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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

소장종이책 정가13,500
전자책 정가30%9,500
판매가9,500

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작품 소개

<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 세상이 들려주는 말에 귀기울였다
‘계피’라는 예명을 잠시 벗어두고 ‘임수진’으로 돌아와 처음,
음악으로는 다 들려주지 못했던 일상의 이야기

참 평범한 행복이고 평범한 괴로움인데
우리의 표정만큼은 참 어마어마하다

그녀에게, 우리에게 이렇게나 평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엄마, 아빠, 고양이, 강아지, 애인, 남편, 집, 노래, 술, 햇빛, 밤공기, 나이, 기억…….
그녀의 삶에 해시태그(#)를 붙인다면 이런 단어들을 붙여볼 수 있을 것이다.

1983년생, 여자, 대학교 졸업, 대학원 졸업, 앨범 몇 장을 낸 가수인 그녀는 보통의 사람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하고, 업으로 삼는 일이 있으며, 결혼도 하게 되는 여성이다. 30대에 접어들기까지 그녀가 경험한 것들과 마주하는 광경들은 다른 사람들의 것과 특별히 다를 것 없이 평범하다. 그녀는 그녀의 일상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아주 일상적인 시선으로 관찰하여 적어냈다.
『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은 마치, 가을이 되면 그물이 촘촘한 잠자리채를 어깨에 걸치고 거리를 활보하는 소녀의 일기장 같다. 그녀는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을 턱, 턱, 잡아내어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렇기에 옆집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친근하기도 하다.
그녀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흥얼거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다가 문득 평범해서 놀라운 것들을 깨닫는다. 일상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솔직해질 때가 있고, 노래를 부르다가 가만히 상처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불끈 용기를 내기도 하고, 다친 짐승처럼 내면 깊숙이 숨어버리기도 하고, 때론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부여잡고 구렁텅이로 떨어져버리기도 한다. 부아가 나다가도 금방 또 그게 이상해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런 일상은 쓰고 나면 참 평범한 이야기가 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이상한 일이다. 그 평범한 일들은 지금 각자에게 처음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며 그 사건에 그녀는 그녀도 모르게,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굉장히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그렇다. 그녀에게, 우리에게 이렇게나 평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그 일에 이런 감정을 갖고, 저 일에 저런 표정을 짓는 게 결국 나라는 사람이라니, 하고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다. 놀라운 일 아닌가. 정말 평범해서 더 놀라운 일이다.

너랑 만난 게 일 년 전 봄인데 지금은 풀벌레가 우는 가을 초입이야. 너네 집을 나와서 걷는데 이 골목 저 골목에 너랑 있었던 기억투성이네. 이런 거, 쓰기에는 참 새로울 거 없는 감상이지. 다른 사람들도 전부 한 번씩 느끼는 행복일 테니까. 나는 다들 느끼는 이런 행복을 나도 느끼고 있다는 게 참 기뻐. 인류의 일원이 된 기분이야. 외계인에게 인간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낼 때에도, 분명히 지금 나와 같은 표정이 거기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인간은 이런 순간에 이런 감정을 느껴서 이런 표정을 짓는답니다. _본문 중에서

이 생각 저 생각, 아주 예전에 있었던 일과 어제 있었던 일들이 모두 소용돌이쳤다. 위안이 필요해서, 자는 그의 옆으로 갔다. 깨우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냥 같이 있고 싶었다. 몸을 숙이는데, 자던 그가 날 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놀랐다. 으아악 하고. 나도 같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놀라는 그는 처음 보았다. 손을 허우적거리면서 나를 밀어내는 모습. _본문 중에서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무엇’이 되어간다

우리는 평범히 일상을 지내는 만큼, 새로운 것과 관계를 맺는다. 자꾸 자신은 ‘누군가의 무엇’이 되고 상대는 ‘나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가 된다. 이런 관계 맺음은 지속되어왔고 끊임이 없을 것이다. 애완동물과의 관계, 엄마와의 관계, 애인과의 관계, 애인이었던 남자가 남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그 존재와 자리에 대한 통찰이 드러난다. 그 통찰은 고백으로 쏟아져나오기도 하고 혼자 하는 말로 끝맺음되기도 한다.
그저 강아지를 갖고 싶은 소녀의 때를 지나 강아지의 존재와 나의 존재, 그 둘의 상관관계를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다. 가끔 소녀의 얼굴과 삼십대의 얼굴 사이에서 오묘한 모습으로 동네를 어슬렁거리기도 하지만, 이제 더이상 나이브하지 않다는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관계를 아는 나이가 되었다. 심지어 아줌마란 어떤 존재인가를 벌써 생각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게 끊임없이 상대를 만나고 있기 때문이겠다. 이 모든 관계에 대한 그녀의 디테일한 통찰을 꼼꼼히 기록해두었다.

어떻게 인간은 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걸까. 경제적이나 사회문화적인 제약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그런다면,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할 수가 있을까. 신비롭지. 이런 건 인간의 의지로 하는 게 아닌지도 모르겠어. 그런 걸 떠올리면 웃게 돼. 너무 신기하고 이상해서 웃게 돼. 어떻게 네가 내 인생에 뚝 떨어져서 말이야. _본문 중에서

개들은 무슨 죄를 지어서 그렇게 정이 많게 태어났을까? 허구한 날 가슴 아프게.
그래서 개는 못 기르겠더라, 이젠.
있잖아, 라디오 같은 데 출연해서 이상형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골든 레트리버 같은 남자요”라고 대답했어. 알지? 큰 개 종류. 옆에 있던 바비가 “털 많은 남자?”라고 해서 다들 웃었지. 사실 종은 별로 상관없었어. 굳이 말하자면 나는 정이 많고 순한 사람이 좋았어. 그런데 어느 날 길을 가다가 개랑 주인이 나란히 산책하는 걸 봤어. 웃긴 게, 개가 몸은 앞으로 가는데 얼굴은 옆으로 돌려서 시종일관 주인만 보고 있더라고. 있지, 내가 남자친구랑 걸어갈 때 그러고 가거든. 계속 그 사람 옆얼굴을 보고 있는 거야. 개 같은 남자가 좋은 게 아니고 내가 그냥 개더라. 말이 좀 이상하지만. _본문 중에서

무겁지 않게, 너무 가볍지도 않게, 모두에게 허밍

그녀의 허밍은 아침이 오듯 일단 시작된다. 아침에 산책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른다. 의도적으로 부른 노래도 아니고 그간 들어왔던 노래도 아니고 평소 좋아하는 노래도 아닌 뜬금없이 떠오른 노랫말과 멜로디다. 딱히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툭 하고 허밍이 흘러나온다.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고, 엄마를 생각하고, 고양이를 아끼고, 지는 목련의 모양새를 고요히 관찰하는 이 일상적인 시간은 끊이지 않는 한 번의 긴 허밍 같다.
그녀가 노래로는 보컬리스트로서의 맑은 목소리를 들려주었고 곡의 화자와 분위기를 해석해야 했다면, 첫번째 에세이집『언젠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에서는 보다 깊고 디테일한 자신의 감정선을 필터 없이, 허밍으로 들려주고 있다. 가볍지 않게,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와 동시에 아주 디테일하게. 서글픈 것을 그냥 ‘서글프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정황과 주변 움직임과 그때의 마음을 밀접하고 세밀하게 기록하여 어떤 감정이 덩어리가 되어 전달되도록 노래한다.
너에게 듣고 싶은 말도, 너에게 하고 싶은 말도 무엇이라 말할 수 없다. 대신 ‘언젠가’ 하는 마음으로, 덩어리를 둥글게 빚어놓는 것이다. 언젠가,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때 아닌 기억으로 허밍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오래된 동요책을 펴놓고 합창단에서 배운 악보 읽는 법을 지렛대 삼아, 한 곡씩 계이름으로 따라 불러보았다. 누가 그 곡을 부르는 걸 들어본 적이 없으니 내가 부르는 음계가 맞는지도 확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차분한 기분이 사람들이 보통 말하는 즐거움인지 아닌지도 몰랐다. 그저 방 안에 앉아서, 악보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단정한 가사가 멜로디와 함께 합쳐졌을 때 주는 가냘픈 울림을 가만히 끌어안고 있었다.
그렇게 익힌 노래다. 아직도 기억한다. [구름]. 솔도도 도솔미 파솔라 라파레 미파솔 솔파미 미파미레도. _본문 중에서

엄마, 목련이 지고 있어. 질 때도 아닌데 지고 있어. 목련은 희고 부드럽고, 꽃잎을 만져보면 아직도 물이 통통하게 올라 있는데도, 지고 있어. 봄 저녁의 희미한 온기 속에 휑하게 서 있어. 밤공기 속에 먹히고 있어. _본문 중에서

“자기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수 있나요?”
“어렵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나도 사람이니까 조금씩 자기를 바꾸고 싶어하기도 하겠죠.”
“하긴……. 나도 그러니까.”
“응.”
“그렇지만 자기가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해줬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한 거야. 바꾸고 싶어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응, 그래요…….”
“울지 말아요.”
“응…….”
_본문 중에서



저자 소개

저자 - 임수진
1983년생.
<가을방학> 보컬리스트.
‘계피’라고도 불린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을 졸업했다.

<가을방학>은
1집 [가을방학],
2집 [선명],
3집 [세번째 계절]을 발표했다.

목차

아그리파
푸른전구빛
더블베드의 위용
엄마의 생일
햇빛 쫓아다니기
훼방 놓기에 좋은 날씨
경쟁자
줄리아하트
공주님
남자라서 좋은 것
지혜
이것이 내가 사랑의 시작이라고 부르는 감정이었던가
프리즘
고양이가 왔어
과거의 남자
경계선
인간의 조건
생선과 물고기
헤네시 XO
떨림에의 촉수
스미마셍, No problem
손님 노릇
짝사랑의 대가
사랑을 하는 여자들
포비아
내 감자는 나의 것
하드보일드 러브 라이프

지는 목련
이과생의 아름다움
친구가 없다니까요
살아 있다는 증거를 들려줘
엄마랑만 할 수 있는 일
온갖 수상쩍은 것들
폐업 직전의 목욕탕
교훈 마니아
언니 잘못이 아니에요
공기 계열
평생의 밤
노랑, 보라
어영부영 갈 것
보이즈 러브
상아색과 아이보리색 사이
로맨스를 좋아하는 남편
동경
낡고 오래된 신혼집
그의 소년 시절 이야기
결혼의 실제 1
사랑스러운 에너지
남자는 시계가 있어야지
고양이의 기브 앤드 테이크
결혼의 실제 2
빌어먹을 헤테로
오리지널리티
외로움의 새로운 차원 1
외로움의 새로운 차원 2
그의 애교
결혼의 실제 3
현실의 등
붉은 노을
위로는 필요 없다
제라늄 꽃밭
핫핑크
천하의 놈팡이
결혼의 실제 4

에필로그
쓸 만하지 않은 녀석들은 모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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