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가 극찬한 최고의 퀴어 소설
“모든 순간이 아름답고 섬뜩하다.”
◎ 도서 소개
★ 〈미드소마〉와 〈유전〉 팬들을 위한 완벽한 소설
★ 영화 〈이터널 선샤인〉, 넷플릭스 〈매니악〉,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어나니머스 콘텐츠 제작, 출간 즉시 영화화 확정
★ 「NPR」, 「퍼블리셔스위클리」, 「뉴욕퍼블릭라이브러리」, 「반스앤노블」 선정 최고의 소설
북미를 대표하는 퀴어 호러물의 작가 라이언 라 살라가 세 번째 장편소설 『더 허니스』로 돌아왔다. 첫 번째 소설 『몽상Reverie』로 평단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는 이번에는 전작들보다 더 섬뜩하고 더 찬란한 이야기를 전한다.
내리쬐는 햇빛을 피할 수도 없는, 진득한 무더위 속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과 공포. 그리고 그 한복판에 스스로 걸어 들어간 주인공 마스. 『더 허니스』는 여름마다 생각날 한 권의 소설이 될 것이다.
◎ 추천사
“햇빛에 흠뻑 젖은, 기괴할 정도로 창의적인 소설이다.” 「뉴욕타임스」
“모든 순간이 완벽하고 섬뜩하다.” 에린 A. 크레이그(소설가)
“영화 〈미드소마〉와 〈유전〉 팬들을 위한 완벽한 소설.” 코소코 잭슨(소설가)
“시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힘으로 가득한 책.” 「퍼블리셔스위클리」
“상실과 파괴, 창조에 관한 호박색 꿀만큼이나 짙은 소설.” 「커커스리뷰」
◎ 줄거리
“허니들The Honeys.
에스펜에서는 모두가 숙소H의 여자애들을 그렇게 불렀다.”
쌍둥이 자매 캐럴라인의 끔찍한 죽음 이후, 마스는 그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캐럴라인이 매년 여름마다 시간을 보냈던 에스펜 여름 캠프에 들어간다. 젠더플루이드로 커밍아웃한 자신을 쫓아낸 캠프로 돌아가는 마스, 마스는 그곳에서 캐럴라인이 자매처럼 지냈던 숙소H의 여자애들, 허니들을 만나게 되는데…….
메인 캠프에서 떨어진 외딴곳에서 양봉장을 관리하는, 아름답고도 기괴한 그들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이끌리는 마스. 그는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을 수 있을까?
◎ 책 속에서
나의 자매가 속삭임으로 나를 깨운다. (첫 문장)
캐럴라인이 나의 피로 뒤덮여 있다. 몸은 오그라든 채. 그녀의 얼굴이 가장 마지막까지 움찔거리다가 멈춘다. 마치 인형처럼, 한쪽 눈은 부릅떴고 한쪽 눈은 반쯤 감겼다.
캐럴라인은 죽어가며 날 쳐다본다. 캐럴라인이 웃는다. _15쪽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분열이라는 것. 사람이 죽으면, 그동안 그가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물건들 속으로 그의 영혼이 흩어진다는 것. 사랑, 멍 자국, 선물들 속으로. _17쪽
나는 조심스럽게 초를 뒤집어본다. 밀랍으로 만든 벌이 있을 것이다.
나는 숨을 헉 들이킨다. 하마터면 초를 떨어뜨릴 뻔한다. _32쪽
멈추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이 황금색 벌을 쓸어내린다. 귀고리가 여전히 따듯하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나온 온기다.
그때 캐럴라인의 귀에서 무언가가 기어나온다. _37쪽
우리도 그 뒤를 따라, 먼지와 꽃가루, 햇살의 황금빛 구름 속으로 들어선다. 에스펜의 햇살은 장렬하고도 집요하다. 마치 부담스러운 포옹처럼. _62쪽
타일러의 눈이 매니큐어를 칠한 나의 손톱과 드러낸 허벅다리와 샌들을 오가더니 내 얼굴로 돌아오지 않는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실을 꼬아 만든 팔찌를 하나도 아닌 여러 개 착용하고 있다. _96쪽
이제 웬디는 한 손을 내 어깨 위에 올려놓고 있다. 다른 한 손을 얼굴들의 바다로 뻗는다. 손들이 다가와 그녀를 잡는다. 그리고 나를 잡는다. 내 양쪽 어깨로 기어 올라오고, 서로 포개어지고, 손가락이 손바닥 위로, 손바닥이 손목 위로 올라가고, 나는 괴물 같은, 무거운 덩어리의 한복판에 엉켜있다. _105쪽
미안해. 그리울 거야. 넌 아름다웠어. 편히 쉬기를. 안녕. 미안해. 안녕. 미안해. 안녕. 미안해. _106쪽
우리는 하나로 왔다!
우리는 여럿으로 떠난다!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
우리는 전부를 갖고 떠난다!
에스펜이여, 과거의 영광을 앞으로도 영원히!
에스펜이여, 과거의 영광을 앞으로도 영원히! _108쪽
나무의 소용돌이를 바라보면서, 누군가 내게 장난을 친 거라는 결론을 내린다. 소용돌이들도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깜빡인다.
나는 일어나 앉는다.
숨을 참는다.
헛것을 본 모양이라고 생각하려는 순간, 나무의 옹이가 다시 깜빡인다. _112-113쪽
에스펜에 처음 도착했을 때 들었던 바로 그 소리. 진동하는, 뜨거운, 허공에 흠뻑 스며드는 그 소리. 다만, 이번에는 소리가 더 크다. 갑자기 그 소리가 내 안으로 들어와, 눈 안쪽에서 기어다닌다. _150쪽
내가 그들 중 한 명이 되면,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될까? 얼마나 아름다울까? 얼마나 악랄할까?
그리고 얼마나 안전할까? 어쩌면 나도 경박함과 따분함과 아름다움으로 이루어진 여러 겹의 베일 속에서 안전할지도 모른다. _154쪽
한낮의 태양 아래 반짝이는 벌통들이 보이고, 그 위에는 벌들이, 어디에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벌들이 있다. 허공에 떠있는 상상 속의 반짝이 가루처럼. _173쪽
나는 와이엇을 쳐다보며 와이엇도 나를 쳐다보기를 바란다. 그는 나를 보지 않는다. 그러나 나중에 모닥불을 피웠을 때, 그는 내 곁에 앉는다. 그 순간 나의 꼬리뼈를 타고 전류가 흐른다. _180쪽
나는 나를 관찰하는 와이엇을 관찰한다. 야외에서 보니, 서로 색이 다른 그의 두 눈이 훨씬 더 밝아 보인다. 재미있어하는 표정 뒤에, 잘난 체하는 표정 뒤에, 매혹이 있다. 아마도 그에겐 낯설겠지만, 나에게는 선명한 갈망이 있다. _195쪽
와이엇과 나누어 마신 꿀의 나른하게 진한 맛. 그 온기가 여전히 나의 위에 남아서, 가느다란 실처럼 내 안에서 퍼져나가고, 마치 살갗 속의 장갑처럼 내 손안에서 고동친다. _204쪽
나는 캐럴라인은 잊고 어두운 정원에서 춤을 추던 나를 잊는다. 나의 슬픔도 완전히 잊는다. 의심도 잊는다. 그러나 의심은 내 시야를 벗어난 곳에 도사리고 있다. 내 시야가 닿지 않는 어두운 곳, 테라스의 한복판에 쓰러져 있는 시신처럼. 그 시신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갈라진 입술로 묻는다. 왜? 왜 이들이 나에게 이토록 친절할까? _234쪽
미미가 위치를 바꾸자 햇빛이 천 개의 육각형 우물 속으로 스며든다. 마치 촉촉하고 깜박이지 않는, 그러나 너무도 정밀한 눈동자가 가득한 벽이 눈을 뜨는 것 같아 어쩐지 불안하다. 그런데 모양이 어그러진 부분이 있다. 두 개의 방이 연결된 지점이 엉겨 붙어서 육각형의 모자이크에 파문을 일으킨다. _247쪽
들쭉날쭉한 나무들 사이로 번쩍이는 달이 보인다. 나의 것이 아닌 몸속에 있다. 나는 넘어지고, 축 늘어진다. 나는 등을 대고 누워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본다. 그때 거대한 그림자가 나를 덮친다. 입에서 쇳내가 난다. 나의 죽음. 깜박이던 나의 눈이 닫힌다. _264쪽
“이건 마치…….” 내가 말하고는, 침을 삼킨다. “캐럴라인이 어디에나 있는데, 아무 데도 없는 것 같아.” _282쪽
“사랑엔 무게가 있어. 상실감에도. 때론 그게 다 너무 무겁게 느껴지지. 하지만 널 봐, 마스. 넌 아주 잘 버티고 있어.” _285쪽
“어스 투 마스.” 내가 스스로 일깨운다.
눈을 떠.
현실로 돌아와.
우릴 도와줘. _320쪽
마치 조그만 몸뚱이들이 서로의 몸을 타고 기어오르는 것 같은, 유동적인 꿈틀거림이다. 그러나 불빛을 비추어보면 그저 벌집일 뿐이다. 그 벌집이 눈을 뜰 때까지는. _347쪽
숲속에 호수.
호수 건너에 초원.
초원 위에 집.
그 집을 지나 벌집.
벌집 안에, 모든 것.
모든 것. _4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