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 청년 실업문제를 헤쳐 나가는 청년들
청년실업의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청년실업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기존 산업의 근간으로 많은 인력을 고용했던 굴뚝산업이 자동화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고용 인력을 줄이는 상황이다. 그리고 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은 저인력의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할 곳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많은 청년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공무원이나 대기업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일할 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취업을 위해 온갖 스펙 쌓기에 몰두하지만 취업의 문은 좁기만 하다. 청년들은 사회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휴학과 대학원 진학 등으로 학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화려한 스펙 쌓기나 정형화된 직장생활 대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청년들이 있다. 과거 부모 세대가 했던 취직과 창업이 아닌 현대사회에 걸맞은 방법으로 자기 길을 찾은 이들은, 좋은 동료들과 모여서 즐겁게 일하면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2. 문화장터를 통해 협력과 공생을 배우며 성장하는 청년들의 이야기
문화장터를 기획하고 만드는 이 청년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 일을 시작했고, 저마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테마로 이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통된 부분은 자본이 없는 청년들이라는 점,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다양한 테마로 기획한 문화장터는 소박하게 시작되었지만, 포스터나 현수막 그리고 SNS 등을 통해 홍보되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들이 만든 문화장터는 지역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즐거움과 문화가 있는 장터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장터의 성장과 발전은 지역의 상권을 살리고, 이를 기획하고 만든 청년 기획자들을 성장하게 했다. 이제 이들은 사회적 기업이나 일반 기업의 대표로 문화장터를 통해 키운 역량을 맘껏 펼치고 있다.
이 책은 문화장터를 기획하고 만들면서 성장한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이 청년들의 힘은 스스럼없이 모여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상생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열심히 일하고 무엇보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이 만든 장터는 재미있다. 또 그들은 문화장터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성격과 숨은 재능을 발견한다. 그래서 자신의 삶의 의미와 추구하는 바를 잃지 않고 스스로 찾은 길을 걷고 있다.
3. 문화장터의 시작과 확대
문화장터에 대해 연구한 사회학자에 따르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문화장터는 2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문화장터는 주최자가 뚜렷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고, 정례화된 장터가 있는 반면에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경우도 많아 집계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오늘날 문화장터의 모델이 되는 최초의 장터는 홍대 희망시장이다. 희망시장은 홍대의 지역적 특색이 가미된, 예술가와 청년 기획자들의 작품이었다. 그 후 희망시장을 모델로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장터가 시도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문화장터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민관 협력에 의해 생겨난 것도 있고, 관의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생겨난 장터도 있다. 어떤 경우든 문화장터의 성공 뒤에는 헌신적으로 활동한 청년 기획자들이 있다. 이 책은 대표적으로 성공한 청년기획자 7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기 길을 찾은 청년들의 성장 이야기와 더불어, 현재의 문화장터를 개관하고 앞으로 펼쳐질 문화장터에 대해 조망해 보고 있다.
4. 문화장터의 성공과 청년들의 성장
이태원 우사단 마을의 계단장을 만들어 그 지역 상권을 살린 ‘청년장사꾼’ 김연석,
성공적인 민관 협력의 모델이 된 구로별별시장의 윤혜원,
장터에서 발견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 ‘도떼기마켓’의 성시호,
수많은 장터들을 기획하며 사회적 기업의 대표로 활동하는 ‘방물단’의 인재명,
전주의 낙후된 재래시장을 ‘청년몰’로 살려낸 양소영,
부산에서 문화장터의 뿌리를 내린 ‘지구인시장’의 이윤순,
홍대 희망시장에서 시작하여 ‘문화통역’이라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된 이초영.
이 책에는 이 일곱 명의 청년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겨 있다. 그리고 모든 문화장터의 모델인 홍대 ‘희망시장’의 조윤석이 말하는 문하장터와 문화기획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이 청년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들에게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늘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무엇이든 시작할 것을 권한다. 혼자하기 어려우면 여러 명이 모여 협력하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라”고 조언한다.
[추천의 말]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지역사회는 모두 강남을 따라했다. 강남의 공무원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 강북의 공무원이 받아들이고, 2~3년 후에는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강남이 아닌 지역 모델, 강남 스타일이 아닌 지역 경제 스타일, 그게 지금 한국의 밑바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바로 우리의 미래에 관한 책이며, 청년들이 열어가는 미래 경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 조금씩 변하고 있다. 우리가 눈감고 있는 사이에도.
- 우석훈 (경제학자,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애초부터 각자도생 사회를 살아가게 프로그래밍된 요즘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지내는 것, 그것을 통해 상처받지 않고 기운 나는 경험을 갖는 것, ‘사회’라는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 아닐까 이 책은 바로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 조한혜정 (문화인류학자, 하자마을 주민, 달시장 단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