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서울대학교와 구미의 전자기술연구소KIET(현재 ETRI로 통합) 사이에 처음으로 TCP/IP 네트워크가 구성됐다. 그 후로 30년이 흘렀다. 한국의 인터넷을 개발했던 개척자들 대부분은 여전히 각 분야에서 미래 인터넷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이제 곧 일선에서 물러날 사람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기록을 미룬다면 우리나라 인터넷에 관한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구상이 물거품이 될 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에 ‘한국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이 책은 한국의 인터넷이 태동한 20세기 마지막 20년의 역사를 추적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터넷 환경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밝히기 위해서다. 1980년대 국내에 인터넷의 싹을 뿌리고 1990년대 대중적인 인터넷 환경을 만든 주인공들이 작성한 과거 기록을 수집하고, 그들을 만나 당시의 생생한 이야기도 들었다. 거기에 더해 메일링 리스트와 워크샵을 통한 토론을 거쳐 최종 원고를 완성했다.
이미 국내에는 인터넷의 역사를 다룬 책들이 여럿 출간되어 있다. 그러나 인터넷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이 직접 나서 인터넷 역사의 주요 장면마다 내려졌던 선택과 판단의 의미, 그것을 둘러싼 환경적 변수가 어떠했는지 밝힌 내용을 정리한 책은 없었다. 한국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가 출발한 또 하나의 이유였다.
이 책은 지금 인터넷을 가장 왕성하게 사용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20~30년 전 그 때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으로 인터넷 개발에 참여했는지, 어떤 철학과 가치관이 지금의 인터넷을 만들게 됐는지 전해주고 싶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세대, 그래서 결국 미래 인터넷의 방향을 좌우하게 될 지금 젊은이들에게 말이다.
<추천사>
우리나라 인터넷 선구자들이 밟아 온 길을 함께 걸으며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 보는 것만큼 흥미진진한 일은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선택과 판단을 했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되새겨 보는 일이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소중한 기억들은 우리 미래를 위하여 지금 어떤 선택과 판단이 필요한지 차분하게 알려줄 것이다..
- 윤종수 변호사 크리에이티브커먼즈코리아 이사
인터넷의 힘은 민간의 자율적인 문화이다. 이 책은 한국 인터넷의 역사를, 그것을 주도한 민간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정리했다는데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한국의 선도적 기술자들이 어떻게 아시아 최초로 인터넷을 시작하고 한국에 인터넷의 기술과 문화의 초석을 다지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는지, 그런 열정으로 어떻게 기간통신 사업자와 정부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어 우리나라가 인터넷 최강국이 되는 길을 열었는지를 알아 볼 수 았는 소중한 기록이다
- 김대영 충남대 교수
인터넷의 태동과 확산은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실험적인 시도들, 네트워크들의 자율적인 연결요청과 협력, 그리고 시장의 확대를 통해 ‘밑으로부터의 혁명’처럼 이루어졌다. 이것은 인터넷망이 국가나 기업의 인위적인 기획이 아니라 자유와 공유의 정신속에서 스스로 발전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인할 수 없는 기록이다..
- 전응휘 오픈넷 이사장, 녹색소비자연대 이사
스노든 사건을 기폭제로 인터넷이라는 ‘절대반지’를 인류 공동체가 어떻게 협치(協治)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각국 이해 당사자들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이런 시점에 맞춰 한국 인터넷의 태동과 진화 과정을 육성 정리한 기록물이 나왔다. 정부와 기업 및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어 갈 한국 인터넷 거버넌스의 인지적 기반이 갖춰지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 한종호 네이버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