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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는 책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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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우주 저자
소장
전자책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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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원
소장
출간 정보
  • 2026.10.22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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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9만 자
  • 3.8MB
지원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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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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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PER
ISBN
9791139067170
UCI
-
녹는 책 단편소설집

작품 정보

“난 L회사에서 일했을 때 진짜 나를 발견했어. 그동안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도 많았지. 그래도 매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었거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도움 주는 것을 좋아하니 막연하게 공익을 위해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L회사에서 일하면서 아, 드디어 그토록 헤매던 답을 찾았구나 싶은 거야.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질문을 잊지 않으면 언젠가 그 답 안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마주한다고 했거든. 드디어 나만의 답을 찾았지. 사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이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누군가에게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의 잠재 역량을 끌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 말 그대로 봉사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 <청춘>
대망의 첫 번째 테마는 ‘지친 마음을 달래는 예술 여행’이었다. 카페에 온 사람들이 듣고 싶은 노래들을 선정하면 닉슨이 속한 밴드에서 악보를 찾아 곡을 연주했다. 잔잔하면서 포근하게 울려 퍼지는 노래를 배경 음악 삼아 가지고 온 책을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조용히 눈을 감고 감상하는 사람, 노랫말을 흥얼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노래와 노래 사이, 호준은 그동안 자신이 느꼈던 아픔과 슬픔을 고백하며 이렇게 여러분들을 만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갖게 됐다는 사연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연수는 좋아하는 희곡을 모티브 삼아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 무대로 꾸몄다. 취업 준비하며 느꼈던 불안감과 막막함, 불합격 소식에 힘들어하고 좌절하는 모습, 겨우 들어간 직장에서 겪었던 서러움, 해고 이후 느낀 감정의 소용돌이와 자존감 추락이 연이어 드러났다. 그녀의 열광적이면서도 실감나는 연기에 사람들은 코를 풀며 훌쩍이기도 했다. 마지막에 카페 손님들을 쳐다보며 당신의 아픔이 삶의 거름이 되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하자 관객들은 크게 박수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공간과 예술의 만남>
우리는 한참을 웃다가 트럭에 올라탔다. 덜컹거림의 강도를 몸소 느끼며 바람의 언덕으로 향했다. 어둠이 짙어 풍경이 보이질 않았다. 트럭의 헤드라이트 불빛만이 길을 밝혔다. 배추밭이 어렴풋이 보이고, 언덕길을 오르는 트럭의 움직임을 몸소 느낄 무렵에야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알았다. 트럭에서 내려 바람의 언덕에 발을 디뎠다. 서늘하다 못해 매서운 바람에 가을 날씨를 넘어선 초겨울 날씨를 느꼈다. 캄캄한 어둠 사이로 붉은 기운이 생기면서 산의 굴곡이 점차 뚜렷하게 보였다. 환한 빛을 내뿜는 태양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내밀었다. 해가 떠오름에 따라 영롱하고 신비한 자연도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은 달이나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비는데, 유독 그날만큼은 해를 보고 소원을 빌고 싶었다. 새해 첫 날, 일출을 보러 가서 새해 소원을 빌 듯 무사히 취업에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랐다. 여행을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행운을 수차례 만난 기세라면 아득하게만 보이는 취업도 성공할 것만 같았다. 소원을 빌고 나서 눈을 떴다. 지현이는 아직 눈을 감은 채 손을 맞대고 중얼거렸다. 아주머니의 인도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하늘의 아름다움을 담은 태백이라는 표지판에 눈이 갔다. 하늘 가까이에서 산과 마을을 내다보니 신선이 된 느낌이었다. 언젠가 결혼할 남자와 함께 바람의 언덕에 와서 말없이 풍경을 바라보며 영원을 맹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보면서 함께 살아갈 인생을 그린다는 것은 얼마나 벅찬 기쁨일까. <밤하늘에 뜬 풍등>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실감났다. 고등학생 시절은 끊임없이 공부만 하겠거니 단념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당연히 남자란 존재는 머나먼 행성이자 무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내게 별똥별이 떨어진 일생일대의 사건이 생겼다. 도시에서 유명한 국어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희성이도 국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해서 같이 다녔다. 그나마 숨통이 트일 만한 외출이었다. 국어선생님은 만담꾼일 정도로 박식하고 알기 쉽게 술술 풀어서 수업을 했다. 늘 앞자리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수업을 들었다. 중간 중간 질문에 답하기도 하면서 호응을 곧잘 했었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났다. 지금까지 다녔던 학원 교실에서 보던 학생들 숫자보다 훨씬 많았다. 그중에서 눈길이 가는 남학생이 있었다. 남학생에게 시선조차 가지 않던 중학생 시절과는 달랐다. 그 아이는 책에서 볼 법한 이상적인 존재이자 꿈에 나올 법한 포스를 지녔다. 국어 시간이 시작하기 전에 남자아이를 찾는 눈길이 분주했다. 언제쯤 그 아이가 도착하나, 오늘은 어디에 앉나 찾는 게 일이었다. 다른 날과 달리 먼저 와서 뒷자리에 앉는 그를 보고 나도 뒤에 가서 앉았다. 내심 가까이 앉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마음 설레고 있었다. 선생님은 수업에 들어와서 나를 보고 말씀하셨다.
“수민아, 왜 뒷자리에 앉았니? 앞으로 와서 들으렴.”
“아 선생님, 오늘은 뒷자리에서 수업을 들어도 괜찮아요.”
평상시라면 어림없이 앞에 가서 수업을 들었겠지만 가까이에 마음을 떨리게 하는 존재가 있는데 무엇이 대수이랴. 마음에서 쿵 심장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종소리가 들린다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첫사랑>
별이 떨어진다.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온다. 어두컴컴한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인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고개 들어 바라본 유성우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소원 빌 시간도 없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바라본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어제는 묻어두고, 오늘은 이렇게 지나간다. 살아가는 게 특별한 일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하늘에는 무수한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고, 땅에는 현재가 살아있고, 사람은 미래로 나아간다. 지켜주던 별들, 바람에 스치던 풀들, 그 사이 우리가 있다.
별똥별이 내 마음을 툭 건드린다.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늘에 가는 길을 묻는다. 사랑은 언제쯤 찾아오는지. 꿈은 다시 꿀 수 있는지. 희망은 어느 시간대에 꽃필 수 있는지. <삼달교차로>

작가 소개

2014년 본격적으로 작가지망생이 되어 2026년까지 50여 편이 넘는 글을 써왔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은, 살아 있는 것만 같았고, 마음이 넓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진정한 제가 되는 길이 글을 쓰는 시간임을 알게 되자, 선한 빛을 따라가는 여정에서 글을 쓰는 소명을 업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배웠던 많은 순간을 담아서 글을 쓰기도 했고, 넘어지며 엎어지며 겪은 고민과 더 나은 생각을 담아 철학적인 글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단편에는 저의 삶과, 저의 시간과, 저의 생각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제가 아끼는 글, 단편소설들을 모아서 녹는 책 단편소설집으로 만들었습니다. 일상에 조그마한 온기와 선한 빛을 찾는 실마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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