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아드로게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열렬한 페론주의자였는데, 1955년 페론이 실각하자 수감생활을 한 뒤 가족을 데리고 마르델플라타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 시기부터 피글리아는 자신의 문학의 모태가 된 일기를 쓰며 글쓰기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1959년 라플라타 국립대학교에 입학해 역사학을 공부했다. 1967년 쿠바의 문화단체인 ‘카사 데 라스 아메리카스’에서 주최한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이때 수상한 작품을 모아 단편집 『침입』을 출간했다. 1968년에서 1976년까지 미국의 스릴러 소설들을 묶어 ‘세리에 네그라’라는 시리즈를 출판하며 대실 해미트, 데이비드 구디스, 호레이스 매코이, 레이먼드 챈들러 등을 아르헨티나에 소개했다. 1975년 단편집 『가명』을 출간했고, 아르헨티나 군부독재가 절정에 달하던 1980년 첫 장편소설 『인공호흡』을 출간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은 보르헤스 이후 아르헨티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아르헨티나 근대문학의 역사를 만화와 비평으로 엮은 『조각 난 아르헨티나』 등의 비평집을 출간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나갔고, 1995년에는 두번째 장편소설 『존재하지 않는 도시』를 오페라로 각색하여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또한 엑토르 바벵코 감독의 〈빛나는 마음〉, 후안 카를로스 오네티의 소설을 영화화한 〈조선소〉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창작 활동을 전개했다. 1997년에는 『타버린 돈』을 출간하여 아르헨티나 최고의 문학상인 플라네타상을 받았다. 루게릭병과 투병하다 2017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