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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상세페이지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정답이 없는 시대, 홍종우와 김옥균이 꿈꾼 다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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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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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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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0원
출간 정보
  • 2017.04.24 전자책 출간
  • 2017.05.04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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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4.2만 자
  • 34.8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55401026
EC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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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험판]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정명섭)
  •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정명섭)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작품 정보

그럼에도 우리는 왜 다른 세상을 원하는 것일까?
1884~1894 서투르고 진지한 현대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아이의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가 그 비범함을 두려워해 죽이려 하자 아이는 유언으로 콩과 팥 닷 섬을 함께 묻어달라고 청했다. 시간이 지난 후 관군이 찾아와 아이의 무덤을 파헤치자 무덤 안의 콩과 팥이 병졸들로 변하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아이는 부활 직전에 들켜서 실패하고 만다.”

승자의 해석이 역사라면 패자의 기억은 설화가 된다. 그래서 설화에는 현실에서 소외된 대부분의 좌절과 바람이 들어 있다. 그리고 가장 전형적인 한국적 설화는 바로 앞에 나온 ‘아기장수 이야기’다.
되짚어보면 우리 역사는 다른 세상을 꿈꾸다가 좌절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한국 현대사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어설프지만 진지한 이들이 만들어낸 서투르고 치열했던 시간들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뚝딱거리면서 갈등하고 흩어지고 뭉쳤던 우리들의 좌절과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면 두 사람이 나온다. 바로 홍종우와 김옥균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는 다른 세상을 꿈꿨던 이들에게서 시작된 과속과 저속의 부조화가 어떻게 지금 여기에까지 이르렀는지를 더듬어보는 시도다.

‘홍종우의 발견’ 이후 십여 년,
1894년 그 날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역사의 전환점에서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낸 이들의 극적인 삶은 이야기가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 김옥균과 그의 이름에 가려진 홍종우에 얽힌 숨겨진 역사 또한 십여 년 전부터 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서는 이미 다뤄진 역사를 정리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십여 년간 업데이트된 김옥균과 홍종우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주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홍종우가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에 유학을 떠나면서 여권(집조)을 위조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나, 김옥균이 사망한 장소가 널리 알려진 것처럼 방 안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주변에 일본 해군의 고위장교가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김옥균 암살의 배후를 마치 추리소설처럼 다시 들여다본다. 이 책에서 밝히는 김옥균 암살의 배후는 조선 정부가 아닌 범죄의 결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측인 일본이다. 실제로 김옥균 암살 사건은 일본이 동아시아를 침략하기 위한 결정적인 빌미로 작용했다.
또한 김옥균과 홍종우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관련 사료만이 아니라 복잡한 정치역학이 작용된 시대별 인물 평가부터 역사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관련 창작물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자료를 취합해 그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또 왜곡되었는지를 다시 밝히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가 도달하는 지점은 왜 한국 현대사에서 다른 세상을 꿈꾸고 변화를 시도했던 노력의 대부분이 실패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다. 즉 홍종우와 김옥균을 통해 서둘러 진행된 변화의 노력들이 어떻게 끝났으며, 왜 실패했고, 무엇을 놓쳤는지를 짚어봄으로써 지금 여기 2010년대 한국을 돌아보고자 했다.
무엇보다 거대한 역사에 휘말려 증발된 사람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본 것은 이 책이 가진 큰 성과다. 예를 들어 갑신정변이 실패했어도 김옥균을 비롯한 정변의 주역들은 삶을 이어나가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뜻을 함께했던 민초들은 예외 없이 처형되었고 이름마저 빼앗겼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근대인,
홍종우와 김옥균
여기 널리 알려진 김옥균과 동료들의 사진이 있다. 우리는 한국사 교과서 등에서 이 사진을 보며 갑신정변의 주역들이 멋을 낸 채 카메라 앞에 섰다고만 생각하지만, 사진이 촬영된 때를 더듬어보면 이들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조선에서 단발령이 시행된 때는 1895년인데 김옥균은 그 전해인 1894년에 사망했다. 즉 갑신정변을 일으킨 이들은 단발령이 시행되기 훨씬 이전부터 상투를 자르고 양장을 했던 것이다. 그만큼 김옥균은 제국 열강들을 바라보면서 조급했고, 정체된 조선과 불화하며 다른 조선을 꿈꿨던 몽상가였다.
김옥균의 대척점에는 홍종우가 있다. 여전히 홍종우는 김옥균 암살범이나 황국협회의 주역인 수구파로만 기억되지만, 한국사상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으로 한국의 근대문학을 유럽에 알린 번역가였으며, 파리의 사교무대에서 한복을 고집한 민족주의자였다. 동시에 당대 조선인들에게 가장 급진적이라고 평가받은 개화파로 프랑스 체류 시절 제국주의의 위험함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현실주의자였다.
이 둘은 모두 근대의 격랑에 휘말린 조선이 취할 수 있는 두 반응의 양극단에 위치한 개혁가였다. 그러나 조선이 조선을 버리고 다른 나라가 되기를 동시에 꿈꿨던 그 둘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고, 끝내 죽고 죽이는 사이가 되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개화기 당시 김옥균의 미숙함과 홍종우가 취했던 복잡한 태도가 아니라 ‘왜 김옥균은 성급하게 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으며, 왜 홍종우는 김옥균을 살해할 수밖에 없었는가’일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개화기를 대표하는 두 문제적 인물만을 추적하는 인물사를 넘어 후쿠자와 유키치에서 이승만에 이르기까지 그들과 얽힌 동아시아의 굵직한 인물들을 모자이크처럼 연결함으로써 근대 한국사를 입체적으로 복원하고자 했다.

지독하게 폄훼되고
철저하게 왜곡된 이름, 홍종우
“김옥균의 생존은 동양 삼국의 평화를 깨뜨릴 우려가 있었다.” 홍종우가 친구처럼 지냈던 김옥균을 살해한 다음 밝힌 동기다. 그러나 홍종우는 처음부터 암살이라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치밀하게 준비해 김옥균에게 접근했으며, 와다 엔지로 등의 회고에 따르면 김옥균 또한 홍종우가 자객임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어울렸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홍종우가 김옥균의 암살을 실행한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정치적 신념 혹은 가문의 복수를 위해 암살을 결심했다고 추론하지만 가장 단순한 이유가 정답에 가까워 보인다. 홍종우가 김옥균을 죽인 동기는 결국 입신양명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어떤 행동을 취한 동기를 단 하나로 선명하게 재단할 수만은 없다. 홍종우가 벼슬길에 오르는 것만을 추구했다면 굳이 프랑스까지 가 이방인들 사이에서 고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수차례 홍종우를 복원하려 했음에도 대한제국 선포에 크게 기여하고 고종의 칼이 되어 만민공동회를 부수던 전력 때문인지 여전히 홍종우는 지독하게 폄훼되고 훼손된 이름이다. 마치 ‘락스타’처럼 시신이 흩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묘가 세 군데나 모셔진 김옥균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프랑스 화가 레가메를 비롯해 홍종우를 회상하는 이들은 하나 같이 그를 외로운 늑대나 호랑이에 비유했다. 그는 김옥균을 살해하고 그토록 바라던 벼슬길에 올랐지만 직언을 고집하다가 다른 관료들과 자주 충돌을 빚는가 하면 수시로 상소를 올리며 조선의 변화를 촉구했다. 고종이 사형을 바랐음에도 한직으로 좌천되는 것을 각오하고 원칙을 고수하는 판결을 내려 한 청년을 살린 강직한 법관이기도 했다. 그렇게 그가 왕의 뜻을 거스르고 구한 청년은 훗날 한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다.
제주목사 시절에는 제주도의 기득권 세력과 충돌하고, 또 제주도민을 수탈하는 중앙 정부, 나아가 제주도 상권을 흔드는 일본 상인들과 갈등을 빚은 끝에 탐관오리라는 누명을 받기도 한 반골이었다. 홍종우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시대와 불화한 근대인이었다. 그가 좌충우돌하던 김옥균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은 어쩌면 동족혐오였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세상을 꿈꾼 이들의 충돌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두 근대 청년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엇갈린 꿈을 꿨다. 조선을 버리고 싶어 했던 김옥균은 일본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현실적 수단을 어설프게 흉내 내다 그들의 힘에 말리고 말았다. 조선을 버리고 싶어 했던 홍종우는 주체적인 근대화를 꿈꿨지만 기득권이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스스로의 구상을 제시하기도 전에 좌초하고 말았다. 그들의 바람처럼 조선은 조선이 아니게 되었지만 이후 전개된 한국 현대사는 그들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홍종우와 김옥균의 삶처럼 우리들의 현대사는 지독하게 서투르고 치열했던 시간들의 반복이었다.
탈조선이니 헬조선이니 하는 구호가 요란한 한편으로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다수결로 선출될 이에게 굉장히 많은 변화를 일임하고자 하는 바람들로 아우성치고 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각각의 기대와 바람들은 때로 상생이 아닌 극렬한 갈등으로 치닫기도 한다. 마치 홍종우와 김옥균이 끝내 죽고 죽이는 관계가 되었듯이 말이다.
신념과 신념이 맞부딪쳐 생기는 갈등은 지금 여기에서 절실하게 해결되어야 하는 숙제다. 어느 것도 정답일 수 없는 다양한 생각들이 대립으로 치달을 때 역사는 항상 그 서투른 진지함에 복수했다. 우리가 역사에서 정답을 찾았던 두 근대청년들이 빚어낸 비극에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작가

정명섭
국적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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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정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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