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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 상세페이지

주역(周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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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재 출판
셀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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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전자책 정가
60,000원
판매가
60,000원
출간 정보
  • 2026.01.20 전자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PDF
  • 1374 쪽
  • 78.9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94677765
UCI
-
주역(周易)

작품 소개

공자가 ≪論語≫(述而)에서 “加我數年, 五十以學≪易≫, 可以無大過矣”라 한 말이 있다. 여기서 “五十以學≪易≫”의 ‘五十’은 ‘卒’가 잘못 전해져 오류가 난 것으로 “나에게 몇 년 만 더 시간을 빌려주어 ≪주역≫ 공부를 마치게 해 준다면 큰 허물은 없을 텐데”의 뜻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공자보다 꽤 몇 년째 더 살고 있다. 의술이 발달한 현대에 태어난 것이 고맙고, 게다가 공자가 그토록 더 하고 싶어했던 공부도 지속하고 있다. ≪莊子≫에 “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라 하였는데, 유한한 生에 무한한 知를 가지고 씨름한다는 것도 아주 행복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동안 살면서 허물없이 살았는가? 아니 지금 잘못 살고 있지는 않은가?
춘추시대 거백옥(蘧伯玉)은 “일흔이 되어서야 예순아홉까지 잘못 살았음을 알았도다”(未知今之所謂是之非五十九非也. ≪莊子≫則陽)라고 하였다. 이는 물론 지난날 ‘是’로 여기고 있는 것이 ‘非’일 수도 있다는 논증을 위한 예이겠지만 ‘七十化’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리라.

그런데 공자는 ≪周易≫ 공부를 “可以無大過”라 하였으니, 그렇다면 ≪역≫은 ‘큰 허물이 없도록 일러주는 책’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史記≫(孔子世家)에도 “孔子晩而喜≪易≫, 序․彖․繫․象․說卦․文言. 讀≪易≫, 韋編三絶. 曰: 「假我數年, 若是, 我於≪易≫則彬彬矣.」”라 하여 ‘나에게 있어서의 ≪역≫이란 빈빈(彬彬)하게 해 주는 것’이라 하였고, <십익(十翼)>을 찬술하며 죽간(竹簡)을 꿴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읽고 또 읽었던 것이리라.

어린 시절 고향 산촌은 順興 安氏 집성촌이었고, 그 때문에 순흥의 紹修書院이 왜 세워졌는지, 安珦이 무엇을 했던 先儒인지도 대충 알게 되었다. 나아가 그곳은 마침 丹陽 禹氏의 得姓地여서 禹倬이라는 분이 고려 때 처음 ≪주역≫(周易傳義大全)을 동쪽 우리나라로 가지고 와서 호를 ‘易東’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들으며 자랐고, 아울러 그의 ‘ᄒᆞᆫ 손에 막대 쥐고 ᄯᅩ ᄒᆞᆫ 손에 가싀 쥐고’와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 듯 불어 간데 없네’의 탄로가(歎老歌) 시조 2수는 쉽게 외웠으며, 또한 退溪 李滉선생이 군수를 지냈던 곳으로 유적과 일화도 남아있어 朝鮮儒學이 어떻다는 이야기도 어렴풋이 들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 뒤 서울로 와서 여러 공부를 하던 중 ≪주역≫을 접하게 된 것은 유학가기 전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상도동을 찾아가서 이종술(李宗述) 선생이라는 분에게 ≪周易傳義大全≫을 듣기 시작하면서였다. 그런데 사실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고, 도대체 세상에 이런 책이 왜 있는지, 또 왜 이런 책에 매달려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들었다. 더구나 띄어쓰기도 없이 잔글씨로 빽빽한 그 책은 우선 문자 해석부터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내용은 더더구나 완전히 뜬구름 잡는 황당한 것이었다. 아니 황당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서사(敍事)라면 ≪山海經≫처럼 ‘百不一眞’(백 가지 중 하나도 진짜는 없음)의 상상력을 편 것이라 치부하면 그만이었지만 온통 현학적(衒學的, 玄學的)으로 앞뒤 연결이 되지 않는 말들이었다. 나는 그때마다 물끄러미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우리말이 이렇게 어려운가? 선생님은 어쩌면 저렇게 말을 이어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시간을 삭여갈 뿐이었다.

뒤에 다시 우전(雨田) 선생에게 방간본(坊間本) 원본집주(原本集註) ≪주역≫을 듣게 되었다. 그 책은 그나마 현토(懸吐)가 있고 초보적인 옛 언해식(諺解式) 해석이 있어 어렴풋이 짐작은 갔지만, 그래도 역시 격화소양(隔靴搔癢)이었다.
그래서 우선 팔괘(八卦)부터 외워야겠다고 여겨 표를 만들어 벽에 붙여놓고 대들었다. 그리고 64괘도 ‘乾坤屯蒙, 需訟師比 ……’하면서 중얼거렸다. 그렇게 꽤 많은 괘를 들었지만 내게는 선뜻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전공 수업 시간에 ≪烈女春香守節歌≫에서 李夢龍이 成春香의 추천(鞦韆) 모습에 반하고 돌아와 마음을 다잡고 공부한답시고 이것저것 첫 구절만 뒤적이다가 “≪周易≫을 익난듸, 「元은 亨코 利코 貞코」, 춘향이 코, ᄯᅡᆨ딘 코, 조코 하니라. 그 글도 못 익것다”라고 하여, 현토의 ‘코’자에 걸려 춘향이 코를 떠올린 이도령의 인간다움이 연상되어 안쓰러웠다.

그리고는 유학을 떠났고 돌아와 대학에서 교학(敎學)에 매몰된 채 古典 譯注에 매달려 긴 세월을 보내면서 ≪주역≫이란 그런 책이려니 하다가, 이제 그만 훌쩍 ‘從心所欲, 不踰矩’의 나이가 되고 말았다.
마침 몇 년 전 중국 고대 殷(商)나라 도읍지 河南 安陽市 湯陰縣에 있는 유리성(羑里城, 牖里城)을 방문하게 되었다. 바로 文王(姬昌)이 殷紂에 의해 갇혔던 감옥이 있었으며, 문왕은 갇혀 있는 동안 ≪易≫을 연찬(演纂)하였다는 기록이 ≪史記≫(殷本紀)에 실려 있는 곳이다. 과연 꽤 크게 조성된 부지에 그 상황을 밀랍(蜜蠟)으로 모습을 만들어 놓았고, 그 뒤에는 시초(蓍草)라고 안내 말뚝이 세워진 밭이 있었다. 시초를 처음 보았다. 마치 쑥대 같기도 한 이 풀줄기가 그토록 점(筮)치는 데에 사용되었다니, 그저 상상에 젖을 뿐 어떻게 점을 쳤는지는 머릿속에 재구성이 되지 않았다.
돌아와 그동안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에 ≪주역≫은 끝내 덤벼볼 자신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것이라 던져두고 다른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책들에 매달려 온 힘을 쏟아 이제 諸子百家의 대충 섭렵해 본 셈은 되었다.
특히 四書와 ≪시경≫, ≪서경≫까지 마쳤는데 ≪주역≫만은 손을 대지 않아 못내 아쉬워 옛날 배우던 책을 꺼내어 먼지를 털고 뒤적여 보았더니, 젊던 날의 내 서툰 필체로 받아 적은 구절들이 그대로 잠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에 정이(程頤)의 ≪易傳≫과 주희(朱熹)의 ≪易本義≫를 묶어 명(明)나라 때 호광(胡廣) 등이 편찬한 것을 조선 시대 장서각(藏書閣)에서 찍어낸 판본, 그 ≪주역전의대전≫을 펼쳐놓고 서지(書誌)부터 체례, 용어, 구성 등을 참고문헌을 있는 대로 찾아 정리하여보았다.
나아가 조선 시대 우리 선조들의 ≪周易諺解≫에는 어떻게 풀었는가도 살펴보았다. 역시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비문(非文)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도 어쩌랴! ‘기왕에 벌려놓은 춤’(旣張之舞)인데, 다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상수학(象數學)을 모은 당(唐) 이정조(李鼎祚)의 ≪周易集解≫까지 더 보태어 구절마다 묶어보았다.
이리하여 드디어 역주를 마치기는 하였다.
그러나 솔직히 내가 ≪주역≫을 조금이라도 알기에 이 작업을 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나아가 이 엄청난 양을 정리했으니 ≪주역≫을 통달한 것이 아닌가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문(入門)도 하지 못하였다.

≪論語≫(子張篇)에 “賜之牆也及肩, 窺見室家之好. 夫子之牆數仞,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나 자사의 집 담장은 그 높이가 어깨 정도밖에 되지 않아 집 안에 있는 좋은 물건이 무엇인지 다 들여다보인다. 그러나 공자의 담장은 몇 길이나 되어 그 문을 통해 직접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그 집 안 종묘의 아름다움과 온갖 관료의 풍부함을 볼 수가 없다)라 하였다.
나는 자사(子賜)의 어깨 높이만큼 낮은 담장 너머도 보지 못하였는데, 어찌 공자의 그 높은 집 대문으로 들어섰겠는가? 불입오당(不入奧堂)이다. 즉 升堂은 물론 入室도 아직 못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점치는 책’(卜筮書), 혹은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는 책’(秘訣書)으로 여긴 것이 아니라, ‘마음 다잡는 책’, ‘나를 닦고 욕심을 내려놓는 책’(修養書)으로 여겨 몇 년을 편한 마음으로 작업해온 것일 뿐이다.
“過去事明如鏡, 未來事暗似漆”이라 하였으니 나 같은 범인이 어찌 未來事를 점쳐서 알 수 있겠는가?
다만 “虎尾春冰寄此身”이니, 그저 조심하며 삼가며, 하늘과 땅에 부끄러운 일 하지 않도록 ‘毋不敬’을 다짐하며 살라고 일러주는 책이 이 ≪주역≫이 아닌가 여길 뿐이다. 혹 이 책으로 공부하는 자가 있다면 사교(賜敎)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몇 년 전 이미 출간하였다.
한정판이었고, 판로도 넓지 않아 아마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시간이 흘러 더 내어야겠다고, 일부 고쳐야 할 곳도 자꾸 눈에 띄어 안쓰러워하던 차에 삼호재(三乎齋) 박노일(朴魯一) 대표가 나의 총서 전자책(종이책)을 내면서 함께 넣을 것이니 다시 修訂을 해서 원고를 넘겨줄 것을 제의하였다. 이에 내 畢生의 작업에 그래도 함께하게 된 것은 아마 하늘의 뜻이 아닌가 하여 고맙게 마무리를 하였다.

2025 乙巳년 몹시 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仲秋節을 맞으며
茁浦 林東錫이 負郭齋에서 일부 고쳐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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