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범 선생의 제자이자 우리말 어휘학자의 우리말 세상, 그 두 번째
우리말 속의 지혜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긍정과 위로의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나를 편하게 서로를 귀하게
한국인의 탈무드와도 같은 지혜의 보고, 우리말
매일 좋은 일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많다. 힘들어 죽을 것 같은 날도 있지만, 살아 있어서 참 좋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낸 걸 감사하다고 느낀 날도 있다. 좋은 날이 있으면 궂은 날도 있는 것, 이게 인생의 진리이다. 진리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나에게 주어진 힘든 일 때문에 우울하다고 느끼는 건,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건 왜일까? 그건 답은 알고 있지만, 그 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이다. 그 답에 이르는 과정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이다. 모두의 인생이 공평하다고 느끼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기 편하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것 같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나만 왜 이래야 하나?’
누가 보아도 나쁜 사람인데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본다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가장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한다. 범사는 좋은 일도 궂은일도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좋은 일은 당연히 감사할 일이지만, 굳이 나쁜 일 힘든 일까지 감사해야 할까! 이게 종교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의문을 가지는 부분이다.
그럴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힘을 얻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말에서는 거기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서정범 선생의 제자이자 우리말 어휘학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말 세상 첫 권《우리말 선물》에서는 일상적인 어휘 60개 속에 담긴 삶의 선물과도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 아름다움, 재미, 시간, 최선, 행운 등이다. 두 번째인 《우리말 지혜》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상을 사는 지혜를 담았다. 우리말이 담고 있는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해준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다른 사람도 소중한 걸 알고, 나를 옭아매고 있는 집착과 소유에서 벗어나야 다른 사람도 귀하게 여길 줄 안다.’
혹여 지금 하는 일이 잘 안 풀려 답답하다면, 세상과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억울한 마음이 든다면, 세상사는 게 막막하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 속에서 답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기쁘고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이 책을 본다면 더욱 충만함을 느낄 것이다. 우리말 세상은 그야말로 한국인의 탈무드와도 같은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이 안내하는 세상처럼 살 수만 있다면 나, 너, 우리 모두 ‘참 좋은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지혜는 따뜻함, 사람에 대한 믿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게 되는 것
지혜는 무엇일까? 우리말이 일러주는 지혜는 ‘아는 것을 넘어 새로움으로, 새로움에서 다시 따뜻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혜의 지는 그냥 아는 알지知가 아니라 알지知에 날일日이 있는 지智이다. 아는 것에 빛을 더한 모양이다. 우리말에서 해는 새와 통한다. 날마다 해가 뜨는 것이 새로운 것이고, 빛으로 맞이한 아침은 늘 새로운 느낌이다. 그러니까 지혜는 날마다 새로운 것이다.
또한 빛에는 따뜻함이 있다. 따뜻함은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준다.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사람도 세상도 품을 수 있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지혜는 사람에 대한 믿음, 좋은 세상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이 늘 긍정적이고 편안한 모습일 수 있는 이유이다. 이처럼 물줄기를 찾아가듯, 엉킨 실타래를 풀 듯, 우리말의 어원과 이야기를 좇아가며 우리의 마음을 긍정과 편안한 우리말 세상으로 인도한다.
첫째 마당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에서는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의 지혜를 담고 있는 우리말 어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둘째 마당 ‘내가 좋아하는 것은 좋은 것’에서는 좋아하는 것이 많은 게 좋은 것, 싫어하는 것이 많으면 슬픈 것이라는 우리말 감정어가 담고 있는 진리를 얘기한다. 셋째 마당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것’에서는 ‘정말, 죄받는다, 못생기다, 말을 듣다, 재수 없다, 덮어 놓고, 알고 보면’ 등의 우리말 표현들이 담고 있는 우리말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라는 말은 공동체 의식보다는 소유의 개념을 담고 있다.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니까 정작 내 것은 아닌, 종교에서 말하는 무소유와 같은 개념이다. 우리라는 말에서 보여주는 우리말 세상은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세상, 모두 함께 사는 곳’을 보여주고 있다. '바보‘라는 말은 ‘밥+보’로 내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다른 사람의 배는 고픈지 어떤지 안중에도 없이 부른 내 배를 계속 더 부르게 하는, 나만 생각하는 위험한 사랑이 바보이다.
우리말 ‘기쁘다’는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힘든 일이 안 생기면 좋겠지만, 이미 생긴 일이라면 이왕이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의연하게 대처해서 잘 이겨내야 한다는 지혜를 담은 것이다. ‘좋다’도 좋은 직업, 좋은 대학처럼 ‘훌륭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차별의 느낌을 담은 것이지만, 내가 좋은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는 사람에 대한 신뢰, 세상에 대한 믿음을 담고 있다.
‘죄 받는다’는 죄를 벌로 받는 게 아니라 더 큰 죄를 짓는 걸로 받는다는 무서운 말이다. ‘덮어놓고’ 소리 지르거나 화를 내는 것은 하수들이나 하는 것이고, ‘알고 보면’ 그 사람에게도 사정이 있다는 세상을 사는 지혜를 일러주고 있다. ‘재수 없다’는 상대를 향한 말이 아니라 ‘나에게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깨우침을 담고 있다. 우리말이 펼쳐주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삶의 지혜를 구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