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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단편선 14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상세페이지

소설 영미소설 ,   소설 서양 고전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4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외 7편

구매종이책 정가14,000
전자책 정가9,800(30%)
판매가9,800

책 소개

<세계문학 단편선 14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스티븐슨은 소설의 모든 영역을 완벽하게 터득했다. 그보다 더 강한 개성을 가진 사람은 없으며, 이야기를 할 때 그보다 더 유능하게 이야기 능력을 보여 주는 작가는 없다.
_아서 코넌 도일

영국 단편소설의 전통을 세운 최고의 이야기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어떤 이에게는 외다리에 앵무새를 데리고 다니는 해적 실버의 『보물섬』으로, 또 어떤 이에게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익숙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선이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열네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오늘날 문학사와 문화사에서 가장 이례적인 인물로 여겨지는 스티븐슨은 20세기 전반까지는 아동용 모험소설이나 자극적인 대중소설을 쓴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류 작가 정도로만 평가되었다. 그가 살았던 19세기 영국 사회는 출판 시장이 급속도로 변화하여 대중문학과 본격문학의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였기에 문단과 학계에서는 대중문학으로부터 본격문학을 지키고자 애썼으며, 이러한 시대 흐름에 따라 스티븐슨은 작품이 대단한 인기를 얻고 전기가 꾸준히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폄하되어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스티븐슨 사후 100년인 1994년을 전후하여 그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하면서 스티븐슨은 빅토리아 시대의 고전 작가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는 소설, 에세이, 여행기, 희곡, 시, 평론, 전기, 편지 등 놀라울 만큼 여러 장르에서 활약했으며, 심지어 플라지올레토를 위한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탁월한 통찰력과 순전한 상상력, 인물을 묘사하는 예리한 언어와 다채로운 방언의 활용은 베르톨트 브레히트, 마르셀 프루스트, 아서 코넌 도일, 헨리 제임스, 체사레 파베세,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잭 런던,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나보코프, 제임스 매슈 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조지프 콘래드, 조이스 캐럴 오츠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칭송받았다. 이탈로 칼비노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스티븐슨의 글이 기쁨을 준다고 찬사를 보냈으며, 이디스 워턴은 그를 제임스 조이스, 조지프 콘래드와 더불어 현대 영문학의 트로이카로 꼽았다.

특히 그의 천재성을 다른 어떤 장르에서보다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단편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19세기 중반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지에서 단편소설의 개념이 정립되고 발전해 가고 있을 때 영국에서 단편소설의 기틀을 마련했던 인물이 바로 스티븐슨이다. 그가 쓴 단편소설의 주제와 복잡성은 인간의 거울에 다름 아니며, 최고의 이야기꾼으로서 단편소설의 이론과 실천을 동시에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단편소설 작가들에게 스타일의 창조자로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스티븐슨이 말년을 보냈던 사모아 섬에서는 그곳의 주민들이 그를 가리켜 이야기꾼이란 의미의 ‘투시탈라’라고 부르기도 했다.

스티븐슨은 병약하게 태어나 인생 대부분의 시기 동안 심각한 폐병으로 고통 받았으나 오히려 활동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향한 강렬한 열망으로 평생을 살았다. 그의 다재다능함과 창작력은 독서와 여행에서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릴 적부터 온갖 책을 섭렵하여 구세대의 종교, 위선, 악습에 반기를 들며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하였고, 약한 폐를 견디면서 유럽과 미국, 남태평양을 쉼 없이 방랑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날카로운 관찰자로서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한 심층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진지한 탐구에 골몰했다.

이번 단편선에는 스티븐슨의 단편소설 중에서 도덕, 신비, 모험이라는 세 가지 면모를 잘 알 수 있는 여덟 편이 수록되었다. 도덕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세 편의 작품 가운데 「하룻밤 묵어가기」와 「마크하임」은 선악의 미묘한 문제, 즉 누구도 전적으로 선하거나 전적으로 악한 것은 아니며, 그 사람이 처한 외부적인 상황이 그런 유동적인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선악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지 못한다면 인간은 결국 악마의 손에 넘어가 스스로를 파멸시키고 만다는 것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의 주제이다. 또한 스티븐슨은 “어린아이들에게 놀이가 있다면 어른에게는 소설이 있다”라고 했을 만큼 소설의 놀이적 요소를 강조했는데 놀이적 요소는 곧 모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탐정소설 분위기의 「자살 클럽」을 비롯하여 기이한 소재와 돌연한 결말로 유쾌한 읽기를 제공하는 「시체 도둑」, 『보물섬』을 연상시키는 「해변가 모래언덕 위의 별장」에서 그는 모험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상상의 세계에 몰입하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였으며 동시에 인간의 도덕적 문제, 삶의 조건을 탐색하고자 했다. 그리고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루되 무대를 남태평양으로 옮긴 두 작품은 환상과 교훈을 선사한다. 「악마가 깃들인 병」은 사람들의 물질적 소망을 악마가 깃들인 병에 빗대어 풍자하고 있으며, 「목소리의 섬」은 문명과 야만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합리주의와 비합리주의의 대조를 통하여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식을 제시한다.

스티븐슨은 시간과 공간을 다양하게 변주하면서 독자의 원초적 욕망에 호소하고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인류의 개선을 지향하는 작품을 썼다. 허약한 체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생을 낭만적인 모험으로 즐기려 했던 인물이며, 인간의 삶을 날것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고 구세대의 사회윤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작품을 과감히 내놓은 작가였다. 이번 단편선은 탁월한 이야기꾼 스티븐슨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본문에서

사실 그자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나는 썩 유쾌하지 못했네. 밝게 불을 켜 놓은 진료실로 그자를 데리고 들어설 때 나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권총을 잡고 있었네. 마침내 내가 그자의 얼굴을 분명하게 볼 기회가 생겼네. 전에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자였네. 그건 확신하네. 이미 말한 것처럼 그자의 체구는 작았네. 내가 보고 당혹스러웠던 것은, 그자의 얼굴에 드러난 충격적인 표정과, 근육이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이는 데 비해 몸 자체는 아주 쇠약하다는 외양의 기괴한 조합이었지. 그를 관찰하면서 마지막으로 느꼈던 것은, 그자가 내게 기괴하고 본질적인 불편함을 안겨 주었다는 걸세. 내가 느꼈던 불편함은 마치 맥박 수가 두드러질 정도로 줄어들면서 막 오한을 느끼기 시작하는 증세와 유사했네. 그때 나는 이런 불편함이 다소 기이한, 나 개인의 혐오증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증상이 이토록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그저 의아했을 뿐이네. 하지만 나는 그 이후로 그 불편함이 인간 본성의 더욱 깊은 곳에서부터 온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단순히 증오보다는 좀 더 거대한 세상의 원칙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 내렸네.
_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에서

[…] 나 자신에 대해서 말해 보자면,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오로지 단 하나의 방향으로만 전진해 왔다. 그런데 나의 도덕적인 면에서 그리고 나 자신의 개인적 체험에 의해 나는 인간이 철저하게 원시적인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내 의식의 영역에서 다투고 있는 선과 악의 두 가지 본성 모두를 당연하게 내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그 두 성격이 모두 내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주 예전, 그러니까 심지어 내 과학적인 발견이 그런 기적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아주 희미한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한 때보다 훨씬 이전부터 나는 이 두 가지 본성을 분리하고 싶다는 유쾌한 생각을 백일몽처럼 품고 다녔다. 각각의 본성을 각각의 독립된 주체에 담으면 삶에서 견디기 힘든 모든 일로부터 해방되지 않을까 하고 혼자서 생각했다. 부정한 본성은 자신과 대립하는 본성의 염원과 회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며, 정의로운 본성은 자신과 관계없는 사악한 본성이 저지른 과오에 수치심과 회한을 느낄 필요 없이 선을 행하며 즐거움을 누릴 것이고, 나아가 꾸준하고 안전하게 향상의 길을 걸어갈 것이었다. 의식意識이라는 고통스러운 자궁 속에서, 이런 상극되고 너무도 이질적인 선악의 쌍둥이가 서로 묶여 끊임없이 고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류의 저주였다. 자, 그럼 어떻게 이 둘을 분리해 낼 것인가?
_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에서

[…] 여자가 백동전 두 닢을 써 보기도 전에 죽었다고 생각하니 깊은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다. 그것은 울적하면서도 가련한 수수께끼였다. 비용은 손안의 백동전에서 시선을 옮겨 죽은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다시 백동전으로 시선을 돌린 비용은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수수께끼에 고개를 저었다. 잉글랜드의 헨리 5세는 프랑스를 점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뱅센느에서 죽었고, 이 불쌍한 창녀도 백동전 두 닢을 써 보기도 전에 이 큰 저택의 문간에서 추위로 얼어 죽은 것이었다.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참으로 잔인했다. 백동전 두 닢을 써 버리는 데에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악마가 영혼을 가져가고 몸뚱이가 새와 곤충들에게 먹히기 전에, 여자의 입에 좋은 맛을 한 번 안겨 주고 입술을 좋은 음료로 적셔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비용은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가 등불이라면 불이 꺼지고 등갓이 깨지기 전에 마지막 심지까지 남김없이 불태우고 싶었다.
_ 「하룻밤 묵어가기」에서

“나를 안다고?” 마크하임이 소리쳤다. “누가 나를 알아? 내 삶은 나에 대한 조롱과 비방이었어. 내 본성과는 다르게 살아왔다고. 모든 사람이 그렇잖아. 사람들이 뒤집어쓴 가면은 점점 커져서 결국 자기를 짓누르지. 그들은 실제로는 그 가면보다는 나은 사람인데 말이야. 사람은 누구나 힘 좀 쓰는 자들의 손아귀에 쥐여 망토에 덮인 것처럼 질질 끌려다니는 삶을 살아가지. 만약 사람들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다면 자신의 진정한 얼굴을 내보일 수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은 전혀 다른 면을 보여 줄 거고, 영웅이나 성자처럼 빛날 거야! 그런데 나는 그들 대부분보다 열등한 인간이야. 나는 그들보다 더한 망토에 덮여 있어. 그 이유는 나와 하느님만이 알고 있지.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나의 본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었을 텐데.”
_ 「마크하임」에서

잠시 맥팔레인은 등불을 들고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종이가 물에 젖듯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몸에 퍼졌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 때문인지 페티스도 얼굴이 창백해지고 긴장으로 팽팽해졌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경험해 본 적 없는 공포가 페티스를 휘감았다. 페티스는 시체를 지켜보다 말을 하려고 했지만 맥팔레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시체는 여자가 아니야.” 맥팔레인이 조용하게 말했다.
“집어넣을 때만 해도 여자였잖습니까.” 페티스가 속삭였다.
“등을 좀 들고 있게나.” 맥팔레인이 말했다. “얼굴을 봐야겠어.”
_ 「시체 도둑」에서

“[…] 그런데 우리 인간이란 존재를 보게, 얼마나 이상한지! 복수를 끝마친 지 5분도 되지 않았건만, 나는 이미 스스로에게 이 불확실한 삶의 단계에서 진정한 복수를 성취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네. 놈이 저지른 죄악을 그 누가 원상회복시킬 수 있단 말인가? 놈은 그 사악한 사업에서 성공했고, 이런 거대한 재산을 모았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저택도 놈의 것이지. 그놈의 사업은 이제 영원히 인류가 받아들일 운명의 일부분이 되었어. 최후의 심판 때까지 내가 아무리 칼을 들고 찔러 대더라도 죽은 자네 동생은 살아 돌아오지 않고, 또 수천의 무고한 사람들이 치욕 속에 타락해 버린 것을 원상회복시킬 수가 없어! 인간의 존재란 이렇게나 하찮은데, 저지르는 일은 이렇게나 거대하네! 아아!” 왕자가 소리쳤다. “인생에서 성취의 순간처럼 깊은 환멸을 안겨 주는 때가 또 있을까?”
_ 「자살 클럽」에서

※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세계문학 단편선>

세계문학을 바라보는 장편소설 위주의 관습에서 벗어나 단편소설에 초점을 맞춘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는 그동안 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들과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성과 발전에 불가결한 대표 작가들을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문학의 변방으로 여겨져 왔던 나라들의 대표적 단편 작가들도 활발히 소개해 단편소설의 발전이 문화의 중심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의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스터리, 호러, SF 등 문학 장르의 분화를 촉진했는데 이러한 장르문학의 형성에도 단편소설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한 장르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가들의 단편 역시 새롭게 조명할 것이다.

21세기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편소설은 그리스 신화가 그러했듯이 삶의 불변하는 단면을 촌철살인의 관찰력과 응축된 예술적 형식으로 꾸준히 생산해 왔다. 작가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그린 칼로 베어 낸 듯 날카로운 인생의 다양한 단면들은 시공을 초월해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새로운 문학적 기법과 실험의 도입을 통해 단편소설은 현재도 계속 진화, 확장되고 있다. 작가의 예술적 열정이 가장 뜨겁게 투영된 다양한 개성의 다채로운 단편들을 통해 문학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통찰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는 문학작품은 독자가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세계문학 단편선>은 중심을 잃지 않고 삶과 사회, 나아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저자 프로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Robert Louis Stevenson

  • 국적 영국
  • 출생-사망 1850년 11월 13일 - 1894년 12월 3일
  • 학력 에든버러대학교
  • 데뷔 1877년 소설 A Lodging for the Nigh

2014.10.3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희망차게 여행하는 것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좋다.”
오늘날 문학사와 문화사에서 가장 이례적인 인물로 여겨지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병약하게 태어나 인생 대부분의 시기 동안 심각한 폐병으로 고통 받았으나 오히려 활동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향한 강렬한 열망으로 평생을 살았다.
20세기 전반에는 청소년용 모험소설을 쓴 스코틀랜드 출신의 대중소설 작가 정도로만 평가되었는데, 20세기 후반 들어 스티븐슨 연구가 본격화하면서 그는 빅토리아 시대의 고전 작가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소설, 에세이, 여행기, 희곡, 시, 평론, 전기, 편지 등 놀라울 만큼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으며,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탁월한 통찰력과 순전한 상상력, 인물을 묘사하는 예리한 언어와 다채로운 방언의 활용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베르톨트 브레히트, 마르셀 프루스트, 아서 코넌 도일, 헨리 제임스, 체사레 파베세,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잭 런던,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나보코프, 제임스 매슈 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조지프 콘래드, 조이스 캐럴 오츠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칭송받았다. 특히 이디스 워턴은 그를 제임스 조이스, 조지프 콘래드와 더불어 현대 영문학의 트로이카로 꼽았다. 한편 스티븐슨이 남긴 단편소설의 주제와 복잡성은 그의 천재성을 다른 어떤 분야에서보다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는 영국 단편소설의 역사를 시작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1880년부터 1887년까지의 시기는 스티븐슨의 문학적 전성기로서, 건강이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걸출한 소설 『보물섬』「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납치』『검은 화살』『밸런트래 경』 등을 남겼다. 약한 폐를 견디면서 유럽과 미국, 남태평양을 쉼 없이 여행했던 그는 급작스럽게 뇌출혈로 마흔넷의 짧은 인생을 마쳤다. 묘비에는 그의 시 「레퀴엠」이 새겨졌다. ‘……즐겁게 살았고 또한 기꺼이 죽노라……’

■ 옮긴이: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교수를 지냈다.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번역했고 최근에는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전문 번역가로 가는 길』『번역은 글쓰기다』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향연 외』『돌의 정원』,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무기여 잘 있거라』, 폴 오스터의 『어둠 속의 남자』『보이지 않는』, 존 파울스의 『나의 마지막 장편소설』, 제임스 존스의 『지상에서 영원으로』, 너대니얼 웨스트의 『미스 론리하트』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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