 당초 입수할 때는 무척 흥미를 가지고 곧바로 번역에 들어갈 생각이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20여 년이 지난 오늘에야 1년 동안 번역작업을 끝내고 출판사의 호의로 발간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고맙게 여긴다.

4. 옮긴이가 성균관대에 기증한 판본 말고, 다른 데서는 이 책 완질을 볼 수 없는가?
학계에서 입수한 ‘영웅루’ ‘조선망국연의’ 등, 내용 또는 책명이 비슷한 몇 종류가 있어 대학연구소에서 영인본으로 출간배포하거나 분석연구와 동시에 번역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를테면 전남대 이등연 교수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 선문대 박재연 교수 연구팀이 발간한 영인본과 해제작업 등이 그것이다. 다만 일부 판본은 저자가 필명으로 되었거나 판권이 불확실하여 출간연도를 추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동국대 중앙도서관에 4책 20회본이 소장되어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입수한 판본은 6책 20회본인데, 동국대 소장본을 아직 보지 못해서 어떤 형태로 되어있는지 모르겠다. 중국 연변대에도 소장되었으나 공개하지 않는다는 풍문도 들었다.

5. 번역자가 볼 때 인상적인 내용상의 특징은 무엇인가?
내용면에서 보자면 안타깝게도 이 책의 ‘영웅적’ 주인공은 이토 이로부미다. 메이지明治천황, 이노우에井上, 하나후사花房義質 같은 일본 측 실제인물도 뒤따른다. 그리고 여기에 김굉집, 박영효, 김옥균, 이완용과 같은 조선왕국의 개화파, 친일파들이 주인공을 둘러싸고 조역으로 등장한다. 청나라 측 인물로는 리훙장李鴻章, 위안스카이袁世凱, 그 밖의 청군 장수들이 여럿 등장했다. 물론 우국지사, 충신들도 등장시켰으나 대부분 가공의 인물이다. 마지막 대목에서 열혈지사 안중근 의사의 활약을 크게 부각시켰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의 외교책사로 ‘맥전춘(麥田春, Maitianchun)’이란 인물을 등장시켰는데, 일본의 문헌자료에 그런 인물이 없다. ‘맥전’이란 성도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역자는 첫 글자 ‘麥’자를 중국식 발음으로 고쳐 ‘마이’로 읽고 ‘田’의 일본식 발음인 ‘타’를 따서 함께 붙여 ‘마에다前田’로 바꿔 표기했는데 잘못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글쓴이가 중국인이고 독자 역시 중국인인 까닭에 관제나 직위, 행정조직 명칭이 모두 중국식으로 표현되었다. 조선주재 일본 외교관들도 영사 공사 구분 없이 혼용해 쓴 것을 원문대로 그냥 번역했다. 다만 우리 관직을 가능한 한 조선시대 관직으로 다시 고쳐 쓰되, 정 안 되는 것은 역주로 설명을 붙였다. 우리나라 것을 외국인이 자기네 독자를 위해 중국식으로 서술했는데 다시 우리 것으로 바꾼 셈이다. 이를테면 안 의사의 고향이 안가진安家鎭으로 서술되었다는 점, 우리나라에는 ‘향鄕’ ‘진鎭’ 같은 중국식 제도가 없다. 역자는 이것을 집성촌 개념으로 ‘안씨촌’이라 바꿔 썼다. 각 회별로 덧붙인 삽화도 중국식 묘사가 대부분이다.
성씨 표기도, 예를 들면 박영효의 박朴씨를 ‘박樸’으로, 곽郭씨는 ‘곽霍’으로 구具씨는 ‘구寇’로, 김옥균의 균均자는 ‘균鈞’으로 오기한 대목이 숱하다. 특히 일본 측 인물들의 잘못 쓴 성과 이름자도 가능한 한 역주에서 바로잡느라 노력했다.

6. 김굉집, 흥동회 사람들, 고종, 민비, 이토 히로부미 등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데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글쓴이의 평가는 어떠한가?
글쓴이는 조선왕실 인물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부패, 무능, 어리석음으로 묘사했다. 김굉집은 일본정부로부터 해마다 거액의 뇌물을 받는 부패 총리, 동학농민전쟁의 주도자로 등장시킨 가공인물 흥동회 사람들은 비록 애국충정을 지녔으나 수호전에 108두령들이 양산박에 모여 준동하는 것처럼 무계획한 모습으로, 고종은 나약하고 결단력 없는 군주로 아예 ‘이희李熙’란 이름을 그대로 써서 등장시켰다. 대원군 역시 무능하고 어리석어 국가적인 대사보다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운 주색잡기에 빠진 인물로 묘사했다. 민비(민씨 왕후)에 대해서는 굉장히 호의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이할 따름이다.
조선정부 또는 대한제국 정부의 중앙이나 지방을 막론하고 상하 관리들의 부패상과 무능함, 비굴함을 일관되게 부각시켜 묘사했을 뿐 아니라 친청파와 친일파 관료들의 보신주의와 사대주의적 근성을 차마 보기 어려울 정도로 모멸적인 표현을 써서 묘사했다.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어갈 만큼 어리석은 지도층들이었기에 저자는 가차 없이 냉혹하게 평가한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서는 비록 첫 회 도입부에 ‘마왕魔王’이란 표현을 써서 등장시켰으나, 정의와 불의, 시비와 선악 개념을 떠나 일본과 천황을 위해 헌신하는 냉혹하고도 영악스러운 국제적 인물로 묘사했다.

7. 일본과 청국, 조선에 대한 글쓴이의 태도는 공정한 편인가?
우선 글쓴이는 청나라 측에 불리한 사건을 되도록 은폐하거나 생략하고, 인물 평가를 억제하여 편견을 드러낸 부분이 많았다. 물론 청일전쟁에서 참패한 당사자 북양대신 리훙장에 대해서는 조소를 던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주를 통해 사실대로 밝혀보려고 노력했다. 일본제국은 천황이나 이토 히로부미나 그 밖의 주요 등장인물, 하다못해 이름 없는 낭인들에게까지 교활성, 치밀함을 강조하여 가능한 한 침략자의 횡포와 두려움, 무지몽매한 국민들들과 약소국이 어떻게 야심만만한 이민족에게 핍박당하고 우롱당하는지 여러 가지 일화를 들어 설명하고 피압박자의 원통함을 노골적으로 부각시키려 했다.

그럼으로써 중국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조선에 대해서는 대내외 정치행태나 위정자, 민족성에 극도의 모멸감을 표현하고 있다. 진실이든 허구든, 상황전개와 저자의 가혹한 편견에 번역을 중단하고 싶을 정도로 통분을 금치 못했으나, 오늘의 우리가 거울로 삼아야 할 바가 많기 때문에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다만 ‘옮긴이의 말’만큼은 차마 쓸 수가 없었다는 것이 역자의 솔직한 심경이다.

8. 원서는 고문도 아니고 백화도 아닌 문체문장으로 되어있는 듯하다. 청말 중화민국 초기의 언어 혼란 기 문장의 특성과 여기서 생기는 번역상의 어려움에 대해 말해 달라.
이 작품은 1910년대 백화문학 운동 초엽의 글이라, 전통적으로 난해한 고문古文 투에서 벗어나 일상 어법대로 시문이든 산문이든 써 보려고 애쓰던 시도기試圖期의 작품이다. 어느 모로 보나 격동기의 혼란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문법이 거의 무시된 채 전개되는 문장을 따라가려니 현대문으로 옮기기가 무척 어려워, 의역意譯하는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내용뿐 아니라 장회 제목을 번역하는 데도 직역을 피하고 분위기를 살려 뜻만 옮기는 데 주력했다. 학술적인 목적으로 해석하는 글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절실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래야만 미흡하나마 남의 나라 글을 우리말로 ‘뒤집어 옮긴다’는 번역의 목적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보았다.

9. 주석이 본문과 맞먹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신경 쓴 주석은 어떤 부분인가?
역자의 주석은, 외국인 저자가 사실관계를 미처 모르거나 또는 왜곡된 사실에 바탕을 두거나, 의도적으로 잘못 서술한 내용을 바로잡아 독자들이 알기 쉽게 달았다. 어느 면에서 원문 내용은 원문대로 번역하고 역주로 바로잡은 대목도 없지 않았다. 사실 역주는 일반상식 수준으로 달아야 했다. 그만큼 우리는 동양사 가운데 근대 한중일 역사나 삼국관계를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크든 작든 역사적 사실을 모르면 일반 독자들이 TV통속역사드라마 수준으로 오인하여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노파심으로 사실관계의 시시콜콜한 대목까지 주석을 달았다. 일본에 대해서는 역자의 성격상 외면하는 측면이 있어, 솔직히 모르는 부분을 남의 도움을 많이 받아 해결하기는 했으나, 청나라 측은 역자의 전공이 중국 군사역사 분야이기 때문에 중국 측 자료를 다수 원용하느라 여러 모로 균형을 이루지 못한 점도 있다.

10. 청일전쟁, 민비 살해, 이토 히로부미 사살 등에 대한 주석에서 어려운 점은?
청일전쟁 과정은 일반 독자들에게 생소한 내용이라 중국 군사자료를 검토하여 상세히 쓸 수 있었다. 또 청군 장령들에 대해서도 독자들이 상식으로 알 수 있게끔 비교적 자세히 서술했다.
갑신정변, 임오군란, 민비 살해 장면, 흥동회(동학농민혁명) 사건 발단부터 전개 과정, 결과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역사적 사실 관계를 검증하지 못하고 뜬소문이나 왜곡된 자료를 인용하여 서술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또 저자가 중국인으로서 친일파에 대한 증오심으로 편견이 작용하여 사실관계를 과장하거나 중상中傷하여 뒤바꾸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테면 흥동회(동학농민전쟁)에 김옥균이 이토 히로부미의 사주를 받고 왕진이란 가명으로 침투하여 교활하게 술책을 부리는 대목이 바로 그 좋은 사례다. 아무튼 조선왕국 멸망 이후 10여 년 동안 터무니없이 항간에 떠도는 풍문에 살을 붙이고 줄거리를 꺾어서 전개해 나간 팩션이 바로 이 소설이다.
옮긴이는 원문 내용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 주관적으로 역주를 달았다. 특히 민비 살해의 발단이나 과정, 배후에서 사주한 자들과 주모자 범인 등, 이런 사실에 대해서 오해할 만한 부분이 너무 많은 데다, 조선 공략에 대한 일본 측 자료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공개되지 않고 철두철미하게 은폐된 내용이 많아 역주에도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민비 시해사건이든 이토 사살과 안중근 의사 처형 문제든, 이들에 대한 자료는 오늘날에도 자꾸 발굴되고 공개되는 실정이라, 우선 급한 대로 손에 쥔 자료만 가지고 주석을 엮어본 것이니 독자의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



저자 소개

"청나라 말엽 안후이성 보현亳縣 출신(추정)으로, 중국 격동기의 문단에서 활약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문헌에 따르면 민국 초기(1912~1917)의 이른바 토요파土曜派 독거문단獨居文壇의 통속 역사소설 작가에 속한다. 역사와 문학뿐 아니라 『희잡지戱雜誌』 등 월간과 계간의 여러 전문 잡지에 고정 필자로 참여할 만큼 중국 전통 연극과 무학武學에도 조예가 깊었던 듯하다.

이 책을 비롯하여 장편 『신주신루흔神州新泪痕』 『평낭소사苹娘小史』 『노잔신유기老殘新遊記』를 썼으며, 중국 전역 11개 출판사에서 경쟁적으로 출판할 정도로 인기를 끈 『신화춘몽기新華春夢記』(전2권)를 집필했다. 또한 『권사언행록 拳師言行錄』 『무협대관武俠大觀』의 편찬에 참여하다가 『강호 24협江湖二十四俠』(전4권)을 발표하여 중국 근대 무협 작가로서도 이름을 얻었다. 1919년 5월 4일 당시의 반봉건-반제국주의 민중봉기를 묘사한 『민조칠일기 民潮七日記』는 오늘날까지도 중국에서 명문장으로 손꼽힌다."

목차

"第一回
권율의 후예는 행주대첩비 아래 목숨을 끊고
일본의 새로운 모략가는 영웅의 뜻을 이루다

第二回
마에다는 일을 꾸며 선교사를 몰아내고
운재소는 용맹 떨쳐 서양 함대를 막아내다

第三回
김광집은 돈을 받고 일본과 통상조약을 체결하고
왕후 민씨는 고종을 부추겨 왕권을 되찾다

第四回
청나라와 일본을 등에 업은 세력들이
조선의 국권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다

第五回
안중근 부자가 왜군 잔병에게 위협당하자
인의촌 후씨 형제가 그들을 구하고 보살펴주다

第六回
간계를 엿들은 황백웅, 후씨 형제에게 알려주고
역모를 꾸민 박영효는 사촌 아우를 매수하다

第七回
매국노의 앞잡이는 왕후 민씨를 시해하고
박영효 일파는 조정에서 임금을 농락하다

第八回
충성스런 구유신은 원통하게 죽임을 당하고
친일파는 계략을 꾸며 운재소를 해치려 하다

第九回
운재소를 노리던 곽건수는 제 꾀에 빠지고
한양에 입성한 운재소는 친일파를 소탕하다

第十回
피 끓는 사람들 힘 모아 의병을 일으키고
매국노는 계교를 꾸며 외채를 쓰게 하다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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