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는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물음이 공기 중에 떠오를 때, 우리는 그저 미지의 누군가가 답을 주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빙하가 울음처럼 흘러내리고 예고 없는 폭염과 홍수가 일상에 녹아든 이 기묘한 시대에 그 질문은 이제 인류 문명이 스스로를 되묻는 깊은 성찰의 시작점이 된다. 누군가는 분노로, 누군가는 한숨으로 그 책임을 묻는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대위기 앞에서 새 길을 모색하며 삶의 가치를 비집고 올라오는 희망의 빛을 좇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을 품은 채 우리 내면 깊숙이 웅크린 ‘책임’이라는 단어을 조심스레 흔든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눈길을 돌리고 있었던 기후 위기의 본질, 그리고 누구도 완전히 짊어지지 못했던 책임의 조각들을 한 올 한 올 모아 한 편의 장대한 퍼즐을 맞춰간다. 이야기는 인류 문명의 결정적 분기점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산업혁명의 퍼덕이는 불길과 뿜어 오르던 연기를 헤쳐가고, 화석연료와 탄소가 남긴 흔적 위를 걸으면서 각국 정부의 선언과 실제 정책 사이의 거리감까지 예리하게 짚는다. 파리협정, COP 회의 등 화려한 조명 뒤편에 숨은 세계의 이해관계와 갈등, 그리고 얽히고설킨 책임의 주체를 그는 낱낱이 밝혀낸다.
저자는 또 한 번,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는 자본과 기업의 욕망이 어떻게 자연의 숨통을 죄어왔는지에 대한 단단한 현실을 마주한다. 이윤을 향한 집요한 집착이 지구에 어떤 철조망을 감쌌는지 저자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파헤친다. 한편, 늘 곁에 있지만 쉽게 외면해 왔던 일상의 작은 선택—마치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거센 바람이 되듯, 우리의 그 소소함이 어떤 힘과 한계를 지니는지 또한 세심하게 따라간다. 독자들은 어쩔 수 없이 책임과 한탄의 무게를 한없이 느끼게 된다.
허나, 가장 마음에 남는 대목은‘기후 정의’에 대한 집요한 시선이다. 오래된 불평등에 갇힌 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언제나 가장 큰 위험 앞에 놓인 이들의 무거운 침묵. 저자는 그들을 향해 조용히 귀 기울인다. 미디어가 사건을 다루는 방식과 기술이 미래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고루하지 않은 균형감각, 바로 이 모든 것이 혼란 속에서 지혜의 불빛처럼 번져나간다.
저자는 모든 비판과 분석의 끝자락에서 우리 손을 절대로 놓지 않는다. 얽혀 있는 문제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내며 마침내 "공동의 책임, 그리고 행동"이라는 따뜻한 약속을 그는 자연스레 내민다. 그는“우리 모두가 어떻게 함께 이 무게를 함께 떠안겠는가?”라는 살아 있는 울림으로 다시 태어난다.
『기후 위기는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는 우리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자 되새김이다. 그리고 더 밝은 미래로 발을 내디딜 용기를 건네는 생생한 목소리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구와 공존하는 방안,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감을 다시 쓰는 법, 그리고 우리 모두의 오늘을 조금씩 변하게 할 용기를 배운다. 시대를 가로지르는 이 책 앞에서 우리 역시 마음속 잔잔한 떨림을 느낄 것이다.
작가 소개
오경찬은 인류 문명이 걸어온 길을 끈기 있게 추적하고 미래로 나아갈 길을 고뇌하며 지필에 모든 것을 바쳐온, 한 명의 영혼의 탐험가입니다. 그의 여정은 때로는 차가운 데이터 속에서 인류의 비극을 발견하고, 때로는 따뜻한 희망의 언어를 찾아 지구촌 곳곳을 헤맨 구도자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그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이면에 숨겨진 수많은 책임의 실타래들을 들추어 내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본질을 직시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그의 글은 역사적 통찰과 심오한 윤리적 질문으로 가득합니다. 이는 인류의 집단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책임이라는 화두를 가장 명징한 언어로 되살려내 독자 각자의 내면에 던지는 깊은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그는 단 한 문장을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모든 진실이 언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온전히 구현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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