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헤르타 뮐러Herta Müller
1953년 루마니아 니츠키도르프에서 태어나 독일계 소수민족 가정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이차대전 당시 나치 무장친위대로 징집되었다가 돌아왔고,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의 강제수용소에서 오 년간 노역했다. 나치의 몰락과 루마니아 독재정권의 횡포를 침묵으로 지켜보았던 시골 마을의 강압적인 분위기는 어린 뮐러에게 정체 모를 공포와 불안을 심어주었다. 이후 티미쇼아라의 한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루마니아문학을 전공했고, 차우셰스쿠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젊은 독일어권 작가들의 모임 ‘악티온스그루페 바나트’에 유일한 여성 멤버로 참여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82년, 루마니아 정부의 강도 높은 검열을 거친 작품 『저지대』로 문단에 데뷔했다. 1984년 베를린에서 재출간된 『저지대』는 유럽, 특히 독일 문단과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고, 루마니아 정부는 『저지대』를 금서 조치했다. 이어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감시와 압박이 심해지자 뮐러는 남편이자 동료 작가였던 리하르트 바그너와 함께 1987년 독일로 망명했다.
망명지 베를린에서 전후 전체주의의 공포를 생생히 묘사한 소설 『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 『그때 이미 여우는 사냥꾼이었다』 『마음짐승』, 산문집 『악마가 거울 속에 앉아 있다』, 시집 『모카잔을 든 우울한 신사들』 등을 발표했으며, 아스펙테 문학상, 리카르다 후흐 문학상, 로즈비타 문학상, 독일비평가상 등 독일의 거의 모든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다.
2009년, 박탈당한 삶의 풍경을 응축된 시와 진솔한 산문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박경희
독일 본대학에서 번역학과 동양미술사를 공부하고, 번역가로 일하며 한국문학을 독일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넬라 라슨의 『패싱』, 귄터 그라스의 『고양이와 쥐』,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닉 혼비의 『슬램』, 존 더스패서스의 『맨해튼 트랜스퍼』, 마거릿 케네디의 『휴가지에서 생긴 일』, 유디트 샬란스키의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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