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메마른 심장에 내린 비가 어느새 내 전부를 적셔 놓았지. 잊지 마, 당신은 내 심장이야.”
듀안 제이드 레이먼드, 세계 최고의 군수 방위 산업체 J.R 엔터프라이즈의 수장.
피도 눈물도 없이 오직 차가운 이성만이 존재하는 사막 같은 그에게,
어느 날 오아시스처럼 찾아온 그녀, 레인.
세상 누구에게도 관심조차 없던 냉혈인인 그가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와 영원불멸의 사랑에 빠져 버렸다!
유비아, 겉은 여리디여리지만 불굴의 정신력과 뜨거운 열정을 지닌 불꽃 같은 여인.
누군가의 위협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오빠의 희생으로 간신히 살아나고,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미국행을 선택한다.
그러나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과거를 잊어버리고 ‘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듀안의 곁에 머물게 된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 못하는 그녀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의 사랑에 흠뻑 빠져 버렸다!
삭막한 사막 위에 내리는 단비처럼 듀안의 마음속에 스며든 단 하나의 사랑.
과연 그들의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왜? 어디 아파?”
“두려워요. 난, 자꾸만 두려워져요.”
그녀가 애달픈 표정으로 그의 뺨을 안타깝게 쓸어내렸다.
“나, 당신에게 향하는 이 마음이 지금의 나이기에 한 줌의 머뭇거림도 없어요. 지금의 내 모습으로 당신에게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 모습이 내가 아닐 거라는 사실…… 그게 두려워요. 또 다른 내가 지금의 나를 기억할지,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기억해낼 수 있을지 그게 두려워요. 지금 이렇게 내 앞에 있는 당신이 너무 소중해서 잃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또 다른 내 기억의 편린이 당신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그 사실이 너무 두려워요. 당신을 잊을까 봐…… 심지어 내 이름이 레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듀안이 아무런 말도 없이 소중한 손길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곧이어 그의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함초롬한 입술과 곧은 콧날, 그리고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레인, 두려워하지 마. 당신이 날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신의 모든 것이 내 머릿속에 문신처럼 새겨져 있으니까. 기억나지 않는 당신이 어떠하더라도 지금처럼 사랑할 테니까. 사람의 천성이 그대로인 것처럼 또 다른 당신도 지금의 모습과 똑같을 거야. 그리고 당신이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하듯이, 당신의 심장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 거야. 만약 당신이 나를 잊어버린다 해도 또 다른 당신을 찾아 나를 기억하도록 만들겠어. 어디서 무얼 하건, 어떤 모습으로 있건, 당신을 찾아내서 또다시 나를 사랑하도록 할 거야. 아니, 나를 사랑한다고 느끼게 만들겠어.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마. 언제, 어디서건, 어디에 있건 당신은 내 전부야. 이 눈물까지도…….”
듀안이 맹세의 서약을 하듯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베어 물었다. 입술과 입술 사이로 곧장 뜨거운 혀가 거침없이 들어와 전부를 쓸어버릴 것처럼 아찔했다. 혀와의 부딪침으로 그의 타액이 녹아들고 뜨거운 열정이 그녀의 전부를 휘몰아쳤다.
“하아.”
듀안은 그녀의 몸에 감싼 시트를 풀어 헤치고 하얀 달빛 아래 빛나는 피부 결을 따라 부드럽게 애무했다. 곧이어 그의 손길 아래 아롱거리는 봉긋한 유두를 물었다.
“으음.”
레인은 숨 막힐 듯한 키스 뒤에 이어진 짜릿한 쾌감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아아…….”
곧이어 그의 뜨거운 혀가 가슴에서부터 시작해 배꼽 아래까지 뜨거운 입술을 옮기며 문신을 찍어 내려갔다.
“절대 잊지 마. 또 다른 기억 속의 당신은 날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당신의 심장, 그리고 당신의 감각만은 나를 기억할 거야. 평생, 아니 죽는 그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당신은 내 여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