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젊은이들의 성서'로 불리는 『예언자』의 작가 칼릴 지브란의 작품을 한 권에 담았다. 『예언자』는 예술가이면서 시인인 칼릴 지브란이 1923년에 발표한 철학 에세이로, 지브란의 작가 생애에서 영감이 가장 넘쳤던 창작 초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부분이 대부분으로 작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브란의 통찰력을 여실히 드러낸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는 『예언자』 이외에도 《부러진 날개》《눈물과 미소》《방랑자》《영혼의 반항》《사람의 아들 예수》 등 주옥같은 잠언들을 수록하고 있다. 지브란은 이들 작품을 통해 여성 인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중동세계에 열렬하게 인권옹호를 부르짖고, 종교와 국가권력의 국민들에 대한 착취와 핍박을 비판한다. ‘신이 죽은’시대에 지쳐 있는 현대인을 위로하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지브란의 치유력 깃든 언어의 힘이 돋보인다.
‘청춘의 성서’ 영혼의 책 ‘예언자’
1923년, 검은 표지의 작은 책이 서점에 나타났다. 바로 칼릴 지브란(Khalil Gibran)이 20여 년간 준비한 일생일대 역작 《예언자》였다. 2만 단어에 불과한 이 작품이 출간되자 온 세계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를 칭송하는 편지들이 쇄도했고, 콜로라도대학에서는 자신들의 기념예배당 제일 큰 종에 이 작품의 시구를 새겨넣었다. 루마니아 여왕은 옥새를 찍은 편지에 찬사를 적어 보냈다. 이처럼 《예언자》는 ‘현대 젊은이들의 성서’로 불리며, 온 세계 6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오늘날까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브란은 이 작품에서 자신을 남자 예언자 알무스타파로 그려넣어 시적 설교를 한다. 사랑과 기쁨, 고통과 슬픔이 본질적으로는 같은 것이라는 알무스타파의 주장이 《예언자》의 주요 특징이다.
그리고 성경 언어를 사용하여 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고, 선악의 흑백 개념을 거부한다. 이것은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던지라’는 예수의 말에 해당되며, 유일신 신앙을 통해 사람들을 갈라놓은 그리스도교 교리를 수정하려는 의도였다. 지브란은 진리는 항상 자발적이며, 이미 존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고 역설한다.
지브란의 《예언자》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니체의 기존 질서에 대한 반발과 시인을 예언자로 본 태도는 지브란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하지만 신을 완전히 부정한 니체의 허무주의와는 달리, 지브란은 종교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종교가 하나로 결합하여 더욱더 발전된 형태로 나아가길 원했다. 또한 사람들에게 전쟁이 가져온 피폐한 삶에서 벗어나 자연과 융화될 것을 내세웠다.
오! ‘알무스타파’ 눈물과 미소여!
지브란은 《예언자》에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당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훨씬 더 위대한 존재이다.”
《예언자》는 문학성뿐 아니라 지브란의 뛰어난 미술 실력도 보여 주고 있다. 그가 그려넣은 삽화는 12점이었는데, 그의 글과 너무 잘 어울려 하나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다음은 사랑에 대한 알무스타파의 설교이다.
“사랑은 스스로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욕망이 없는 것.
그러나 만일 그대들이 사랑하며 욕망해야 한다면, 이런 것들로 그대들의 욕망이 되게 하라.
녹아서 밤을 향해 노래하며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되기를.
너무 다정하면 고통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그대들 스스로 사랑을 깨달음으로써 상처받게 되기를.
그리하여 기꺼이 즐겁게 피 흘리기를.
날개 달린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나 사랑할 수 있는 하루를 주심에 감사하기를.
정오에는 쉬면서 사랑의 황홀함에 묵상하기를.
황혼이 지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기를.
그러고 나서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그대들의 입술로 찬미의 노래를 부르며 잠들게 되기를.”
클로드 브래그던(Claude Bragdon)은 비평한다. “지브란은 비범한 극적 능력, 깊은 학식, 번개 같은 직관, 서정적 감정의 고양과 운율의 능숙함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 전체에는 아름다움, 아름다움,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
지브란 언어의 마술, 아름답고 영원하여라!
칼릴 지브란(1883~1931)은 레바논 태생 미국 작가이다. 부모를 따라 미국 보스턴으로 이주했다가, 15세에 다시 레바논 베이루트로 가서 공부하였다. 그 뒤 미국에 정착하여, 아랍어와 영어로 작품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이 책에는 지브란의 대표작 《예언자》말고도 《부러진 날개》《눈물과 미소》《방랑자》《영혼의 반항》《사람의 아들 예수》 등 주옥같은 잠언들을 수록하고 있다.
지브란은 이 금과 은의 잠언들을 이야기하며 여성 인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중동세계에 열렬하게 인권옹호를 부르짖고 있다. 그는 남녀 사이의 불평등은 여자의 자유를 빼앗을 뿐만 아니라 남자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종교적 분열이 일어나는 유혈사태 또한 지브란의 인간애에 분노와 슬픔의 불을 지폈다. 또한 종교와 국가권력의 국민들에 대한 착취와 핍박은 그가 펜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지브란은 인간을 억압하고 제약하는 모든 병폐적 사회제도에 반기를 든다. 신과 자연을 사랑한 그는 인기에 영합하여 방종한 삶과는 거리가 먼 정결한 사람이었다. 지브란의 치유력이 깃든 언어의 힘은 ‘신이 죽은’시대에 지쳐 있는 현대인을 위로하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다. 칼릴 지브란은 말한다.
“삶에 지친 젊은 영혼들이여 내게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