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중용 주자의 중용장구 상세페이지

중용 주자의 중용장구

  • 관심 0
e퍼플 출판
소장
전자책 정가
3,000원
판매가
3,000원
출간 정보
  • 2018.07.13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6.9만 자
  • 9.2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61999845
ECN
-
중용 주자의 중용장구

작품 정보

中庸 : 치우침 없는 일상





‘중용’은, 모름지기 명실상부 중국문명 최상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텍스트이다.
예컨대, 대학원에서 도가철학을 전공한 필자로서는, 자연스레 유가철학의 텍스트들을 비판적으로 살피게 된다. 그런데 ‘중용’이나 ‘논어’의 경우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 외려 ‘노자도덕경’이나 ‘장자’를 독서하는 듯한 감명을 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서, 가장 대립적인 철학사상을 공부하는 자마저도 감동시킬 수 있는 텍스트는, 결코 흔하지 않다. 아니 너무도 희귀하다. 그런 것이 바로 ‘중용’이다.

오늘날 전해지는 ‘중용’은, 오경(五經)의 하나인 ‘예기(禮記)’의 ‘중용’편을 송나라 때에 단행본으로 구성한 것이다.
그런데 그 주된 내용은, ‘주자’의 주석에서 여러 차례 거론되듯이, ‘논어(論語)’나 ‘공자가어(孔子家語)’의 가르침을 ‘자사’가 기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자사’의 조부(祖父)이면서 동시에 멘토(mentor)였던 ‘공자’는, 70세에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를 실현했다. 이는, 자기의 의지나 욕망을 좇아서 행동하더라도, 결코 세상의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경지를 의미한다.
그런데 ‘공자’의 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도록, 세상은 쉬이 ‘종심소욕’ 자체가 애당초 그릇된 것인 양 규정해둔다. 그리고서는 현실세계의 인간존재들을 아예 ‘종심소욕’ 자체가 불가하도록 훈육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결국에는, 정작 자기의 마음이 무얼 욕구하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린다. 이러한 상황은 21세기의 현대인이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으며, 인간존재로서 참으로 비극적인 내몰림이라고 할 것이다.
‘종심소욕’은 ‘공자’와 같은 성인마저도 추구한 바이다. 그래야만 삶이 풍요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불유구’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 하다면, ‘종심소욕’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참극을 초래하고 만다.
예컨대,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각자 자기 마음이 욕망하는 대로 해버린다고 상상해 보자. 아마도 그러하다면, 인류문명은 금세 종말을 고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불유구’할 수 있다는 것은, 삶 안에서 ‘중용’을 잘 실현한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불유구’한다는 것은, 나와 너, 개인과 공동체 따위의 사이에서, 치우침 없는 일상으로서의 ‘중용’을 실천한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나 ‘공자’와 같은 삶을 살아낼 수는 없으며, 또 굳이 그러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각 인간존재의 삶은 각자의 몫이며, 각자의 것일 따름이다. 어쨌거나 ‘공자’ 이후로 ‘공자’와 같은 삶을 살아낸 자는 전무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종심소욕불유구’는 이르기 어려운 경지인 탓이다. 어쩌면 그래서 ‘자사’는 ‘중용’을 찬술하였던 것이다.

‘중용’의 치우침 없는 일상을 실현한다는 것은, 곧 ‘종심소욕불유구’를 실천한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예컨대, 그렇게 ‘종심소욕불유구’에 근접하는 ‘중용’의 가장 극단적인 실현으로서, 삶의 욕망과 죽음의 욕망 사이의 ‘중용’을 말할 수 있다. 서양의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이를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 사이의 중화(中和)라고 했다.
자기보존적인 본능과 성적 본능을 합한 삶의 본능이, 곧 에로스다. 그리고 공격적인 본능들로서 구성된 죽음의 본능이, 곧 타나토스다.
삶의 본능에서 성격발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성 본능이고, 이것에 내재하는 정신적 에너지가 바로 리비도(libodo)다. 이러한 삶의 본능은 생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고 종족의 번창을 가져오도록 한다.
반면에, 죽음의 본능은 파괴의 본능이라고도 한다. 이는 생물체가 무생물로 환원하려는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파괴적 에너지가 바로 모르티도(mortido)다.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사멸하고, 살아있는 동안에도 쉼 없이 자신을 파괴하고 처벌하며, 타인이나 환경마저도 파괴시키려고 서로 싸우며 공격하는 행동을 한다. 대표적인 것은, 말할 나위 없이 전쟁일 것이다.
삶의 과정 안에서, 이러한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은 서로 중화를 이루기도 하고, 서로 대체되기도 한다. 그러할 때, 서로 중화를 이룬다는 것은, 곧 ‘중용’을 실현한다는 의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쉬이 삶은 무작정 좋은 것이고, 죽음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식으로 단정해버리고는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지금 여기’의 현실세계에서 인간존재가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궁극한 ‘중용’은, 모름지기 삶과 죽음의 ‘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삶도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며, 죽음도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할 때, 삶은 더욱 삶다워지고, 죽음은 더욱 죽음다워질 수 있을 것이다. 삶이란 무작정 좋다고 하기엔 너무나 예술적이고, 죽음이란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엔 지극히 미학적이다. 그래서 ‘중용’이 요구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중용’ 말이다.

인간존재의 삶이란, 제아무리 제 멋에 겨워 떠들어대며 으스댄들, 유학자이면서도 ‘공자’와 ‘맹자’를 조롱하며 비판했던 이지(李贄, 卓吾, 1527~1602)의 표현처럼, 결국은 고작 ‘한 마리 길들여진 개’의 신세에 불과한 듯하다.
‘이탁오(李卓吾)’는 자기가 쓴 책의 제목을, ‘불살라버려야 할 책(焚書)’이라고 지은 인물이다. 그러한 사실만으로도, 그의 삶이 얼마나 치열한 것이었는지 능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분서’에서 ‘이탁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성인의 가르침을 배웠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한다. 그리고 ‘공자’를 존경하지만, 정작 ‘공자’의 어떤 면이 존경할 만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는 난쟁이가 사람들 틈에 섞여 연극을 구경하면서, 앞의 사람들이 잘 한다며 소리를 지르면 덩달아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다.”
또 이런 말도 한다.
“그림자를 보고서 개가 짖어대기 시작하니, 곁에 있는 개들도 아무런 전후사정을 알지 못 한 채 무작정 짖어대기 시작한다. 그림자에 놀라서 짖어대는 개를 따라 짖어대는 개들과 나는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중국문명 안에서 ‘이탁오’는, 유학자로서 ‘공자’를 조롱하고 또한 ‘맹자’를 공격하고 나아가 ‘주자’마저도 철저히 비판했던, 거의 유일한 사상가이다.
그런데 그런 ‘이탁오’야말로, ‘공자’ 이후 독존유술(獨存儒術)쯤을 내세우며, 유가철학을 한갓 통치적 이데올로기로서나 이용하려는 집단권력에 의해 줄곧 왜곡되고 오염되어 가는, 유학(儒學) 자체의 ‘중용’을 처절하게 실천하려고 했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유가철학을 통치적 이데올로기로 삼아서 독재하게 될 때, 서민대중들의 고통은 실로 극심한 것이다. 예컨대, 그러한 방식으로 500여 년을 통치했던 역사가 바로 ‘조선왕조’다.
그런데 엄밀히 말한다면, ‘조선왕조’의 왕정(王政)은 대체로 사대부(士大夫)들이 주도하는 권력체제였다. 대표적인 사대부 세력으로서 17세기 말엽, ‘숙종’ 초기에 부각되기 시작한 ‘노론(老論)’을 특별히 거론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근대사는 물론이며, 현대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론’의 마지막 당수가 ‘이완용(李完用)’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왕조 말기에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가 그 세력의 당수였다는 것은, 조선의 사대부라는 세력집단의 정체성을 엿보게 하는 지극히 자극적인 사례라고 할 것이다.
물론 사대부들 전부가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는 순간에, 지역에서 의병항쟁을 하거나, 먼 이국에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한 사대부도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21세기 민주정(民主政)의 시대를 살아내는 현대인인 탓에, ‘조선왕조’라는 체제 내에서 서민대중에게 가해지는 고통이 잘 감각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현재에 이르도록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현대식 세습왕조의 상황을 상상해 본다면, 다소 근접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굳이 필자가, ‘조선왕조’를 북한과 비유하는 까닭은, 현재 북한의 국호가 ‘조선 인민 민주주의공화국(朝鮮 人民 民主主義共和國)’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의 국호인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대한’은 과거의 ‘대한제국(大韓帝國)’에서 취했고, ‘민국’은 ‘중화민국(中華民國)’에서 취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것처럼, 북한은 국호를 ‘조선왕조’에서 취한 것이다.
그런데 남한이나 북한의 국호 모두 그다지 그럴 듯한 것은 되지 못 한다. ‘조선’이라는 국호는 말할 나위 없으며, ‘대한’이나 ‘민국’이라는 것도 그 이면에 얽힌 역사는, 우리 것이므로 무작정 자랑스럽다고만 하기엔 너무도 깊은 치욕과 회한이 서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탁오’는 그렇게 한갓 통치적 이데올로기로나 일그러져버린 유학사상을 비판했던 것이다.
‘종심소욕불유구’는 물론이며 ‘중용’ 또한, ‘이탁오’처럼 자기의 원초적인 생존적 토대마저도 부정하고 거부해버리는 치열함이 없고서는, 결코 그 실제적인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임이 자명하다.
하지만 설령 ‘공자’나 ‘자사’처럼 살아 내거나 ‘이탁오’처럼 살아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삶의 끝 날까지 ‘중용’을 지향하며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현실세계의 서민대중으로서 그나마 이룰 수 있는 참으로 진솔하고 소중한 ‘중용’일 것이다.

작가

자사
국적
중국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중용 (자사, 정진배)
  • 세로로 읽는 중용 (자사)
  • 대학·중용 (증자, 자사)
  • 대학·중용 (증자, 자사)
  • 중용 (자사)
  • 중용 주자의 중용장구 (자사)
  • 대학·중용 (자사, 주희)
  • The Doctrine of the Mean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564) (자사)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인문 베스트더보기

  • 특별증보판 | 청춘의 독서 (유시민)
  • 경험의 멸종 (크리스틴 로젠, 이영래)
  • 물질의 세계 (에드 콘웨이, 이종인)
  • 넥서스 (유발 하라리, 김명주)
  • 1일 1책 인문학 세계고전 (사사키 다케시, 윤철규)
  • 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배종빈)
  •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박문재)
  • 초역 부처의 말 (코이케 류노스케, 박재현)
  • 기울어진 평등 (마이클 샌델, 토마 피케티)
  •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전혜정)
  •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최재훈)
  • 인간의 130가지 감정 표현법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박정자)
  • 내면소통 명상수업 (김주환)
  • 니체의 인생 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김현희)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조현욱)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함규진)
  • 프로이트 개정판 전집 세트 (전 15권) (지크문트 프로이트, 임홍빈)
  •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이상희)
  • 개정판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이시형)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