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 님의 로맨스 소설>
부모 없이 다섯 자매의 막내인 소국. 언니들의 도움으로 눈이 안보인다는 장애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늦깎이 작곡과 대학생 한 소국은, 무슨 일이든 부딪치고 보는 소국은 아르바이트 삼아 우연히 하게 된 큰 회사의 광고음악 건으로 강 주석을 만나게 된다.
첫만남에서 소국이 장애를 가진 것을 몰랐던 주석은 그녀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그 뒤로 이어지는 만남에서도 주석은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소국에게 자꾸만 상처를 주게 되는데...... 그녀에 대한 자책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주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소국에게 끌리게 된다.
장난 처럼 뱉어낸 연애하잔 말에 주석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무서울 정도로 빠져들게 되고 곧 그녀와의 미래까지 생각하게 되지만 소국은 그와 다른 자신의 처지로 그를 거부하지만 무섭도록 다가오는 주석에게 소국도 어느새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럴 즈음 가까워질 것 만 같던 두 사람에게 함께 하지 못할 이유들이 두 사람 앞을 가로막는데.
부모 없이 다섯 자매의 막내인 소국. 언니들의 도움으로 눈이 안보인다는 장애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늦깎이 작곡과 대학생 한 소국은, 무슨 일이든 부딪치고 보는 소국은 아르바이트 삼아 우연히 하게 된 큰 회사의 광고음악 건으로 강 주석을 만나게 된다.
첫만남에서 소국이 장애를 가진 것을 몰랐던 주석은 그녀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그 뒤로 이어지는 만남에서도 주석은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소국에게 자꾸만 상처를 주게 되는데...... 그녀에 대한 자책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주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소국에게 끌리게 된다.
장난 처럼 뱉어낸 연애하잔 말에 주석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무서울 정도로 빠져들게 되고 곧 그녀와의 미래까지 생각하게 되지만 소국은 그와 다른 자신의 처지로 그를 거부하지만 무섭도록 다가오는 주석에게 소국도 어느새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럴 즈음 가까워질 것 만 같던 두 사람에게 함께 하지 못할 이유들이 두 사람 앞을 가로막는데.
<작가의 말>
평범한 이들에게 있을 수 있는 일상의 일들도 이들에겐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사랑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지만 또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이들의 사랑속 일상이 어떤 이들에겐 다시 올 수 없는 아주 소중한 일상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냐 라며 이렇게 치부해 버릴 일상도 어떤 이들에겐 소중한 기억과 추억임을 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겠지요. 그리고 과거속 소중한 추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겠지요.
아주 평범한 사랑의 일상이지만 그들에겐 소중한 추억이자 사랑입니다.
<작품 중에서>
안함에 미소 지으며 사과하는 소국의 모습에 윤 대리는 얼굴까지 붉히며 괜찮다 안심시켰다. 그녀의 화려한 보라색 선글라스가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향했다. 짙은 보라색의 유리알에 비친 자신의 상기된 모습에 윤 대리는 머쓱해져 서둘러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럼 잠시 손이나 풀고 있을게요. 시간이 되면 알려주세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회의실 안에 울렸다. 자작곡인 듯, 아니면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들으면 잘 모르는 유명한 작곡가의 곡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면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한가? 그들의 생각은 그러했다. 그렇게 회의실 안의 이들은 하루 종일 일로 지치고 땀으로 젖은 몸을 아름다운 선율에 맡겨 버렸다. 의자에 편안히 몸을 묻은 이, 벽에 기대어 서서 꼬아 놓은 발끝 까닥이며 그런대로 박자 맞춰 보는 이, 어떤 이는 아예 두 눈 감고 공연장 가운데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들은 잠시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그렇게 지친 몸을 실어 잠시의 휴식에 잠겨 들었다.
석은 자신의 따가운 질책에도 선글라스를 벗을 생각조차 없는지 당돌하게 마주 하고 선 이 여자를 다신보고 싶지도 않다는 듯 시선조차 주지 않고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구차하게 변명이나 애걸 따위는 취미 없는데 어쩐다?”
조롱기 가득한 그의 목소리에도 여자는 그 고운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쪽도 예의 없기는 싸가지가 울고 가겠네요. 팀장이라 했나요? 사람 다루는 솜씨로 보니 그 자리 오래 꾀 차고 있으려면 돈 꽤나 밀어대야 될 것 같은데…….”
소국이 앉은 자리에서 몸을 숙여 바닥에 내려 두었던 무지개 색 손 뜨게 가방을 들었다. 장미가 솜씨 자랑하며 몇날 며칠에 걸려 만든 작품이었다. 여자는 색을 알아야 한다던가? 그리고 소국에겐 화려한 색이 어울린다고 가지가지 색의 실을 엮어 만들어준 가방이었다. 비로 젖어 버려 후줄근하게 쳐져 버린 가방은 소국의 무거운 마음만큼이나 무거워져 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 소국은 좀처럼 움직여 질 것 같지 않은 발을 들어 조심스레 걸음을 떼어 놓았다.
“도와 드릴까요?”
소국이 윤 대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얼굴을 돌려 웃어 보이며 그의 호의를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내 보내! 아가씨, 이쪽에선 일 하기 힘들 것 같군.”
“후후, 일 하고 안하고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는 것 아닌가요? 제 곡에 대한 평가라면 얼마든지요. 하지만 그 외에 저 개인에 대한 평이라면 그쪽에게선 듣고 싶지 않네요. 그쪽이 말한 결과……제 곡에 대한 평가인가요? 그럴 만한 실력, 있으세요?”
주석은 소국의 차분한 목소리에서 그가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충분한 조롱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올라간 입 꼬리로 보아 그녀의 감춰진 두 눈은 그를 한껏 비웃고 있음 또한 분명했다. 하지만 그가 깊이를 알 수 없는 소국의 두 눈을 본다면 그곳에 담긴 것이 조롱이나 비웃음 따위가 아닌 고통임을 알 수 있을 텐데……소국이 자신의 등 뒤로 피아노를 고개 짓 해보였다.
“저 귀여운 덩어리가 피아노란 것 정도는 아시나 모르겠네요.”
소국은 피아노로 왔던 길을 되짚어 보며 조심스럽게 발을 떼어 문이 있을 것 같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제……발, 저 인간 앞에서 넘어지지만 말자. 천천히……그래, 이런 수모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잖아. 나가자, 소국아.’
주석은 당당하면서 절제된 걸음으로 문을 향해,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소국을 바라보며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분노를 느꼈다. 이렇게 비웃음을 당해본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부하 직원들 앞에서의 수모라니……. 이 되먹지도 않은 조그만 여자 따위가!
“뒷일 생각도 않고 혀 놀리는 것 보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군.”
싸늘한 목소리로 내뱉어진 그의 말은 결연하게 마음먹고 내딛었던 소국의 걸음을 멈추게 했고, 직원들의 놀람과 비난이 뒤섞인 신음을 회의실 안으로 퍼져가게 했다.
“팀장님!”
윤 대리의 날카로운 목소리. 윤 대리에게 자신은 괜찮다며 안심시키듯 소국의 손이 올라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후후후, 대단하신 분임에는 틀림없네요. 딩동댕! 정답이에요. 상품으로 뭘 드릴까요?”
소국은 정확하게 주석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걸어가 그의 체취를 느낄 만큼 주석에게 다가가 섰다. 조금 전 하얀 건반 위를 날아오르던 그녀의 길고 여린 손가락이 자신의 보라색 선글라스를 벗었다. 주석의 얼굴 밑으로 다가간 소국은 그가 자신의 솜털까지 살필 수 있을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들어 올렸다. 깊은 우물인가? 아님 반짝거리는 흑요석인가? 하지만 그 아름다운 투명체는 형체를 담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 흔들리고 있었다.
“저 눈에 뵈는 것 없어요.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제 주제를 일깨워 주셔서. 이만 실례할게요. 아, 탈락 연락은 안 해주셔도 되요. 이미 결과는 알고 가니까요. 선물이에요. 이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요?”
소국의 손에 들렸던 선글라스가 허공으로 던져지더니 주석의 얼굴로 날아들어 부딪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