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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가이드

「홀로서기」: 20살 대학 새내기였던 ‘유진’은 선배인 ‘진욱’을 보고 첫눈에 반하고, 술기운에 입맞춤을 하게 된다. 그 후 ‘진욱’은 유학을 가고, 5년 뒤 대기업에 입사한 ‘유진’은 그곳의 실장이 된 ‘진욱’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안개비에 젖어 들다」: ‘진욱’의 육촌 동생 ‘진혁’은 씨엘화학의 전무이사다. 씨엘화학 기획실 직원 ‘서윤’은 ‘진혁’을 남몰래 짝사랑해왔는데, 우연히 둘은 친구의 결혼식에서 마주치게 된다. 그가 그저 원나잇 상대로 그녀를 원하자, 그녀는 그를 모른다는 거짓말을 하고 마는데….

*연작이란? 스토리상 연관성이 있는 로맨스 소설 시리즈. 각 작품이 독립적이지만, 시리즈를 모두 모아 보시면 스토리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홀로서기작품 소개

<홀로서기> 0.5초, 강진욱을 마음에 그리고 각막에 새기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강진욱,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유일한 남자.
떠올리는 것만으로 닳아 없어질까 애달픈 사랑.
화려한 도시를 누비며 혼자 힘으로 우뚝 서는 게 유일한 꿈이었던 나, 하유진.
스무 살 여름날,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고군분투하던 시절
운명처럼 나타나 신기루처럼 사라진 진욱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러나 너무나 싱겁게 끝나버린 첫사랑은
진한 허무함을 남기고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렇게 6년 흐르고, 그와 난 금강그룹 기조실에서 다시 재회하고,
봉인됐던 내 심장도 다시 뛰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그도 뒤늦게 나를 발견했는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게 성큼성큼 다가와 의자에 앉았다. 빈자리가 두 개나 더 있었는데 내 옆에 앉다니, 멋대로 확대 해석을 하기 시작한 심장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나는 잔뜩 긴장한 채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점점 어색해져가는 분위기가 불편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가 먼저 내 옆에 앉기에 뭐라도 말을 걸 줄 알았는데, 그는 너무 과묵했다.
“저, 바람 쐬러 나오셨어요?”
그럼 바람 쐬러 나왔지 뭐라고 나왔겠니. 어눌한 대화 센스에 입술을 깨물었지만, 최소한 그는 내 말에 무시하지는 않았다.
“음.”
그러곤 다시 이어지는 침묵.
열심히 다음 말을 찾던 난 그가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려던 노력을 접고 그처럼 까만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면서도 나는 계속 그를 의식했다. 천천히 호흡하는 숨결과 진욱 특유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난 이런 내 마음을 그에게 들킬까봐 더욱 집중해서 하늘을 응시했다. 그리고 잠시 후 자욱한 안개가 낀 하늘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별 두개를 발견했다.
“어!”
나란히 반짝이는 별이 너무 신기해 하늘을 가리키며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느새 그는 고개를 내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멋쩍어진 손을 도로 슬쩍 내리고 머리를 만졌다. 평온한 그와 반대로 나 혼자만 너무 신이 난 거 같아 부끄러웠다.
그냥 이대로 자리를 뜰까, 하지만 어쩐지 계속 있고 싶은 걸.
갈팡질팡하는 마음에 슬며시 그를 훔쳐보았다.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그. 또다시 심장이 뛰었다. 술기운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 노골적으로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짙은 눈썹, 곧게 뻗은 콧날, 희지만 건강한 피부, 날렵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턱선, 그리고……, 아랫입술보다 약간 얇은 윗입술.
난 그의 입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앵두 같은 입술만 예쁜 줄 알았는데, 고집이 느껴지는 남자의 입술도 몸서리치게 섹시했다. 계속 그 입술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입 맞추고 싶은 욕망이 생겨 얼른 고개를 돌렸다.
미친 게 틀림없다. 남자의 입술을 빼앗고 싶다니! 하지만…….
나는 다시 그의 입술을 훔쳐봤다. 그리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쯤 되자 나는 무모하게 모든 걸 취기 탓으로 돌렸다. 스무 살의 싱그러운 청춘, 술이라는 묘약, 그리고 가슴 두근거리는 남자. 이거면 충분했다.
어디서 생긴 용기인지 객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포갰다. 부드럽고 말캉한 감촉이 예민한 입술로 전해지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고, 동시에 그가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슬로우비디오로 보였다.
꽤 당황했는지 그의 동공이 강하게 흔들렸다. 그제야 난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걸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취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말짱해졌다. 엄청난 사고를 친 스스로가 경악스러워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뒷걸음질 쳤다.
“아니, 그러니깐……,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면 다니? 저 선배가 성희롱 범으로 고소한다고 해도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더 이상 아무 동요 없이 도망치는 내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있었다. 아, 지독히도 말이 없는 남자인가 보다.


저자 프로필

이승희

2020.02.0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이승희 (좁은문)
보슬보슬 내리는 가랑비처럼 시나브로 마음을 적시는 글을 쓰고 싶다.
'한국로맨스소설작가협회(www.lovepen.net)' 소속.
[출간작]
열정 1, 2권

목차

프롤로그.
1. ~ 16.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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