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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흑구 시선 초판본 상세페이지

책 소개

<한흑구 시선 초판본>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한흑구’라는 이름은 <보리>라는 수필을 쓴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를 시인으로서 논의하는 일은 낯선 면이 있다. 그러나 한흑구는 16세에 이미 ‘시’를 쓰려고 갈망했던 학생이었으며, ≪우라키≫라는 잡지에 <그러한 봄은 또 왔는가>라는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바 있다. 즉, 그의 문학 세계에 대해서는 주로 수필 중심으로 논의해 왔지만, 그 문학 세계의 근원은 ‘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 스스로도 “수필의 정신은 시의 정신으로서 창작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를 통해 그 작품 세계의 기반을 마련해 왔다는 점에서, 한흑구의 문학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의 초기 작품의 주를 이루는 시적 세계를 본격적으로 살피는 작업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

한흑구의 시는 초기에는 해외로 이주한 자만이 지닐 수 있는 조선의 식민지 현실에 대한 외부적 시선을 통한 현실의 실감을 이루어 낸다. 이는 고국을 향한 향수와 비애감이라는 서정성을 기반으로 드러나 있으며, 이것이 이후에는 타지에서 겪는 고독과 권태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고독과 유한적인 존재에 대한 인식은 ‘사막’이라는 자연 공간에서, 살아 있는 존재만이 지닐 수 있는 열정과 의지로써 극복하고 승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 <동면>에는 “나는 봄이 오기를 바라며/ 머구리와 같이 冬眠을 계속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가 처음 발표한 시에서처럼, 마지막 시 역시 ‘봄’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봄이 또 왔는가>에서 시적 자아가 자신의 비애감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동면>에서는 자아 스스로가 자청해 겨울잠에 들어가는 자세를 보인다. 이는 그가 시를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것과도 연결되는 면이 있지만,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봄’을 기다리는 자세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의지를 선연하게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한흑구(1909∼1979)는 1909년 음력 6월 19일 평양 하수구리에서 아버지 한승곤과 어머니 박승복의 1남 3녀 중 독자로 태어났다. 본명은 세광(世光)이다. 1928년에 숭인상업학교(崇仁商業學校)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普成專門學校) 상과에 입학했으며, 1929년에 도미해 시카고 노스파크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이때 캐나다 여행을 다녔으며, 1930년 ≪우라키≫에 ‘쉬카고 한셰광’이라는 이름으로 <그러한 봄은 또 왔는가>라는 시를, 이후 홍콩에서 발간되던 ≪대한민보≫에 시와 평론을 다수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동광≫에 시 <밤 전차 안에서>, 번역시 <조선의 가을>, 단편 소설 <호텔 콘>, 평론 <미국 니그로 시인 연구> 등 다수를 발표했다. 1932년에는 필라델피아 템플대학 신문학과로 전학했다.
1934년에 모친이 위독해 귀국했는데, 이때 모친이 별세한다. 종합지 ≪대평양(大平壤)≫(1934)과 문예지 ≪백광(白光)≫을 창간 주재했으며, 동인지에 영시를 쓰고 필라델피아의 신문에 동양 시사평론을 기고했다. <어떤 젊은 예술가(藝術家)>(1935)·<사형제(四兄弟)>(1936) 등 소설을 여럿 창작하고 시작과 번역·평론을 병행했다. 1937년에는 이화여전 출신의 방정분과 결혼했으며, 이듬해 장남 동웅이 출생했다.
1939년 흥사단 사건에 연루되어 1년 동안 투옥되었다. 이를 계기로 글을 거의 발표하지 않았으며, 시의 경우 1940년 6월 ≪시건설≫에 <동면>을 마지막으로 발표하게 된다. 1940년에는 차남인 동명이 출생했다. 광복 후 1945년 월남해 수필 창작에 주력하면서 1948년에 서울에서 포항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이 무렵부터 <최근의 미국 문단>(1947), <이마지스트의 시 운동>·<흑인 문학의 지위>(1948), <윌터 휫트맨론(論)>(1950) 등 미국 문학과 그에 대한 작가론으로서 평론을 발표했다. 흑인의 시를 번역하고 소개했다는 점에서 그의 평론 활동 역시 주목할 만하다.
수필로는 <하늘>·<바다>·<사랑>(1949), <눈>·<보리>(1955), <노년(老年)>(1965), <갈매기>(1969), <겨울 바다>·<석류(石榴)>(1971), <들 밖에 벼 향기 드높을 때>(1973), <흙>(1974) 등 100여 편이 있다.
저서로는 선문사에서 출간한 ≪현대 미국 시선(現代美國詩選)≫(1949) 편역본이 있으며, 수필집 ≪동해 산문(東海散文)≫(1971)과 ≪인생 산문(人生散文)≫(1974)을 각각 일지사(一志社)에서 출간했다. 1958년부터 포항 수산초급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다가 1974년 같은 대학에서 정년 퇴임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수필을 발표했으며, 70세가 되던 해인 1979년 11월 7일에 타계했다.

이재원(李在苑)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2012년에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부문에 <이름을 찾는 주체들의 문장-신해욱, 이근화, 심보선의 시를 중심으로>가 당선되어 현재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목차

그러한 봄은 또 왔는가
밤 電車 안에서
젊은 날의 詩
나이아가라 瀑布여!(草稿)
내 맘의 촛불
잠 깰 때(小謠)
故×
낯서른 거리
異邦에 와서
思鄕
헏손 江畔
甲板 우에서
흙의 세계
逐出 命令
맘대로!
꽃 파는 處女
死地로부터
삶의 철학
子正의 平壤
자연·인생
文明
작은 감정
한 줄의 기억
遺言
밤의 沙漠
自然의 노래
에덴(EDEN)
님은 나의 산 詩
破約
꽃과 沙漠
쉬카고(CHICAGO)
가신 어머님
孤立
靑春 瞑想
가을 언덕
裸體의 처녀
異鄕의 가을
色調
하늘
조선의 가을(KOREAN AUTUMN)
航海
冬眠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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