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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 연대기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에세이 ,   가정/생활 취미/요리/기타

첫 집 연대기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구매종이책 정가15,000
전자책 정가10,500(30%)
판매가10,500

책 소개

<첫 집 연대기>

독립 과정에서 뜻밖의 나를 만나다
현실과 취향 사이, 고단함과 안온함 사이의 고군분투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브랜드를 읽고, 도시의 보통 사람을 위해 감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사유를 쓴 박찬용 에디터. 그의 새로운 책《첫 집 연대기》는 오롯이 자신의 독립으로 채워져 있다. 삶의 변화를 위해 생에 첫 독립을 다짐하지만, ‘마감-출간’이라는 급급함으로 인터넷으로 해결하게 된 서울의 임대 정보는 일상의 피로함에 “괜찮은 집들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되는 과정”을 더할 뿐이었다. 심지어 독립해 살 지역조차 발 딛고 있는 일과 작업에서 떨어질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나는 내가 원하는 게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독립하는 내내 배웠다”라고 고백한다. 작가의 독립 판타지는 현실을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자 “몸을 쓰고 돈을 쓰고 소소한 손해를 입어가”는 과정이었다.
오래된 월셋집에 시간과 돈을 들이며 집을 고치고 채우는 과정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거나 황당해하며 다양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고작 독립 판타지에 대한 성공과 희망, 남다른 특별한 취향을 채운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에 있는 실패와 고됨, 곤궁한 현실 앞에서 한발 물러서는 취향에 있다.
이 책의 저변에는 작가 자신의 고집스러운 삶의 변화를 복기하는 일이 담겼다. 이 책을 결코 제 자신의 독립 이야기만으로 정의할 수 없는 이유다. 작가의 처음 다짐은 책의 말미에서 더 선명해진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내 어쭙잖은 기호와 취향이 아닌 내 태도와 행동과 그 이유였다. 내가 무슨 의자를 골랐는데 그게 누가 어디서 만든 물건인지, 내가 무슨 타일을 골랐는데 그게 얼마나 훌륭한지, 그런 건 이 책에 나오긴 하지만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는 아니다. 나는 선언하거나 제안하는 대신 대응하고 적응하려 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 이런 것들을 적어두고 싶었다.”

그럴듯하게 살아보기 위해 애를 쓰며 삶을 배우다
지금 여기 우리가 만나야 할 집의 기쁨과 슬픔

요즘 집이 주는 의미는 과거의 것과 무척 다르다. 안락한 공간 자체와 휴식의 의미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타인의 것보다 더 넓고 더 많이 비싸야만 값어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부의 경쟁 한가운데 서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와 반대로 새로운 것을 제 공간에 담기 위해 치열해진다. 결코 세속적인 ‘수단으로서의 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집의 기쁨과 슬픔의 차이는 여기에서 온다.

“이건 2010년대 후반 서울에 혼자 살게 된 어느 평범한 30대 남자가 어떻게든 그럴듯하게 살아보겠다고 애를 써보는 이야기다. 눈은 높아졌지만 돈은 모자라고, 해보고 싶은 건 많지만 모든 조건이 제한되어서, 알면서도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어떤 걸 하고 나서 바보처럼 기뻐하기도 하는, 그렇게 첫 집을 조금씩 채워 나가는 과정이다.”

이 책은 작가가 얹혀살고 있는 부모님의 집에서 ‘나가기’(1부)부터 시작한다. 고정된 삶의 바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작가는 집을 고치고(2부 고치기) 채우면서(3부 채우기) 느리지만 소소하게, 그렇지만 확실하게 온 내면의 변화를 발견한다.
작가는 동선을 바꾸며 택시를 덜 타게 되고 책을 더 읽게 되었다. 또한 오래된 집에서는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파트에서 살던 편안함이 아닌 관리해야만 하는 낡은 집에서, 바람이 불면 삐걱거리는 구석을 살피고 봄이 오면 천장에 낀 거미줄을 걷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마당이 있는 낡은 집에서 느끼는 생명의 대단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작가는 주변 환경으로 인한 행동의 변화뿐만 아니라, 한 지붕을 공유하는 특이한 건물주와의 어려운 관계 속 의사소통 기술도 배운다.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벽과 집주인과 임차인 간의 건널 수 없는 틈은 있다 해도 삶의 허들이 될 수 없다는 것조차 집이 알려준 것들이다. 2년 계약한 집에서 2년 더 연장해 사는 이유도 집에서 배운 삶을 대하게 된 태도 때문 아닐까.
라이프스타일 잡지 에디터가 쓴 집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책에는 당신의 인테리어 안목을 기르는 노하우가 담겨 있지 않다. 오히려 당신의 독립을 가로막을 장애물이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덮을 때쯤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집의 세계가 결코 숫자나 취향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 집은 당신의 세계를 무한히 확장하거나 삶을 덤덤하게 배우는 데 있다는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내 삶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남들의 삶이 부러워 보였다. 평생 남을 신경 쓰지 않으며 살았는데 남의 삶을 기웃거리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했다. 내게는 다 없는 것들이었다. 당시에 만나던 연인과도 결국 잘되지 않았다. 일도 사랑도 잔고도 확실하지 않으니 내 자신이 약해진 잇몸 속에서 흔들리는 이가 된 것 같았다. 어떤 면에선 늘 멍했고 어떤 면에서는 늘 뾰족해져 있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그 글귀를 보게 되었다. 사람이 바뀌려면 사는 곳이 바뀌어야 한다, 같은 그런 글귀였다. 인터넷에 짧은 글귀로 잘려서 돌아다닐 법한 이야기다. 나도 인터넷에서 보았던 것 같다. 회사 컴퓨터로 봤는지 스마트폰으로 봤는지 모를 정도로 기억에서 희미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 없는 잠언들은 대부분 쌀로 밥하는 것처럼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그 말은 이상할 정도로 기억에 오래 남았다
--- p.27

연예인 촬영과 시계 섭외 등등을 하다 조금 일찍 퇴근한 어느 날 택시를 타고 서대문구 어딘가에 있는 그 집 근처까지 갔다. 큰길가 옆 오르막길을 조금 오르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는 골목이 나왔다. 그 골목을 따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몇 번 돌다 보면 깊은 안쪽에 그 집이 있었다. 집집마다 나무들이 담보다 높이 솟은 옛날 단독주택촌 사이였다. 조금 낡긴 했지만 사진과 큰 차이는 없었다. 대문 바로 옆에 가로등도 있고, 그 외에도 사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적당한 위치마다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대문을 바라보며 고개를 올리면 바로 숲이 보였다. 숲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 특유의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 골목에서 숲의 바람을 느꼈을 때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여기다. 보증금 2,000만 원짜리 집은 안 봐도 된다. 심지어 집에 들어가 보지도 않은 채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
--- p.64

그런데도 나는 그 자리에서 그 집이 바로 마음에 들었다. 왜였는지는 아직도 확실하게 설명하지 못하겠다. 시세가 싸서였을까? 동네 분위기가 좋아서였을까? 마당에 수십 년 된 나무들이 있어서였을까? 내가 쓸 수 있는 차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어디가 됐든 나가서 혼자 살고 싶어서였을까? 그게 뭐든 일상을 바꿀 요인이 필요했을까? 이 모두가 이유였을 것 같다. 나는 그 모든 막연한 기분을 모아서 한순간 결심을 하고 말았다.
“저 계약할게요.”
집을 보여준 할머니께 그렇게 말하고 그 집에서 나왔다. 다시 버스를 타고 근처의 지하철역으로 가서, 신도림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갔다. 버스 생활권에서 지하철 생활권으로.
--- p.75

우선 그 화장실에는 창문이 없었다. 불을 켜야 실내가 보였다. 불을 켜면 벽에 마지막 잎새처럼 매달린 백열등이 노란빛을 냈다. 면적은 작은 편이었다. 2평 아래일 것이다. 노란빛 아래로 보이는 타일은 파란색과 연분홍색. 파란색 타일에는 스페인풍 무늬가 새겨졌고 연분홍색 타일에는 화선지를 구긴 듯한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두 타일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 둘째 치고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진한 때가 교정시력 0.7에 불과한 내 눈에도 보였다. 화장실의 맨 안쪽 귀퉁이가 변기 자리였다. 타일의 때가 그 정도였으니 변기의 때는 묘사하지 않는 게 독자 여러분과 나의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변기 위에는 역시 빛이 바랠 대로 바랜 연파란색 수납장이 기울어진 채로 벽에 매달려 있었다.
--- p.136

다만 이렇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급 장판 설치 사건은 할머니의 배려와 내 삶의 기호가 맞지 않아 생긴 수많은 일들 중 하나였다. 나와 할머니는 서로의 성향과 기호가 달랐기 때문에 몇 번이나 불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나는 나니까 내가 불편했던 게 떠오르지만 원고를 적는 지금 되돌아보니 할머니도 이런 세입자가 들어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 어느 날 밤에 와서는 바로 계약하겠다고 하고, (본인 보기에는) 멀쩡한 집을 공사해서 살겠다고 하더니 월세는 꼬박꼬박 주는데 다섯 달 동안 안 들어오고, 뭔가 낡은 외제차를 바꿔가면서 타고 오고. 할머니 입장에서도 ‘내가 이상한 세입자를 받았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 p.183

사계절 쾌적한 집과 때로 살기 고된 단독주택이 주는 즐거움의 총점은 같을지도 모른다. 쾌적한 집의 즐거움을 그래프로 그린다면 일직선이 되고, 단독주택의 그래프는 파도처럼 요동치는 것 아닐까. 단독주택의 좋은 순간을 깨닫고 나면 고된 계절의 불편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나는 고된 계절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는 성향이다. 물론 싫을 때는 다 버려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말이지. 가장 좋은 건 온실 같은 집과 야생의 집을 다 가진 채 마음 내킬 때마다 옮겨 사는 거겠지만 삶에서 좋은 두 개를 다 가질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겠나.
그 집에 책을 나르던 초여름 밤이 ‘단독주택의 스위트 스폿’ 같은 기분이었다.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창밖에는 마당에 심은 감나무의 꼭대기가 보였다. 저 멀리 보이는 도로의 불빛을 받아 어둠 속에서 이파리의 진한 초록빛이 숨길 수 없는 생명력을 반짝이며 드러냈다. 도로의 불빛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다른 집들의 틈새 사이로 10차선 도로의 일부가 드러났다. 멀리 어둠 속의 자동차들은 헤드라이트 불빛과 함께 시야 속으로 달려왔다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드는 소리와 저 멀리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가 옆집에서 틀어둔 노래의 드럼과 멜로디 라인처럼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 p.187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될 정도로 유치한데 내가 이 집에서 바랐던 건 특정한 장면이었다. 그 장면이란 그냥 음악을 켜두고 책을 읽는 것이었다. 세상에 그냥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그걸 구현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를테면 오디오를 올려둘 책상도 하나 없었다. 이사 갈 때 샀던 이케아 종이 상자 위에 앰프를 올려두고 스피커는 그냥 바닥에 두었다. 라디오 안테나가 온 날 그걸 연결해서 천장 근처, 전 입주자가 박아둔 못에 걸어두었다. 치지직 소리만 나던 앰프에 안테나를 연결하자 정제된 물처럼 깨끗한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아무것도 없던 방에 소리가 채워질 때의 그 느낌을 아직 잊지 못한다. 그렇게 작은 순간들이 혼자 집을 채울 때의 위안과 기쁨이 되었다.
--- p.219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한국에서 지금 가장 찾기 힘든 가구가 바로 그런 물건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의 어떤 계층에게는 ‘취향’이라는 말이 엄청나게 퍼져서 이제 사실상 해외 잡지에 나온 건 못 구할 게 없어졌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드센트리 가구 같은 걸 파는 곳은 한국에 한두 곳뿐이었는데 이제는 한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미드센트리 전문점이 생겼다. 카이 크리스텐슨이니 한스 베그너니 하는 유명 북유럽 디자이너의 빈티지 가구도 한국에 많이 들어왔다. 그런 건 내 눈엔 좀 과해 보이기도 했고, 내 눈을 떠나 내 지갑 사정과 도저히 맞지 않았다. 의자 두 개 값과 내 월세방 보증금이 비슷한데 어찌 감히 그런 물건을 노릴 수 있겠나. 이리저리 생각하는 사이에 겨울이 오고 있었다.
--- p.225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집 안에 온갖 물건이 들어와 있었다. 그 물건 중 그냥 들어온 물건은 없었다. 나는 엄격한 수문 관리인처럼 내 집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물건의 조건과 목록을 정했다. 그 결과 스위스에서 온 책상 조명을 켜고 바젤에서 사 온 호르겐 글라루스 의자에 앉아 뉴욕에서 사 온 머그컵에 물을 따라 마시며 토쿄에서 사 온 꽃병과 영국 톤턴에서 사 온 아일랜드산 대리석 북엔드를 앞에 두고 원고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만 적어두면 화려한 도시인의 삶처럼 보이려나. 현실은 방열 효율이 좋지 않아서 손이 시리기 때문에 원고를 적는 동안 한 번씩 손을 맞비빈다. 어깨에는 담요를 두르고 발에는 두꺼운 양말을 신은 후 실내화를 신고 있다. 수입산 물건들을 눈 주변에 이리저리 깔아두고 월세방의 추위에 시달리다니 모파상 소설에 나올 듯 분수에 안 맞는 삶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에서 분수에 안 맞는 삶을 살다 보면 종종 고달프고 남 보기엔 웃기지만 혼자서 흐뭇해지는 때가 가끔 있다. 그 가끔을 즐기며2 017년과 2018년을 보냈다.
--- p.250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젊은 사람들과 어른들 사이의 갈등에는 일련의 패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모두 본인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이 있다. 젊은이보다 먼저 산 어른들은 본인들 보기에 좋았던 삶의 방식이 있으니 젊은이에게도 그렇게 살아보라고 권한다. 내가 그걸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까지 써온 것처럼 집주인 할머니가 원했던 삶의 방식과 내 삶의 방식, 그리고 내 어머니가 원한 삶의 방식에는 모두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그게 뭐 나쁜 일인가. 모두 각자가 보고 느낀 대로의 최선을 사는 거고, 그 방법을 내게 권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부터는 나이 많으신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적당히 새겨듣고 적당히 넘겨듣게 되었다.
--- p.273

이걸 딱딱한 말로 요약하면 저성장시대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논의라고 볼 수도 있겠다. 저성장시대의 취향은 이전 시대처럼 풍요로울 수 없다. 대규모 중산층이 가만히 나이가 들기만 해도 연봉과 부동산 가치가 올라서 여유로운 삶을 사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극소수의 벼락 부자를 제외하면 많은 사람이 정점에 오른 자본주의의 아주 완만한 성장곡선 안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남과 다른 취향과 기호는 점차 사치스러운 것이 되고, 똑같은 모듈러 베이스의 의식주 안에서 살아가는 게 가장 효율적인 일이 될 것이다.

--- p.312


저자 프로필

박찬용

  • 출생 1983년
  • 학력 서강대학교 영미어문학과
  • 경력 「B」 에디터

2018.12.0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 : 박찬용

1983년 어머니의 고향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7년 아버지의 고향 서울로 왔다. 금천구와 영등포구 등 서남 권역에서 살았다. 2010년 서강대학교 영미어문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12월부터 라이프스타일 잡지 에디터로 일했다. 일했던 5개의 매체 중 지금까지 출판되는 잡지는 [크로노스]와 [에스콰이어] 정도다.

직업 덕에 도시 생활의 여러 면모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기까지 대가를 치러야 했다. 나름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많은 걸 잃었다. 심야의 올림픽대로와 강남권의 아주 매운 야식과 고타르 담배와 함께 젊은 날을 보냈다. 그러다 저자가 됐다. 『요즘 브랜드』(2018) 『잡지의 사생활』(2019). 둘 다 많이 안 팔렸다. 출간만으로도 영광이다. 『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2020)를 냈다. 『요즘 브랜드 2: 한국편』(가제)을 작업 중이다. 아직은 서울에 살며 원고를 만든다. 담배와 아주 매운 야식은 끊었다. 독립한 후엔 올림픽대로 대신 강변북로를 오간다. 강변북로보다 올림픽대로를, 올림픽대로보다 노들길을 좋아한다. 화려함보다 소박함, 명성보다 품질을 좋아한다. 스스로를 강남도 강북도 아닌 영등포 사람이라고 여긴다.

잡지를 동경해서 일을 시작했다. 뭘 하는지 모르니까 이걸 하면 뭔가 멋있게 살 줄 알았다.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잡지 제작이라는 일 자체를 좋아하게 됐다. 신기한 걸 구경할수록 일상이 수수해졌다. 잡지 에디터를 둘러싼 세간의 편견과 반대로 살게 됐다. 저축 열심히 하고 술은 거의 안 마신다. 2010년대의 한국에서 잡지 에디터로 일하는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실에 감사하며 늘 최선을 다 하려 노력한다. 다 같이 만든 결과물을 보면 여전히 감격한다.

목차

프롤로그_뱁새의 집

1부 나가기
때가 됐다: 독립을 결심한 이유들
입지의 조건들: 동작대교 서쪽, 녹지, 대학 도서관, 노량진 수산시장
인터넷으로만 집을 알아볼 수 있을까: 다방, 직방, 네이버 부동산,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다음 로드뷰
고르고 좁히기: 종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구로구, 마포구, 서대문구
그 집을 처음 본 날: 인터넷과 방문과 건조한 통화
“그냥 계약금 한번에 다 낼게요”: 나는 왜 그렇게 서툴었을까
“내가 자기 여자 친구는 아니잖아요?”: 특이한 집의 특이한 건물주
“이 집이 처음 독립하기 쉬운 집은 아닌데…”: 낭만의 맨얼굴

2부 고치기
공사를 할 수 있다면: 인테리어 시장의 미아
건물주만 좋은 건데:v s. 36으로 나누면 얼마 안 돼
마루만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던 것
실크 벽지는 실크가 아니다: 한국 인테리어 시장 체험기-벽지 편
이탈리아 타일을 위하여: 한국 인테리어 시장 체험기-화장실 편
화장실을 위하여: 생각보다 더 길어진 화장실 인테리어 시장 체험기
전기 협객과의 만남: 한국 인테리어 시장 체험기-전기 편
헌 집의 스위트 스폿: 공사가 끝나고

3부 채우기
이케아 비율: 없으면 안 되는데 많아도 안 된다
있어야 할 것과 없어도 되는 것: 상식이 아니라 습관에 따랐다
의자의 모험: 이 월세방의 첫 의자는 제네바에서 왔다
스위스에서 온 세간들: 외국에서 온 세간이 생각보다 많아졌다
중고품 세간들: 조금씩 쌓아 올린 오래된 물건들
하우스 메이트: 건물주에게 배우는 인생과 의사소통의 기술
인터넷과 냉장고의 아웃소싱: 왜 나는 냉장고 없이 살기로 했는가
어느 보통의 주말: 일상이 된 어느 날의 기분
그래서 나는 변했을까: 집이 알려준 것

에필로그 뱁새의 사정과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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