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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기적을 만났습니다 상세페이지

학교에서 기적을 만났습니다

  • 관심 0
소장
전자책 정가
16,000원
판매가
16,000원
출간 정보
  • 2023.10.18 전자책 출간
  • 2022.09.15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162 쪽
  • 5.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30821054
ECN
-
학교에서 기적을 만났습니다

작품 소개

학교가 지옥이고, 입시 감옥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 그렇지만 김애란 시에 나오는 또 다른 우리는 학교는 ‘기적’을 찾고 있어. “보고 싶다. 학교 와라” 이 한마디의 부름에 우리는 완전 해방이야. “쌤, 저 지금 가요!”(「지금 가요」) 하고 힘껏 뛰어가는 우리. 우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우울증」)이 절대 아니었다니까.

“잘하고 있어.”

“다 잘될 거야.”

이 한마디에, 우리는 기적이란 번갯불에 내리꽂히는 불덩이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다니는 우리의 방황과 질주. 그 속에서도 ‘쌤’의 위로는 언제나 마음의 피난처야. 그러니까 학교에서 기적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그렇지? (중략)

김애란 시는 우릴 뜨겁게 해. 아무리 비좁은 방, 창문 없는 방이라도, 이처럼 따뜻하고 눈물이 가득한, 뜨거운 시는 퍽 오래간만이야. 몇 번이고 읽고 되뇌고, 나도 모르게 또 읽고 있어. 김애란 시인을 만나면 꼭 말하고 싶어. “이 시집에는 또 다른 나의 한쪽이 있어요”.라고.

김애란 시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독백을 듣게 돼. 가끔 가끔 시집을 펼치면, 우리를 위로해 주는 시인의 따뜻한 눈을 만나게 돼.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아픔과 아픔이 서로 이어지려고 해. 그러다가 피식, 함께 웃어 줄 것만 같은 시들이 가득이야. 학교와 사회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내야 하는 청소년들. 우리는 서로 닮은꼴이야.

우리는 함께 학교에서 일어날 ‘기적’을 꿈꾸고 있어, 그치? 우리, 거창한 이야기 하지 말자고. 비루하고 비참한 인생 이야기는 마치 어른들 세계의 전유물인 것처럼 떠들지만, 꽃잎처럼 섬세한, 꿀물처럼 달콤한, 꽃봉오리 속 세계에도 얼마나 깊은 아픔이 꿈틀거리고 있는지, 그걸 어른들은 알까?

우리의 삶은 디테일 그 자체야. 청소년기를 지나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지. 마치 씨줄 날줄이 교차하며 조밀하게 짜인 직조물처럼. 그렇지만 직조물은 조그만 불씨에도 너무나 가볍게 구멍이 나거나 후룩 타 버릴지 몰라. 그런 두려움의 곡예를 우리는 늘 상상하지. 그럴 때 우리의 쌤은 「스프링클러」에서처럼,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 줄 거야.

- 장정희(아동문학가·방정환연구소장) 작품 해설 중에서







■ 시집 속으로



고시원에서 창문 달기


우리 몸에 눈이 없다면 어떨까요?

답답할 거예요, 그죠?



내가 사는 고시원엔 창문이 없어요

창문은 방의 눈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죠



아저씨, 왜 창문이 없어요?

창문 있는 방은 오만 원 더 비싸

당연히 오만 원 싼 방을 선택했죠 난



알아요 벽을 뚫어 창문을 낼 순 없죠

대신 창문을 하나 그려 넣기로 했어요



사각형의 하늘에 뭉게구름도 띄우고

새도 날리고 분홍 커튼도 달았죠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창문

닫히지 않는 창문을 통해

나는 매일 하늘을 봐요





복숭아 향기


농업과 애들이 가꾸는 복숭아밭

전교생이 복숭아 따기 대회 해서

집에도 가져가고 팔기도 하는 복숭아



우리가 꽃 피우고 꽃 따 주고

열매 솎아 주고 봉지 씌워 준 복숭아



현장 실습 나가기 며칠 전에

우리 반 애들 다 모여

‘나의 꿈’ 엽서에 써서

나무 상자에 넣고 복숭아밭에 묻었다

십 년 뒤 오늘 와서 캐 보자고



복숭아나무야, 우리들 꿈을 지켜 줘!

담임 쌤이 복숭아나무 보고 말했다

우리도 따라했다



그날 복숭아나무가 해 준 대답

지금껏 코끝에 맴돈다

우리 반 애들 그리울 때마다

그 대답 아련히 피어오른다

향긋한 복숭아 향기





내 인생에 기적


초특급 말썽 피운 날

담임이 내 앞에 백지를 내민다

내 인생에 기적을 찾아 쓰란다



밑바닥 내 인생에 무슨 기적이 있겠나

백지를 보는 내 얼굴이 굳어진다

많이 춥구나?

담임이 목도리를 벗어 내 목에 둘러 준다



목이 따뜻해지면서 불현듯

내가 이 선생님을 만난 게 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중략)



덧붙여 쓴다

내가 걷고 뛰고 달리고

손 흔들어 인사하고 웃고

밥 먹고 똥 누고 오줌 누고

옷 입고 신발 신고

가방 메고 핸드폰하고

축구하고 썸타고 알바하고

공부하고 책 읽고 음악 듣고

그리운 엄마가 있는 것도……

쓰다 보니 어느새

모든 게 다 기적이 된다





기침이 난다


공부만 시키는 학교 다니기 싫다

선생님 설명 못 알아듣겠다

재미없다

엎어진다

잔다



공부만 관심 있는 부모님

내 마음 관심 없고

성적만 물어보신다

차라리 성적 올리는 기계를 낳지



이따금

운동장 다섯 바퀴쯤 돈 것같이

심장이 두근거린다

가슴이 답답하다



콜록콜록 기침이 난다

멈추지 않는다

죽을 것 같다



담임 처방대로 해 본다

내 오른손을 쌤 손으로 생각하고

왼손을 꼭 잡는다

숨을 천천히 들이쉰다

천천히 내쉰다

좀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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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애란 청소년시집, <학교에서 기적을 만났습니다>|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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