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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의 철벽을 경준이 어떻게 뚫어낼지!! 소꿉친구, 첫사랑, 친구에서 연인으로, 캠퍼스물. 여기까지만 보면 풋풋하고 상큼한 청춘물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키워드를 쭉 내리다 보면 회피녀에 철벽녀가 떡하니 붙어 있어요. 솔직히 그거 보고 살짝 멈칫했어요. 직진남 옆에 회피녀라니, 답답해서 못 보는 거 아니야 싶었거든요. 제목이 비주류 연애사인 것도 그냥 붙인 게 아니고요. 그래서 약간 각오하고 펼쳤는데, 첫 장이 좀 의외였어요. 소꿉친구 얘기로 시작할 줄 알았더니, 여주 조은이 성악과 선배를 짝사랑하다 처참하게 차이는 장면부터 나와요. 공연 끝나고 고백하려는 찰나에 그 선배 여자 친구가 등장하는, 그야말로 폭망한 짝사랑. 이 도입부가 조은이라는 사람을 단번에 설명해 줘서 좋았어요. 아, 얘는 연애를 안 하려는 게 아니라 상처 안 받을 거리만 골라 서 있는 애구나, 하고요. 조은은 자기를 좋아해 주는 사람한테는 도무지 끌리질 않고, 관심 없어 보이는 사람한테만 마음이 가는 타입이에요. 연애를 "착각에 도취된 인간들의 한심한 역할극"이라고 할 만큼 냉소적이라, 차라리 혼자 하는 짝사랑이 편하다고 믿고 살아온 사람이죠. 거리도 감정도 자기가 조절할 수 있으니까 상처받을 일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 조은에게 13년 지기 소꿉친구 길경준이 군대 다녀온 어느 여름밤에 덜컥 고백을 해 버려요. 좋아한다고, 친구 말고 여자로서. 평생 만만하게만 보던 남사친이 어느 날 멀끔해져서 돌아온 것도 충격인데 고백까지 받았으니, 조은 입장에선 교통사고 같은 일이죠. 도저히 남자로는 못 보겠다며 도망치다가, 한 번만 다르게 봐 달라는 경준에게 떠밀리듯 "정해진 기간만 사귀어 보자"는 애매한 제안을 하게 돼요. 좋아하는 게 맞는지 확인이나 해 보겠다는 건데, 그 어설픈 테스트가 두 사람의 진짜 시작이 됩니다. 1권은 거기까지, 2권은 그렇게 시작한 관계가 조은의 회피 때문에 자꾸 삐걱대다가 한 번 크게 무너지고 다시 맞춰지는 흐름이에요. 끝까지 철저하게 조은 시점으로만 굴러가서, 경준의 속마음은 중간중간 끼워 넣은 회상으로만 짐작하게 돼요. 경준이라는 남자가 이 작품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원래는 피어싱 주렁주렁 달고 날티 나는 수영선수였는데,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고, 난독증도 극복하고, 군대 다녀와서는 완전히 단정한 사람이 돼서 나타나요. 근데 이 변신이 그냥 군대 가서 사람 됐다 수준이 아니라, 전부 조은 옆에 있고 싶어서였다는 게 회상에서 드러날 때 좀 찡했어요. 조은이 별로라고 했다고 액세서리를 다 팔아 버리고, 같은 대학 가려고 죽어라 공부하고. 특히 군대 회상이 마음에 박혔어요. 조은이 혼자 열나서 병원 다녀온 밤에도, 어떤 놈이 위험하게 굴었다는 톡을 받은 밤에도, 부대 안에 있는 경준이 할 수 있는 건 메시지 보내는 것뿐이었거든요. 당장 약 사 들고 문 앞에 서 있고 싶은데 아무것도 못 하는 무력감. 그 시간이 쌓여서 제대하자마자 그렇게 필사적으로 직진하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면, 다정함이 더 묵직하게 느껴져요. 고백한 뒤로는 숨길 생각이 아예 없어요. 친구 최주영이 "익숙한 사람으로 굳어지면 감정은 안 바뀐다, 남자로 보게 하려면 친구 사이엔 없던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을 해 주는데, 경준은 그 말을 곱씹으며 자기 나름대로 움직입니다. 조은이 한번 가 보고 싶다고 흘렸던 식당을 기억해 데려가고, 차 문을 열어 주고 손을 잡으면서 "내 기준은 너"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해요. 그게 작업 멘트가 아니라 진짜 평생 그래 온 사람의 말이라 위력이 달라요. 수학이라면 질색하면서 하트 모양으로 그려지는 그래프 수식을 외워 와서 내밀고, 술 취해 헌팅 포차로 가 버린 조은을 사진 한 장 보고 기어코 찾아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만취한 조은이 먼저 자자고 들이댔을 때 끝까지 참는 장면이에요. 섹스에만 집착하던 전 남친들 때문에 상처가 있던 조은에게, 취한 상태에서는 안 된다며 물러서는 경준은 그들과 완전히 다른 사람일 수밖에 없죠. 겉은 큰 대형견인데 야한 생각 해 본 적 있냐고 물으면 순순히 그렇다고 대답하는 갭도 있어서, 다정한데 은근히 사람을 설레게 해요. 그렇다고 마냥 완벽한 남주는 아니에요. 조은을 따라 유학까지 가겠다고 할 만큼 마음이 맹목적이라, 가끔은 그 무게가 조은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 미묘한 어긋남이 오히려 현실적이에요. 조은은 반대로 읽다 보면 속이 터져요. 경준이 그렇게 다 맞춰 주고 매달리는데도 미적지근하게 굴고, 좋아하면서도 자꾸 밀어내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도망쳐요. 답답하다는 후기가 많은데 그 말이 틀리진 않아요. 그런데 신기하게 미워지지가 않습니다. 조은이 왜 저러는지가 너무 설득력 있게 깔려 있거든요. 어릴 때 아빠의 외도로 부모가 이혼했고, 아픈 엄마 곁을 떠나 버린 아빠를 지켜보면서 사랑이 사라지는 순간을 너무 일찍 배운 애예요. 거기에 일 때문에 늘 늦거나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엄마까지 더해져서, 텅 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고요. 떠나 버린 아빠와 바빠서 곁에 없는 엄마, 그 두 빈자리가 겹쳐서 조은은 누가 가까워지면 일단 한발 물러나는 사람이 됐어요. 잃을 게 무서우니까 좋아할수록 먼저 마음을 접는 거죠. 친구한테는 욕도 하고 망가진 모습도 쉽게 보이면서, 정작 자기를 제일 사랑한다는 사람 앞에서는 계속 괜찮은 사람으로만 남고 싶어 해요. 그 욕심이 자기를 비겁하게 만든다는 걸 작가는 조은 스스로의 입으로 인정하게 합니다. 그래서 못되게 굴 때마다 화가 나다가도, 속마음이 나오면 또 어쩔 수 없이 이해가 가고, 그러다 또 경준한테 미안해지고. 다른 후기에서 누가 감정적으로 기 빨린다고 했던데 그 말이 딱 맞아요. 근데 그 기 빨리는 게 또 묘하게 재밌어요. 사건 자체는 거창하지 않아요. 고백받고, 어색한 첫 데이트 하고, 꽃다발 받고, 술 마시다 키스하고. 잔잔물답게 큰 파국 없이 흘러가는데, 그 사이사이를 오래된 친구들이 잘 채워 줘요. 경준의 제대 기념 술자리에서 둘이 다시 만나는데, 거기 같이 있는 주영이랑 종찬의 티키타카가 분위기를 확 살려요. 특히 주영이 자기 성생활 무용담을 무슨 익스트림 스포츠 중계하듯 늘어놓고 종찬이 같은 남자로서 도저히 못 듣겠다고 질색하는 장면은 진짜 웃겨요. 이 친구들이 떠들어 주는 덕분에 회피 서사로 무거워질 수 있는 공기가 한 번씩 풀려서, 청춘물 특유의 생활감이 살아요. 조은이 손목에 늘 차고 다니는 은팔찌가 있어요. 떠난 아빠가 준 마지막 생일 선물이라 잃어버리면 안 되는 건데, 그게 수영장에 빠져요. 경준은 그 팔찌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묻지도 않고 그대로 물에 뛰어들어서, 몇 번이고 잠수해 바닥을 훑어 결국 찾아 와요. 짜증 한 번 안 내고요. 이 장면이 제일 오래 남아요. 조은이 자기 상처를 한 번도 제대로 설명한 적 없는데, 경준은 이유를 안 물어보고 그냥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게 여기 다 담겨 있어요. 선수 생명 접게 만든 그 물에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것도 그렇고요. 좋아하는 마음이 물감처럼 천천히 번지는 줄 알았는데 어떤 순간엔 갑자기 훅 깊어진다는 조은의 독백이 거기 붙는데, 그 흐름이 참 좋았어요. 중반에 한 번 크게 흔들려요. 경준과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조은이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던 사람을 마주치거든요. 아빠와 결혼한 그 여자요. 실시간으로 무너지는 조은을 보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경준은 걱정돼서 자꾸 캐묻고, 조은은 그게 억지로 문을 여는 것처럼 느껴져 매몰차게 굴어요. 그러다 2권 후반에 진짜 크게 한 번 터집니다. 카페에서 조은이 홧김에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친구로 남을 걸 그랬다"고 뱉어 버려요. 늘 웃으며 다 받아 주던 경준이 처음으로 얼굴에서 표정을 싹 지우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립니다. 그 뒤에 잔뜩 취한 조은이 안기는데 경준이 차갑게 떼어 내고 돌아서는 부분, 거기서 매번 먼저 사과하던 경준이 처음으로 눈물을 보여요. 답답해도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가장 상처받은 순간에 그렇게 말하는 게 너무 아프더라고요. 늘 더 좋아하는 쪽은 경준이라고 믿으며 안심하던 조은이, 그 사람이 없어지자 일상이 통째로 멈춘 것 같다고 느끼는 대목에서 관계가 비로소 한 번 뒤집혀요. 그러고는 조은이 먼저 경준의 집 앞에서 서성이고, 공원에서 그동안 숨겨 온 가정사를 다 꺼내며 울며불며 매달리고, 처음으로 제대로 좋아한다고 고백합니다. 매번 경준만 매달리던 구도가 여기서 뒤집혀서 그게 묘하게 후련해요. 다른 후기들이 막판이 사이다라고 입을 모으던데, 진짜 그래요. 느리긴 해도 끝내 자기 입으로 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그 장면 하나로 조은을 좀 품게 되더라고요. 조은이 분명 못되게 구는데, 다음 줄에 속마음이 딱 붙으면 "그래도 저 상황이면 저럴 수 있겠다" 싶어져요. 그러다 경준한테 너무하다 싶으면 다시 얄미워지고. 읽는 내내 마음이 두 사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이게 다 심리 묘사가 촘촘해서예요. 철저히 조은 시선으로만 흘러가거든요. 학창 시절 회상을 현재와 교차해 보여 주는 구성도 마음에 들었어요. 경준이 언제부터 조은을 좋아했는지, 조은이 방과 후 교실에서 처음으로 경준을 잘생겼다고 인지한 순간이 자연스럽게 깔립니다. 경준이 "사람은 없어져도 귀금속은 영원히 남는다"며 커플링을 맞추는 장면도 그래요. 가볍게 보면 다정한 이벤트지만, 사라지지 않을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읽으면 이 사람도 나름의 불안이 있구나 싶어집니다. 경준의 집이 차미영 여사가 한 상 가득 차려 내고 "맏며느릿감" 같은 농담이 오가는 북적북적한 집이라면, 조은의 집은 엄마와 단둘에 그마저도 자주 비어 썰렁해요. 이 대비를 보면 조은에게 경준이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태어나 처음 가져 보는 안정감 그 자체라는 게 와닿습니다. 후반에 조은이 엄마에게 처음으로 아빠가 보고 싶었다고 털어놓고, 엄마가 "너는 아빠를 좋아해도 된다"고 말해 주는 장면은 연애 못지않게 마음에 남아요. 문장도 술술 읽혀요. 화려한 묘사로 승부하기보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사 안에 긴장감을 실어 두는 쪽이라, 대화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 읽고 나면 이건 사랑을 못 믿는 사람이 사랑을 믿게 되는 이야기예요. 조은은 떠나는 장면만 너무 일찍 배워서 늘 등 돌릴 준비부터 하고 살던 애였는데, 몇 번을 밀어내도 끝내 곁에 남아 준 한 사람 덕분에 처음으로 먼저 등 돌리지 않기로 해요. 마지막에 경준이 하는 약속이 있어요. 네가 너를 미워할 때든 좋아할 때든 항상 옆에서 계속 좋아하겠다는. 거창한 영원의 맹세가 아니라 겁이 나도 같이 걷자는 정도의 말인데, 이 두 사람한테는 그게 딱 맞는 크기 같았어요. 끝에 가서 "사랑은 상처가 없는 사람에게 오는 게 아니었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상처를 다 들킨 뒤에도 끝내 곁에 남아 준 사람한테 사랑이 온다는 그 말이 한참 남더라고요. 비주류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다 읽고 나면 어딘가 비뚤어진 이 연애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잔잔한 청춘물이에요. 사실 누가 정한 주류와 비주류일까요. 내가 좋으면 그게 주류죠. 두 사람의 연애도 딱 그런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그래서 비주류여도 괜찮았어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로설에서 정말 익숙한 소재잖아요? 그래서 자칫하면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달홍시 작가님의 <비주류 연애사>는 달랐습니다. 익숙한 소재인데도 감정선을 정말 섬세하게 쌓아 올리셔서 읽는 내내 과몰입하게 되더라고요. 13년 지기 소꿉친구라니... 이 설정부터 이미 맛집 아닙니까? 연애만 했다 하면 똥차를 수집하는 조은이도 짠했지만, 13년 동안 친구라는 이름 뒤에 마음을 숨기고 기다려 온 길경준을 보면서는 마음이 더 쓰였어요. 아니 경준아...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버틴 거니! 제대하자마자 "나 너 좋아해. 조은. 친구가 아니라 여자로서." 이 한마디를 던지는 순간부터 제 심장도 같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로만 알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면 그건 게임 끝난 거 아닌가요? 😆 무엇보다 좋았던 건 경준이의 다정함이었어요. 무작정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상처가 있는 조은이의 속도에 맞춰 다가가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고요. "내 기준은 너잖아." 이 대사는 정말 심쿵 그 자체였습니다. 다정한데 직진이고, 직진인데 배려까지 해. 경준아... 너 너무 유죄다. 단순히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조은이의 단단한 철벽이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도 억지스럽지 않아서 더 몰입하게 됐고요. 그리고 달홍시 작가님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필력이 이번 작품에서도 제대로 빛났다고 생각합니다. 과하지 않은데 설레고, 잔잔한데 계속 다음 장을 넘기게 되는 힘이 있었어요. 오랜 친구가 남자로 보이는 순간의 짜릿함, 여주 한정 다정함을 장착한 순정 직진남의 매력을 좋아하신다면 <비주류 연애사>는 분명 만족하실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13년의 짝사랑이 사랑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좋은 작품 써 주신 달홍시 작가님, 감사합니다. ❤️
아직 2권 읽는 중인데, 주인공 둘 다 성격이 좀 별로예요. 남주는 여주 그렇게 오래 좋어했으면서 감정조절에 취약하고 여주는 여우도 아닌 것이 자꾸 혼자 밀당하고;; 본인 감정을 왜이렇게 숨겨요? 일단 2권 마저 읽어볼게요
《비주류 연애사》는 처음엔 흔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막상 읽어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이보다는 상처를 가진 두 청춘이 서로를 통해 성장해 가는 이야기며, 특히 여주인공인 조은의 내적 성장통을 나열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 초반의 조은은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녀의 성장환경으로 말미암아 누군가에게 온전히 마음을 드러내 보이고 준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릴 때 아빠가 집을 떠나간 과정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커다란 상처로 자리했고,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이가 바로 길경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으며, 주는 순간 지레 짐작으로 상처받을 거라 생각하여 먼저 거리를 둡니다. 그녀에게 연애란 설렘보다 불안이 더 큰 요소로 자리합니다. 그렇기에 "13년 동안 좋아했다."라는 경준의 고백에도 그녀는 쉽게 마음을 열지 못 해요. 경준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잃을 순간을 두려워합니다. 만약 연인이 되었다가 헤어진다면 지금의 관계마저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은을 계속 망설이게 하는 거예요. 조은을 회피형이라 하는 게 아마 이 부분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망설임의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해 상대방인 길경준을 비롯, 읽는 이마저 시험에 드는 기분을 느끼게 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도망만 치기 급급했던 조은도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달라진 면모를 보입니다. 늘 당연하게 여겼던 경준의 존재가 특별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거죠. 그것은 다름 아닌,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와는 다른 편안함, 자신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는 시선, 아무 말 없이도 곁을 지켜 주는 다정함이 점점 마음에 스며듭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녀는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경준을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이렇듯 진짜 변화는 사랑을 인정하는 순간보다 사랑을 인정한 그 이후에 찾아오곤 합니다. 조은은 경준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자신 역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늘 상처받을 준비만 하며 살아왔던 사람이 누군가의 진심을 믿게 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하죠. 그래서 후반부의 조은은 단순히 연애를 시작한 것이 아니고 자신을 괴롭혀왔던 두려움과 불안을 조금씩 극복해 낸 자기 성장의 과정으로 봐야 함이 옳습니다. 개인적으로, 극 초반 실패한 연애만 하면서 자신보다는 상대에게 그 이유를 돌리기 위해 먼저 기대를 하다 거듭 실망을 하는 조은의 모습에서는 과거 나 자신이 상대방에게 '100'점 만점의 점수를 부여하고 차츰 점수를 깎여나가는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고요. 상처받는 게 두려운 조은이 도망치고 또 도망쳐도 길경준이 묵묵히 인내하고 또 인내하는 부분에서는 순정남의 진면목과 함께 과거 연애로 인해 받았던 상처가 대리 치유되는 걸 느꼈답니다. 얼마 전 어릴 때 상처 때문에 회피형으로 자랐어도 단 한 명의 안전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면, 회피형도 얼마든지 획득된 안정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성인 애착유형 이론을 접한 적이 있어요. 이를 보는 순간 아 이건 «비주류 연애사» 얘기구나 싶더군요. 하여, 원 앤 온리 순정남이 취향이라면 꼭 이 작품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습니다.
어릴적엔 어딘가 결핍이 있던 경준을 은이가 따뜻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치유해줬고 그 후엔 사랑을 두려워하는 은이를 경준의 뜨거운 사랑으로 녹였다 오랜 친구에게 연인으로 가는 과도기에서 겪는 간극에 대한 문제, 20대 초반 연애에서 겪는 서툰마음의 문제들을 서로 싸워가고 화해하며 결국은 맞춰나가는 과정들이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였다 서로를 모두 내보인 은이와 경준은 끝내 서로의 곁에 남았으며 이상적인 연애는 아닐지라도 비주류의 연애일지라도 함께 함으로서 행복해질 것이다
지독한 회피형이 사랑을 직시하기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뭔가 해결되지못한 아쉬움이 있는 결말이네요.
여주가..별로여서..휴..읽덮ㅜㅜ......
달홍시님 <낭만적 사랑의 부재>를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작품도 매력있네요. 경준이의 군대가 터닝포인트였어요. 남사친 제대하고 눈 돌아서 직진하는 거 클리셰지만 이 맛에 보는 거죠ㅋㅋ 여기 맛집입니다. 대사 치는데 내가 괜히 설레고 ㅋㅋ 조은이가 똥차 콜렉터라 더 대비됐던거 같아요. 여주가 상처받은게 받아서 철벽 치지만 남주가 진짜 여우 조신 직진남의 표본이에요. “내 기준은 너잖아." 조은 맞춤형으로 들이대는데 솔직히 이걸 어떻게 버틸까싶고ㅋㅋ 조은이 멘탈 흔들리다가 결국 먼저 도발 할 때 그때 텐션감이 미쳤고 짱잼입니다. 남주 겉으론 다정 대형견이지만 갭차이 미쳤고ㅋㅋ 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는 그 특유의 간질간질함과 텐션 터지는 캠퍼스물 좋아하는 분들! 어서 달리세요. 딱 이 여름에 읽으면 재밌는 글입니다. 무엇보다 남여주 관계성이랑 텐션감이 너무 제 스타일. 그동안 남사친물 많이 봤지만 또다른 맛이 있는 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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