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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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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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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0원
판매가
10,240원
출간 정보
  • 2019.07.15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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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4.2만 자
  • 7.0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0491981
ECN
-
간전노

작품 정보

원(元)대의 30대 희곡 중 하나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연되며 민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희곡 <간전노(看錢奴)>는 원래 제목이 <간전노매원가채주(看錢奴買?家債主)>로, 진대(晉代)에 간보(干寶)가 엮은 ≪수신기(搜神記)≫의 “장차자(張車子)” 이야기에서 소재를 취했다. 원래 제목을 글자 그대로 풀면 “간전노가 원수 같은 빚쟁이를 사들이다”가 되는데, “간전노”는 구두쇠를 가리키는 또 다른 한자어인 ‘수전노(守錢奴)’와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에 등장하는 유명한 수전노라면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샤일록이나 몰리에르의 <수전노>에 등장하는 아르파공, 발자크의 ≪외제니 그랑데≫에 등장하는 그랑데, 고골의 ≪죽은 넋≫에 등장하는 프류시킨 등이 있다. 이 구두쇠들의 인색함은 당사자 인성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공통적으로 사회 생산의 발전 과정과도 관계가 있다. 즉, 이 구두쇠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자본주의의 대두로 황금만능주의가 사회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지고 재물에 대한 욕망이 정당화되며, 그렇게 불거진 인간 욕망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던 시점에서 창조된 결과물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정정옥의 <간전노>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13세기 중국은 중상주의에 입각한 도시와 상공업의 발전으로 본격적인 화폐경제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급작스러운 사회 시스템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당시 중국인들이 부의 극대화를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무한경쟁에서는 부모 자식 간의 천륜조차 헌신짝 취급을 당한다. 이처럼 과거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회적 격변과 냉혹한 현실에 대한 정정옥의 위기의식을 <간전노>의 도처에서 엿볼 수 있다.

정정옥은 이 작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제시하고 과장과 대비·희화화를 통해 돈과 물욕이 인간을 어느 지경까지 타락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 극의 주인공인 가인이다. 가난뱅이 막일꾼에 불과했던 가인은 신 앞에서 자신이 부자가 되면 만인을 동정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벼락출세를 한 후 그가 보여 주는 모습들은 그 맹세가 무색해질 정도다. 자신이 쌓아 올린 부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양아들을 구하느라 기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막상 양아들을 얻자 사례비가 아까워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는가 하면, 길거리 오리구이를 주무르고 돌아와 손가락에 묻혀 온 기름으로 밥 다섯 공기를 먹어 치운다거나 초상화를 의뢰할 때는 뒷모습을 그리게 하라는 둥, 자기가 죽으면 관 값이 아까우니 시체를 두 동강 내서 말구유에 넣으라는 둥, 온갖 추태를 다 부린다. 단돈 네 꿰미에 팔려 갔던 주영조의 아들 장수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물정을 알고 자존심도 있던 장수가 가인의 양아들로 청소년기를 보낸 후에는 돈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으로 온갖 행패를 다 부리는 철없는 어른으로 변해 버린다. 신앙심 깊고 만인에게 자비로워야 할 절지기의 경우도 속물과 다를 바가 없다. 주영조 내외가 참배하러 오자 쉴 곳을 마련해 주는 선행을 베풀지만 장수가 은 한 닢을 쥐여 주자 애초의 그 굳건하던 신앙심과 자비심은 다 팽개치고 주영조 부부를 쫓아내고 그 자리를 장수에게 배정해 준다. 심지어는 농담이기는 하지만 고매한 인격을 가졌다는 선비 주영조조차 친아들 장수에게 매를 맞고 고소를 하겠다고 목청을 높이다가도 막상 장수가 은이 든 상자를 들이밀자 자존심까지 다 내던지고 “열쇠를 가져다가 이 자물통을 열고 어디 은괴 구경이나 좀 합시다그려” 하면서 능청을 떤다. 전통사회에서 주류가 되어 권력을 장악해 온, 그러나 결국 돈의 힘에 지배당하고 지조를 파는 부자(권력자)·종교인·지식인들의 행태를 바라보는 작자의 눈은 그래서 더더욱 냉소적이다. 그나마 작자가 도덕이 무너지고 탐욕이 판치는 이 정글 같은 사회에서 가냘프게라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진덕보나 술집 지배인처럼, 이렇다 할 사회적 배경도 없고 그렇다고 변변한 재력을 가진 것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선행을 베푸는 온정 넘치는 소시민들이다.

작가

정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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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전노 (정정옥, 문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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