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수렴동 별곡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수렴동 별곡

청어 時人選
소장종이책 정가13,000
전자책 정가50%6,500
판매가6,500
수렴동 별곡 표지 이미지

수렴동 별곡작품 소개

<수렴동 별곡> 설악산 굽이굽이오르며 담아낸 자연과 인생의 노래
풍월(風月) 속에 그린 삶의 이야기


■ 본문 - ‘인사의 말씀’

나는 이렇게 삽니다
- 귀거래사歸去來辭

회색빛 도회지에 반백년 각고풍상
찌들은 쪼막가슴을 차마 못버리고
빛바랜 잠바속에 소중히 감싸안고
시원섭섭 서울떠나 束草로 왔지요

미시령길 울산바위 길마중 반기고
손흔들며 끼룩웃는 하얀 갈매기들
뒤로는 백악설산 앞에는 동해바다
배산임수의 명당일터 내 잘왔도다

이제 뜨끈한 온천물에 몸풀어놓고
청간청풍에 얼룩진 마음을 씻으리
심심골 산채나물 약수는 보약일터
늙그막에 즐거움 더두어 무엇할까

산닮아 듬직하고 바다처럼 넓직한
둥굴둥굴 후덕한 감자바위 이웃들
처음에는 낯설어 머뭇거리던 마음
이제 정들어 딴곳으로 안갈랍니다

그후로 봄하고 여름거쳐 가을되고
눈덮힌 설악산보기를 어언 열두해
미운정 고운정 내고향과 진배없어
生居明堂 속초에서 살다 가렵니다

푸른바다 설악산을 발치끝에 두고
녹초청강 요산요수 두루 즐기면서
눈비바람 산하보며 詩지어 부르고
사계절 오고가는 세월과 살렵니다

나는 이제 이렇게 삽니다

동해바다에 솟는 아침해를 보면서
배산임수 텃밭일궈 옹기종기 사는
두묏골 이웃들과 오며가며 지내니
고향이 별건가요 정들면 고향이죠

딱히 할일없고 시간많은 늙은이라
허허 바다를 보며 이 생각 저 생각
공수래공수거 인생 이만하면 됐지
보통인생이 백점받을 수가 있는가

바람에 실려오는 봄맞으러도 가고
벌거숭이 땡볕여름 훔쳐보러 가고
가을볕살 하얀해변 거닐러도 가고
미역내음 상큼한 겨울바다도 보고

너울너울 춤추는 갈매기의 흰날개
모래밭에 사르르 스며드는 흰거품
수평선 물끝자락 뭉게뭉게 흰구름
새섬에 하얗케 부서지는 너울파도

싱싱 활어횟깜 주막마다 그득한데
늙은 입이라고 어찌 푸대접하나요
향긋한 꽃멍게며 쌉쌀한 해삼한첨
쏘주의 쓴맛을 달디달게 해주지요

어디 술안주에 생선회만 있던가요
단골횟집 아줌마의 푸짐한 손맛에
파도소리 권주가삼고 마시는 술맛
산해진미 수라상도 정말 안부럽죠

나는 또 이렇게 삽니다

설악산이 부르면 열일제치고 가죠
하늘닿은 대청봉도 한해 너댓번씩
만학천봉 청간벽계 쉬엄쉬엄 걸어
철따라 다녀오니 건강도 좋아졌죠

춘삼월 새봄엔 산꽃내음 가득하죠
여름엔 옥류골 청솔바람 시원하죠
가을엔 오색빛 단풍산이 별천지죠
겨울엔 백악설산에 눈구경도 가죠

참새녀석이 방앗간 그냥 지날까요
백담벽수 계곡에 친구와 자리하고
산정기 향짙은 심심골 더덕안주에
사발탁주 한잔하는 청빈낙도 선비

월야선봉 설악은 더놀다 가라더니
술취한 늙은이 처음부터 걱정인가
뒷산그림자 굽은 등밀며 내려오죠
이렇게 설악산을 벗삼고 지냅니다

대청봉 천불동 비선대 오련폭포도
울산바위 권금성 백담사 신흥사도
철마다 새옷입고 놀러오라 부르니
내 어찌 싫다좋다 손사례하오리까

바다와 산사이에 샘솟는 온천물에
고해바다 인생길 숨가쁘게 살아온
어즈버 칠순세월을 따듯히 달래며
밤하늘에 별보며 맘편히 살렵니다

나는 이렇게 살렵니다

세상살이 힘들었던 황혼길 늙은이
서쪽하늘 노을이 아름다운 것처럼
바다보며 산보며 건강하게 살라며
하늘이 노을빛 황혼상을 주었지요

헛되고 헛된 세상욕심을 내려놓고
널푸른 바다처럼 맘열고 살렵니다
저 설악산처럼 듬직하니 살렵니다
청간에 벽계수처럼 맑게 살렵니다

어드레요 여기와 사실래요


■ 본문 - ‘글을 마치고’

책의 모양새를 위해서라도 부끄럽지만 후기 몇 자 올립니다.
첩첩산중 백담벽수 넉넉한 청계골에 앉아 숨 돌리다, 가파른 비알산길 허위단숨 올라 대청봉에 서면 운해바다에 뜬 섬島봉들은 장엄·수려하게 펼쳐진 선경에 취해 춤추는 하늘선녀의 소맷자락이 듯, 하얗게 흐르는 실구름을 희롱하며 산나그네를 반기지요.
웅장하고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 서면 누구나 철인이요 시인이 된다는데, 입 벌려 감탄만하는 벙어리 필자는, “예가 몽유도원이더냐 별천지더냐, 듣던 대로 가히 하늘 아래 선경이로다”하며 말을 잊지요.
오늘도 세상근심을 뒤로 하고 천불골 깊숙이 들어, 청간벽계 청솔바람 마주하고 맑은 여울소리 권주가 삼으며 술잔 기울이다 한결 청정한 마음으로 내려 왔습니다.
청빈낙도 퇴물선비로는 제법 괜찮은 일상일 터, 이 밖에 또 다른 즐거움이 있으니 허허망망 널푸른 동해바다를 보노라면 아옹다옹 천방지축 살아온 산너머 세상이 하찮아 진답니다.
40여 년 가까이 삶의 터로 일하던 회색빛 도회지를 산 너머에 두고, 설악산자락 아침 해 솟는 바닷가 마을 삼수일산三水一山 배산임수의 명당터 속초束草에 둥지 틀고 녹초청강상에 구레벗은 말馬처럼 느림과 여유를 즐기며, 심심파적으로 산과 바다가 말해주는 가사체의 노래도 쓰고 산중일기도 쓰며 지냈지요.
이렇게 지내던 중, 풍우성상의 칠순세월을 살아온 경험과 짜잘한 지혜도 질그릇 같은 삶속에 나름 담겨있으리라 생각하며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 종심從心의 마음으로 그간의 부족한 글을 엮어 시집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시詩를 읽지도 못하는 늙은이가 감히 책을 내다니 싶어 차마 부끄럽습니다.
저는 등단시인도 수필가도 아닌 시에 ‘시’ 자도 모르는 문외한입니다. 등단하라는 몇몇 문학회의 권유도 있었지만, 시인될 자격도 인격도 모자라다 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금쪽같은 젊은 날을 허송세월로 보낸 것이 백번 후회가 되데요.
폐 일언하고 자칫 시인詩人인 양 시를 썼더니 시詩가 아닌 시時가 되기도 하고 설악산을 주마간산으로 본 방랑기 글이 되었지만, 하여간 글 쓰게 된 동기는 이렇습니다. 설악을 찾는 산객들이 한 번쯤은 꼭 다녀가는 필수코스로 내설악의 백담사에서 수렴동과 구곡담 계곡을 거쳐 봉정암과 소청. 대청을 올랐다가 천불동으로 내려온 단풍고운 어느 가을날에 여러분도 잘 아시는 정철 송강松江의 「수렴동 별곡」이 생각났고 나도 한번 써보자며 ‘수렴동 별곡’이라 제목을 달아 「음정」 카페에 올렸지요. 어수선하고 답답하고 부끄러웠으나 여러 회원들의 격려 댓글에 용기를 내어 詩답잖은 글을 올리는 재미에 빠지면서 시에 맞는 그림과 음악으로 멋을 부리기도 했지요.
주제넘은 해석입니다. 시詩의 뜻을 나름 분석해보면, 말씀 언言 변에 절 사 寺 자의 합성글자로서, 절寺에서 스님이 쓰는 말言이 곧 시詩란 뜻? 속세인연을 버리고 깊은 산중에서 수행. 생활하는 스님들에게는 침소봉대나 미사여구의 장황한 말보다는 절제가 기본덕목일 터. 선사들의 법어法語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말이 함축되어 있던가요. 나아가 묵언수행도 있고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성철스님의 법어처럼 산을 물로 보는 것은 비약이고 궤변일 것입니다. 하여튼 내 멋과 운율과 낱말들로 감히 만용을 부렸습니다.
여기 올린 글들은 그간 계절 따라 칠십여 차례 설악산을 넘으면서 보고 느꼈던 정경들과 발치 끝에 둔 바다를 보면서 살아온 세월을 관조도 해본 글로, 손끝에 달린 얕은 어휘력으로 혹, 당구풍월이 되지 않았나 부끄럽습니다. 또한 메일이나 카페에는 배경그림과 음악을 넣어 좋았는데 이렇게 책으로는 어째 멍멍하고 허전하네요. 역시 글이 부족해서인가 봅니다.
그리고 책의 구성과 형식을 갖추고자 시인詩人친구에게 시평詩評을 받으려 했으나 작고 부끄러운 글에 사치이며 짐이라 생각되어, 그간 가입 활동했던 몇몇 카페와 산악회 회원들의 격려댓글을 시평으로 갈음해서 오직 필자의 글로 시집을 채웠습니다.
끝으로 저의 글들을 다듬고 엮어서 『수렴동 별곡』이란 시집으로 태어나게 해주신 청어출판사의 이영철 대표님과 여러 직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그간 격려와 조언을 고맙게 해준, 시인 이수천 동지와 백선기 박사 그리고, 보낸 메일을 늘 재미있게 읽어준 여러 친지와 미국의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동화童話 속에 이야기처럼, 늙은 부부 소원빌라며 별똥별하나 마당을 가로질러 하늘 끝으로 꼬리를 그리며 흐르네요. 아, 벌써 가을인가 봅니다. 아무쪼록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형통과 행운이 있으시기를 축원합니다.

2015 가을밤, 누추삼칸 뜰에서



저자 소개

김인영

1944년, 조용한 시골읍 안성(安城)에서 태어나 대학도 졸업했고, 대한민국의 청년으로 당당히 육군장교로 군복무도 마쳤습니다. 때맞춰 결혼도 하고 회사도 다니며 열심히 살기는 했습니다. 산전수전 칠순세월을 돌아보니 하찮은 인생길이었더군요. 그러나 건강한 나의 모습이기에 쓰다듬고 사랑한답니다. 이제 가정을 이뤄 손자, 손녀도 안겨준 두 아들은 서울로 떠나고, 설악산자락 바닷가 마을 속초(束草)에서 내자와 두런두런 건강하게 살고 있는 필부필부(匹夫匹婦)입니다. 여기 심심풀이로 쓴 작은 글들을 모아 만든 이 시집을 보시고, 시인(詩人)인 양 시(詩)를 쓰며 주접떠는 이런 늙은이도 있구나 웃으시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목차

*인사의 말씀


*산중풍월 山中風月

설악아리랑
수렴동 별곡
울산바위·1
울산바위·2
등선대登仙臺의 바람소리
청산별곡
춘산별곡·1
춘산별곡·2
청대산의 봄
춘풍산객
산중풍월
백호를 만나다
천년주목
백악청송
산중일기·1
산중일기·2
산사의 아침
산사의 여름
산사의 가을
산사의 겨울
암자의 봄
산사일기
내가 부처로 보이느냐
백담사百潭寺에서
낙산사지洛山寺址에서
계조암繼祖庵
부도탑의 염불
텅빈 충만
이 밖에 더두어 무엇하리
산, 바람, 구름 그리고
설악에 눈오시네
단풍설악을 넘다


*한담풍월 閑談風月

귀거래사歸去來辭·1
귀거래사·2
한담풍월閑談風月
미국다녀온 얘기
하늘이여 웃으소서
나팔꽃
자마리의 추억
“영웅”을 들으며
가을 새댁
노인 풍월
창밖의 여자
대포항大浦港
설악야곡
서울의 달
어인 일이고
속초 부르스
산너머로 오라
축복
2011 신묘년의 소망
2012 임신년의 소망
2014 갑오년의 소망
만추일기·1
만추일기·2


*인생풍월 人生風月

노을진 들녘·1
노을진 들녘·2
노을진 들녘·3
칡과 꼬맹이
엄마와 햇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빈 둥지에 가을
가을 연가
겨울 연가
빈山 나그네
인생 풍월
어떤 동행
산중회심山中廻心
하여가何如歌·3
부부일기
세월양반 천천히 갑시다
종이 비행기
제1장 : 그날 그녀는
제2장 : 청춘일기
제3장 : 프랫홈에 눈은 내리는데
제4장 : 겨울안개 江가에는
제5장 : 사랑은 후회하지 않는 것
이유같지 않은 이유
그 해의 여름은
눈은 내리는데
하늘은 알고 있다


*바다풍월 風月

여름바다
아침바다
새섬鳥島
가을바다 길손
소녀의 작은 사랑
영금정의 달밤
그해 여름이후
모정의 바다
가을바다

*글을 마치고


리뷰

구매자 별점

0.0

점수비율
  • 5
  • 4
  • 3
  • 2
  • 1

0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