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똥에 대해 개똥도 모른다!”
모두가 누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위대한 유산, 똥 이야기
무심히 떠나보낸 우리 뱃속 천연자원을 위한 변론
◎ 도서 소개
“우리는 똥에 대해 개똥도 모른다!”(We don’t know shit!)
모두가 누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위대한 유산, 똥 이야기
무심히 떠나보낸 우리 뱃속 천연자원을 위한 변론
미생물학 박사이자 과학 저널리스트 브린 넬슨의 『똥』이 필로스 시리즈 제31권으로 출간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천대받는 자원이자 가장 많이 낭비되는 똥의 과학적 가치와 무한한 잠재력을 탐구한 이 책은, 우리가 무시하고 혐오해 온 똥에 얽힌 놀라운 과학을 생생하고 재치 있게 조명한다. 의학, 법의학, 고고학, 환경 및 자원 문제 등 똥이 담당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근본부터 흔든다.
저자는 똥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과학적 근거가 아니라 문화적 편견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하며, 똥이 건강의 중요한 지표이자 미래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오늘날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리 현상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혐오다. 이 책은 그 오래된 금기를 과감히 깨부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똥의 놀라운 가능성을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
◎ 시리즈 소개
Philos 사유의 새로운 지평
인문·사회·과학 분야 석학의 문제의식을 담아낸 역작들
앎과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우리 시대의 지적 유산
001-003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3
움베르토 에코·리카르도 페드리가 편저 | 윤병언 옮김
문화사로 엮은 철학적 사유의 계보
004 신화의 힘
조지프 캠벨·빌 모이어스 지음 | 이윤기 옮김
최고의 신화학자와 저널리스트의 지적 대담
005 장인
리처드 세넷 지음 | 김홍식 옮김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신(新) 장인론’
006 레오나르도 다빈치
월터 아이작슨 지음 | 신봉아 옮김
“다빈치는 스티브 잡스의 심장이었다!”
007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제프리 삭스 지음 | 이종인 옮김
인류의 7만 년 역사로 협력의 시대를 구상하다
008 둠 재앙의 정치학
니얼 퍼거슨 지음 | 홍기빈 옮김
세계적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최고의 역작
009 알렉산더 해밀턴
론 처노 지음 | 서종민·김지연 옮김
현대 미국의 설계자 알렉산더 해밀턴의 일대기
010 사고의 본질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에마뉘엘 상데 지음 | 김태훈 옮김 | 최재천 감수
사고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과학자의 언어로 풀다
011 느낌의 진화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 임지원·고현석 옮김 | 박한선 감수·해제
감정 연구의 권위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대표작
012 편지 공화국
앤서니 그래프턴 지음 | 강주헌 옮김 | 김정운 추천·해제
학문을 향한 열정이 빚은 인류 지성의 역사
013 법, 문명의 지도
퍼난다 피리 지음 | 이영호 옮김
전 세계 법체계의 흥망성쇠를 통해 본 인류 문명사
022 센티언스
니컬러스 험프리 지음 | 박한선 옮김
지각 동물, ‘센티언트(Sentients)’의 기원과 그 탐구
023 혐오
네이딘 스트로슨 지음 | 홍성수․유민석 옮김
차별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해법 ‘대항표현’을 말하다
024 인덱스
데니스 덩컨 지음 | 배동근 옮김
지성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색인의 역사
025 미국이 만든 가난
매슈 데즈먼드 지음 | 성원 옮김 | 조문영 해제
사람을 섬기는 자본주의는 가능한가?
026 생명 그 자체의 감각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 박제윤 옮김
세계적 신경과학자가 밝히는 의식 연구의 최전선
027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사이토 고헤이 지음 | 정성진 옮김
15만 독자가 사랑한 궁극의 자본론 입문서
028 뉴딜과 신자유주의
게리 거스틀 지음 | 홍기빈 옮김
전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 역사에 대한 총체적 이해
029 알파벳의 발명
조해나 드러커 지음 | 최성민·최슬기 옮김
문자의 기원을 향한 탐구의 역사, 전 지구적 문자의 정치학
030 크랙업 캐피털리즘
퀸 슬로보디언 지음 | 김승우 옮김
시장급진주의자들의 전략, 현대 자본주의 역사 연구의 걸작
032 헬렌 켈러
맥스 월리스 지음 | 장상미 옮김
‘기적’에 가려진, 사회운동가의 정치 역정
033 전쟁의 유령
조너선 해슬럼 지음 | 우동현 옮김
국제공산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
*** 필로스 시리즈는 계속 출간됩니다.
◎ 책 속에서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 나를 사로잡은 질문은 “어떤 것이 가치를 가지는가?였다. 혈액, 장기, 정자, 난자 등을 기증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생명을 구하거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은 이타적인 행동의 전형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어떤 사물이 일단 쓸모없거나 가치가 없다고(또는 역겹다고) 규정되면 그때부터는 그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힘들어진다. - 10쪽.
물 내림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똥이 사라지게 만드는 현대의 위생 시설은 사실 대부분 사치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변기 물이 하수구로 소용돌이치면서 빠질 때 정확하게 무엇이 빠져나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곰이나 고래 또는 새와는 달리 우리 인간은 자기 배설물을 자연 세계에서 격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쓰임새가 많은 천연자원 중 하나를 사실상 낭비한다.- 29쪽
심리학자 트레버 케이스가 2006년에 발표한 논문 「내 아기는 당신의 아기만큼 나쁜 냄새가 나지 않는다: 혐오의 가소성」에 따르면 가족, 특히 자신의 아이를 돌보는 엄마는 혐오감이라는 장애물을 쉽게 뛰어넘는다. 케이스는 실험을 통해 엄마 13인에게 자기 아기가 찼던 기저귀와 다른 아기가 찼던 기저귀의 냄새를 맡고 냄새를 비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이 엄마들 대부분은 자기 아기가 찼던 기저귀의 냄새가 덜 역겹게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연구진이 기저귀에 라벨을 의도적으로 바꿔 붙였을 때, 심지어는 기저귀에 라벨을아예 붙이지 않았을 때도 엄마들은 같은 대답을 했다. -96쪽
모든 의심과 조롱에도 결국 똥은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의학적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장내미생물을 찾기 시작했다. 이제 의사들은 개별적인 위협 요소를 제거하기보다는 장내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전략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팀과 같은 자부심에 찬 기증자들은 더 이상 익명의 그늘에 숨지 않는다. 이제 환자들은 침묵을 깨고 한순간의 은총이 어떻게 평생의 안도감을 가져다주는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똥에 대해 개똥만큼도 모르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똥을 기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안다. - 147쪽
가장 유망한 의학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유명 인사나 운동선수의 미화된 똥이 아니라 익명의 기증자와 시골 마을 주민이 배출하는 똥이다. 똥은 해로운 미생물을 경고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로운 미생물의 감소에 의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 -349쪽
오리건주의 퓨어워터브루 프로젝트처럼 연구원들은 재활용한 물을 지역 소규모 양조업체에 제공하고 미국 곳곳에서 맥주 시음 대회를 열었다. 애리조나 환경국의 인증을 통해 이 시스템으로 만들어 내는 물이 병원균 및 기타 오염물질이 없는 물이라는 것을 증명한 연구 팀은 생수 샘플도 제공했다. 맥주는 훨씬 더 인기가 많았다. 페퍼가 말했다. “물을 처리해 정화할 수는 있지만, 누군가에게 그 물을 마시겠냐고 물어본다면 안 마신다고 대답할 겁니다. 하지만 그 물로 맥주를 만들고 누군가에게 ‘공짜 맥주 마실래요?’라고 묻는다면 그러겠다고 할 거예요.” -460~461쪽
지구를 지배하는 거대 동물로서 우리는 자연을 대체하거나 억압하는 대신 자연의 순환과 일치하는 가치의 순환을 복원하고 확장할 능력과 책임을 가진다. 똥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아니지만, 똥은 변화의 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시모고에, 인분, 인디언의 검은 토양, 검은 황금을 다시 떠올려 보자. 때때로 희망은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정의할 풍경 곳곳에 그 선물을 전달해야 한다. - 6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