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 인간상 차라투스트라
니체는 자신의 이상적 분신인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초인, 권력을 향한 의지, 영원회귀(영원한 시간은 둥근 모양을 이루고, 그 원 안에서 우주와 인생은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사상) 중심사상을 모아 산문시로 썼다. 서설(序說)과 제1부는 10년간 산에서 고독한 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신은 죽었다’는 깨달음을 얻고 인간세계에 내려와 초인의 이상을 논한다. 제2부는 영원회귀의 사상이 그의 내면에서 성숙해가나, 이를 세계에 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함을 느끼고 더욱 성숙한 인식을 위해 산으로 되돌아간다. 제3부는 영원회귀사상의 성숙을 기다리며 삶의 절대적 긍정을 노래한다. 제4부는 동굴생활을 하던 중 7명의 더 높은 정신을 지닌 현자를 만난 차라투스트라가 초인도 대중도 아닌, 고뇌하는 인간들에게 동정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동정은 그에 대한 새로운 유혹이요 시련이다. 그는 결국 동정이라는 마지막 시련을 이기고 성숙한 영원회귀사상을 알리기 위해 홀로 산을 떠난다. 니체가 그린 차라투스트라는 초인을 목표로 하는 인간이었으며, 초인은 모든 고뇌와 죽음을 초극한 니체의 이상적 인간상이다.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의 성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의 성서이다. 산문과 운문이 알맞게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며 구구절절 넘치는 여운과 빛나는 상징, 그리고 신묘한 잠언 등이 한데 어우러져 읽는 이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철학서와는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다. 전체를 크게 네 개의 부로 나누었으며, 각 부마다 20개 안팎의 이야기가 들어 있고, 머리말은 10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주제의 이야기들은 서로 끊어진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을 이끌어가는 것이 차라투스트라 한 사람이어서 흐름이 산만하지 않다. 차라투스트라와 등장인물이 나누는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여정에 따라 이야기가 끊기거나 경치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등장인물과 나누는 이야기는 대화라기보다 차라투스트라의 설교라는 편이 어울린다. 등장인물도 숲속의 성자, 광대, 죽음의 설교자, 시체를 매장하는 자, 예언자, 마술사, 여러 동물과 나무들, 바다와 섬, 사막과 오아시스 등 무척 특이하다. 이렇게 보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철학서가 아니라 지혜서나 성찰록, 또는 흔한 인생잠언록 같은 느낌을 준다.
《비극의 탄생》은 니체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한 그의 초기작이다. 이 작품은 그 수많은 결점들에도 불구하고, 이전 비극에 관한 연구들 중에서, 시사하는 바와 영향을 주는 바에 있어서 으뜸이다. 《비극의 탄생》은 단지 비극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예술의 관계, 그리스 문화의 현상 전체, 그리고 현대를 다루고 있다. 이 모든 주제들에 대하여 니체는 많은 흥미 있는 발언과 비범하게 뛰어나고 통찰력 있는 수많은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아침놀》은 계몽주의자로서의 니체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부제 ‘도덕적 편견들에 대한 사상’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은 니체가 본격적으로 서양의 도덕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가하고 있다. 니체는 《아침놀》에서 ‘모든 가치의 재평가’라는 일생을 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모든 도덕 가치들의 구속에서 벗어나 ‘이제까지 금지되고 경멸되었으며 저주받았던 것’을 긍정한다. 니체가 모든 도덕 가치 척도를 부정하고 제멋대로 살 것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니체가 극복하려는 것은 도덕 자체가 아니라 도덕에 대한 그릇된 편견이다.
《도덕의 계보》는 그 형식에 있어서 영미철학(英美哲學)에 가장 가깝다. 세 편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 ‘계보’는 저마다 독립된 것이면서도 상호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세 편의 에세이는 모두 영미철학 핵심에 근접하는 도덕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에세이에서의 니체의 태도는 보다 훨씬 진지하고 성실하다.
‘선과 악’을 ‘좋음과 나쁨’과 대조시킨 첫 번째 에세이는 주인과 노예의 도덕을 병치시킨다. 두 번째 에세이는 ‘죄’, ‘양심의 가책’과 그에 연관된 문제를 고찰한다. 세 번째 에세이는 금욕주의적 이상을 탐구한다.
《이 사람을 보라》는 니체가 자신의 작품, 성장, 중요성에 대해 해석한 책이다. 이것을 통해 니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가치가 있다. 여기서 니체는 자기가 주목하고 있던 많은 문제들을 니체 자신의 문제 형식으로 드러낸다. 니체 자신의 여러 특징에 대한 해명, 영양섭취와 장소?풍토?휴양방식이 철학자에게 미치는 영향, 자기 작품에 대한 해설, 니체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등이 담겨 있다. 니체를 아는 데 이보다 더 좋은 해설서는 없을 것이다.
고통 고독 속에 이루어낸 위대한 아젠더 ‘신은 죽었다’
니체의 생애는 병과 고독과 방랑으로 점철된 시기의 연속이었다. 정신적 스승이었던 바그너와 결별, 16세 연하의 자유분방한 여성 루 살로메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으며 병까지 얻게 된다. 이 같은 절망 속에서 니체는 아무것에서도 위안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생활 중에서도 점점 더 원숙해지는 자신의 사상의 표현에 대한 욕구는 비약과 환희, 즉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수많은 저술을 탄생하게 했다.
니체의 사상은 한마디로 ‘초인철학’이라 말할 수 있으며, 그 사상을 가장 분명하게 그리고 감동적인 문체로 보여 주는 작품이 바로 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여기서 그는 ‘신은 죽었다’라는 명제로써 인간이 참된 창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신이 없어야 한다는 지상의 의의를 설파하고, ‘영원회귀’로 삶의 긍정에 대한 개념을 밝혔으며 ‘초인’의 이상을 가르쳤다.
이 책을 통해 2천 년 동안 유럽의 운명을 지배해 온 기독교의 부정성에 대한 거부와 그의 극복을 위해 ‘초인’, ‘영원 회귀’ 등의 정신을 제시한 니체 사상의 정수를 접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