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즐길 수 있는 탁월한 과학이야기《과학과 방법》
분자생물학의 본질적 토대《생명이란 무엇인가?》
생체구조에 대한 온 세계 인류의 공감《사람몸의 지혜》
《과학과 방법》
푸앵카레(Jules Henri Poincar?)는 어린 시절부터 작문에 뛰어난 수재였다. 청소년 시절 수학에 깊이 흥미를 느껴, 파리의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입학하여 수학에서 수석의 영광을 차지했다. 그는 자신이 읽은 모든 내용을 비상하게 오래 기억했다. 또 근시여서 칠판의 수학기호를 똑똑히 볼 수 없었기에, 한번 들은 것을 머리에 곧 떠올릴 수 있는 유용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생 동안 복잡한 수학계산을 머리로 할 수 있었고 논문을 신속히 잘 쓸 수 있는 천재였다. 1879년 젊은 나이에 미분방정식에 관한 뛰어난 논문으로 국립고등광산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881년 파리 대학교에 들어가 여생을 강의와 역학, 실험물리, 순수 및 응용수학 분야와 이론천문학에 관한 500여 편의 논문을 쓰면서 지냈다. 통계역학의 기초가 되는 에르고드 개념을 도입했으며, 자기동형(自己同型) 함수개념을 발전시켰다.
푸앵카레는 수학과 천체역학 분야에 대한 공로로 1887년 파리 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되었고. 1889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 뒤 프랑스 과학에서 명성과 영향력이 더해져 1906년 과학아카데미 회장에 선출되었고, 1908년 프랑스 작가들의 가장 높은 명예인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 되었다.
언제나 과학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푸앵카레는 수학자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 자신의 훌륭한 문학재능을, 과학과 수학의 진리와 즐거움을 일반 대중에게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데로 돌렸다.
과학문학의 명저《과학과 방법》은 우주진화론, 상대성이론 그리고 위상수학에 영향을 미쳤고 일반 대중에게 과학을 쉽고 흥미롭게 들려주는 탁월한 저작이다. 이 책은 곧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과학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학자들보다, 과학에 입문하려는 학생들이나 과학에 대한 지식을 쌓으려는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폭넓게 읽혔다. 푸앵카레는 어떤 수학적 결론은 선험적이며 논리학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근대 직관주의학파의 위대한 선구자이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는 188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교육받고 빈 대학을 졸업했다. 1920년 빈을 떠나 슈투트가르트 대학, 이듬해는 스위스 취리히대학 교수를 맡았다. 1926년 논문 〈고유치문제로서의 양자화〉를 발표하여, 새로운 원자역학(이윽고 양자역학이라고 불리게 된 것)을 확립했다.
1927년 베를린대학교의 초빙을 받아들여,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쟁쟁한 교수진의 일원이 되었다. 1933년 히틀러 나치스가 정권을 잡고 국가정책으로 유대인 박해를 시작하자 슈뢰딩거는 환멸을 느껴 자신은 유대인이 아니었음에도 독일을 떠나 영국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영국 물리학자 디랙과 공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뒤 슈뢰딩거는 중립국 아일랜드의 더블린연구소에 정착하였다. 그 뒤 15년간 아일랜드에 머물면서 물리학과 과학철학 및 과학의 역사에 대해 연구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불후의 명저《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써서, 양자역학이 유전구조의 안정성을 설명하는 데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1943년 2월, 더블린의 고급학술연구소 주최로 개최된 공개 연속강연을 바탕으로 1944년에 초판이 출판되었다. 이듬해에는 미국판도 나와서 대중에게까지 크게 주목을 받아 찬부(贊否)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가장 유용하고 심오한 분자생물학 개론서로 꼽히며, 근대적 생명과학의 확립을 향해서 전 세계 물리학자ㆍ생물학자의 관심을 환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분자생물학은 1953년 윗슨과 클릭이 유전물질 DNA의 분자구조 모형을 제출한 것으로서 확립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보다 약 10년 전에 나온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분자생물학적인 뼈대를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시들지 않는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슈뢰딩거는 이 책에서, 양자역학의 탄생 이전에 주로 프랭크와 아인슈타인에 의해 명시된 자연계의 양자적 구조(양자론적 비연속성의 존재)에 입각한 원자나 분자 구조의 안정성이, 생물유전형질의 고도의 안정성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결정적인 요소라는 것을 지적했다. 또 이 책은 이미 확립된 분자생물학의 교과서 대부분에는 자명한 일로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 미크로 세계와 매크로 세계와의 관계를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어, 분자생물학을 지망하는 학생에게나 일반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용하고 귀중한 현대과학 해설서이다.
슈뢰딩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비주기성 결정의 ‘이성체적 변화’라고 정의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오늘날의 분자생물학에서도 더 이상 진보가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은 생물학 전반과 유전학의 앞으로의 발전에 있어서 차기의 본질적 한 걸음을 위한 토대로서 여전히 위대한 가치를 지닌다.
《사람몸의 지혜》
캐넌(Walter Bradford Cannon)은 미국 신경학자ㆍ생리학자로, 처음으로 X선을 생리학 연구에 이용했다. 출혈성 쇼크와 외상성 쇼크, 혈액저장법에 관해 연구했으며, 1931년 일부 신경세포 말단에서 생성되는 에피네프린과 비슷한 물질인 심파틴을 발견했다.
《사람몸의 지혜》는 1932년 미국에서 출판되었다. 그 뒤 오늘날까지 엄청난 과학의 진보가 이루어졌으나, 이 책은 그동안의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지금도 독자를 신선한 놀라움과 감동으로 끌어들인다.
이 과학명작은 내분비선 및 자율신경계와 정서의 관계를 파고들어 혈액이나 체액등의 생체내부환경의 ‘항상성 유지’ 개념을 확립했다. 캐넌에 의해 체계가 잡힌 생체의 항상성 유지 개념은, N. 위너에 의한 서이버네틱스를 매개로 해서 자동제어이론의 체계화와 응용에 직간접으로 큰 영향을 미쳤으며 스트레스설의 발견 바탕이 되었다.
생명과 생체구조에 대한 애정과 낙천적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캐넌의 생명관은, 전혀 추상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온 세계 인류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독자로서는 개개의 사실을 읽는 것보다는, 저자 캐넌과 함께 놀라고 감동하고, 그리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해석해 가는 과정을 좇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찾아내는데 이 책을 읽는 뜻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