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빅 클락』보다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 작품은 없다.
아메리칸 누아르의 걸작!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ITW) 소속 인기 작가들이 선정한 스릴러
애인을 살해한 출판사 사장 재노스는 목격자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회사에서 간행하는 『크라임웨이』의 편집 주간 조지 스트라우드에게 목격자를 찾으라는 지시를 내린다. 스트라우드는 곤혹스럽다. 그 목격자는 역광 탓으로 재노스가 눈치채지 못했지만 다름 아닌 스트라우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출판사의 메커니즘은 큰 시계처럼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었고, 목격자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영화 『노 웨이 아웃』의 원전이 된 작품
『크라임웨이』의 편집 주간 조지 스트라우드는 사장의 애인과 잘못된 관계를 맺는다. 조지 스트라우드의 사장 재노스는 논쟁 끝에 자신의 애인을 죽이고, 애인을 살해하기 직전 그녀의 집 앞에서 본 남자에게 죄를 덮어씌우려 한다. 그는 그 남자를 찾는 적임자로 스트라우드를 지명한다. 문제는 바로 스트라우드 자신이 살해된 여자의 집 앞에서 보스의 눈에 띈 남자라는 것이다. 찾아야 할 사람이 자신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팽팽한 긴장감과 절체절명의 위기를 묘사한 고전 걸작 누아르로 이 작품이 발표되고 나서 2년 뒤인 1948년에 존 패로우가 감독하고 레이 밀란드, 찰스 로튼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었고, 1987년에 로저 도날드슨 감독, 케빈 코스트너, 션 영 주연의 『노 웨이 아웃』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추천사>
케네스 피어링의 산문은 군더더기가 없고, 전문적이며 효과적이다.
-『새터데이 리뷰』 하워드 헤이크래프트
독창적인 플롯의 스릴러
-『타임 매거진』
케네스 피어링이 남긴 소수의 범죄 소설들 중에서 『마음의 단검』은 챈들러가 대단히 감탄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가 범죄 문학에 기여한 작품은 『빅 클락』이었다. 『빅 클락』에는 면밀한 배경 관찰에서 오는 작가의 확신이 감돈다.
-『블러디 머더』 줄리언 시먼스
자신의 인생이 재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유일한 사람
세상에, 대단한 금액이로군. 반드시 지불해야 할 청구서가 들이닥친 꼴이었다. 이런 말을 해 봐야 우는 소리밖에는 안 되겠지만, 나는 지구상에서 자신의 모든 인생이 갈기갈기 흩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무언의 저항 한 번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이 재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정말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뛰어들었다가 지고 만 커다란 도박에 대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사람이란 분명 거짓말이거나 신화일 뿐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반공과 반동성애의 시대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격변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이를 자신의 저술 속에 효과적으로 녹여내었던 케네스 피어링은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자 냉전 시대의 도래를 실감하게 된다. 전후 시대에 와서 매카시즘의 본격적인 사상 검증의 시대가 올 것임을 누구보다도 먼저 눈치챘던 것이다. 그러한 인식이 『빅 클락』에 녹아 있다.
이 시기를 지배하던 분위기는 반공과 반동성애였고, 이에 벗어나는 존재는 애국적이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리하여 대중문화에서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적극 반영되었다. 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악당 보스가 동성애자라는 설정이 부쩍 늘어났고, 반공주의자를 표방하는 미키 스필레인이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하였다.
피어링은 『빅 클락』을 발표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다. 이 작품에는 대공황 이후에 각인된 사회적 변화의 단면과, 전쟁 이후 밀어닥칠 광풍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이 모두 담겨 있다.
-이동윤(추리문학 평론가, 번역가)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이라는 소재가 지닌 원형적인 매혹
이미 두 번 영화화 되었고, 두 편 모두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 자체로도 빼어난 성과를 거두었다면 이제 만족하고 손을 거두는 게 도리일 터. 그러나 발표로부터 6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피어링의 비전을 돌아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언제든 또 한 편의 영화가 새로이 기획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으리란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을 추적하는 사람’이라는 소재가 지닌 원형적인 매혹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피어링이 구축한 ‘빅 클락’의 모습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유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국가공권력의 역할을 대체하여 담론을 생산하고 기능을 수행하는 거대 기업체. 각자 자기 일에는 유능하지만 전체 그림은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는 구성원. 그들을 엮는 네트워크 위에서 벌어지는 책임 전가 또는 증발. 방향을 잃은 채 떠밀리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발을 빼기는커녕 계속 흐름에 끼어 한몫할 수밖에 없는 삶. 약속된 일탈과 반복되는 귀환. 이 모두가 『빅 클락』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홍지로(영화 애호가/영화자막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