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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상세페이지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

  • 관심 18
출간 정보
  • 2025.05.15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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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15만 자
  • 18.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72132637
ECN
-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작품 정보

■ 책 소개
당신은 ‘왜’ 보수입니까?
당신은 ‘왜’ 진보입니까?
설명하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최강욱 전 의원과 그의 동생 최강혁이 함께 쓴
보수·진보의 역사와 정의, 현재의 쟁점과 시대적 과제까지
남녀 노소 좌우를 모두 아우르는 민주 시민의 필독서

위헌적 계엄과 탄핵, 대통령 파면을 넘어 조기 대선 정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은 다시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간의 치열한 전장이 되었다. 정치와 개혁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다 지금은 잠시 디지털 크리에이터(유튜버)로서 대중과 만나고 있는 최강욱 전 의원. 다양한 매체에서 촌철살인의 정치 평론을 선보이는 그에게 정치학을 전공한 동생 최강혁은 자주 당부했다. “건강한 보수의 성장을 위해서, 누군가는 보수의 가치와 장점을 계속 말해야 한다”고. 지금 우리 사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상대 진영을 향한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어 가는 극단적 대결 구도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최강 형제’는 우리 정치가 갈라치기와 혐오에서 벗어나 화합과 연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에 대해 잘 알아야만 한다고 여겼고,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쉽고 친절한 정치 교양서를 함께 써 보기로 했다. 신간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는 생생한 정치 현장을 온몸으로 겪어 온 정치인이자 법률가인 형 최강욱, 정치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론적 역량으로 무장한 동생 최강혁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이 책에는 보수 성향의 ‘봉수 씨’와 진보 성향의 ‘진봉 씨’라는 50대 동갑내기 가상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의 대비되는 삶의 모습과 가치관은 보수와 진보의 세계관, 정치적 입장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준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 ‘보수와 진보의 위대한 탄생’에서는 ‘보수·진보’ ‘우파·좌파’ 개념이 어떻게 생겨났고 발전해 왔는지를 세계사적 배경, 프랑스혁명의 전개 과정 속에서 살펴본다. 2부 ‘보수와 진보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까’에서는 ‘봉수 씨’와 ‘진봉 씨’가 각 주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다크 나이트〉 〈킹스맨〉 〈기생충〉 〈죽은 시인의 사회〉 〈머니볼〉 〈설국열차〉 〈두 교황〉 등 익숙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해 보수와 진보의 특징과 차이를 보여 준다. 지극히 일상 친화적이고 친절한 스토리텔링이어서 누구나 쉽게 내용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다. 3부 ‘혐오와 배척이 아닌 화합과 연대를 위해’에서는 가난과 빈부 격차, 평등과 복지, 능력주의와 학벌, LGBTQ, 낙태와 사형, 태극기부대와 키세스 시위대, 빈곤층의 보수성 등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들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입장 차이,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세상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는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4부 ‘이상적인 정치의 모델’에서는 이로운 보수의 모델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의로운 진보의 모델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에서 보수와 진보의 개념이 달라진 이유와 함께 진짜 보수정당과 새로운 진보정당 탄생에 대한 저자들의 기대를 이야기한다.
바람직한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각자의 가치관과 정치적 성향 차이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 채 ‘무지성’으로 보수·진보를 지지하거나 배척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자신과 다른 이념적 위치에 있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의 성숙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특히 청소년과 청년처럼 아직 정치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세대에게 보다 균형 잡힌 지식과 시각을 선사한다. 중장년 독자에게는 오래도록 관철해 온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새삼 성찰해 볼 기회, 남들에게 내가 왜 보수(또는 진보)인지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넉넉한 근거를 제공한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의 유래

주변 사람에게 ‘당신은 왜 보수, 혹은 진보냐’라고 물으면 분명한 논리나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보기 싫은 저 정치인이 보수(혹은 진보)라니까 그냥 무턱대고 보수(또는 진보)가 싫은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저자들은 ‘욕할 때 하더라도 서로를 좀 더 알고 나서 욕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수·진보 탄생의 역사적 배경으로부터 본격적인 보수·진보 이야기를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보수주의·진보주의’ ‘우파·좌파’라는 단어는 프랑스혁명 이후에 등장했다. 프랑스혁명은 민중들이 ‘왕이 없는 나라’, 즉 공화국을 선포한 사건이다. 왕이 당연하던 세상을 왕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으로 바꾼 혁명이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는 프랑스혁명 이후에 유럽과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프랑스혁명을 주도한 두 세력은 왕정 폐지와 공화정 실현을 공통의 목표로 삼았지만, 루이 16세 처형 문제를 두고 강하게 대립한다. 국민공회의 의장석에서 바라보는 시점을 기준으로, 부유한 계층을 대표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꾀한 지롱드파가 오른쪽, 서민 계층을 대신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주장한 자코뱅파가 왼쪽에 앉았다. 이때부터 느리고 온건한 변화를 원하는 보수 세력은 우파, 빠르고 과감한 개혁을 원하는 진보 세력은 좌파로 불리게 되었다.
보수와 우파, 진보와 좌파를 완전히 같은 개념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한 시대의 보수와 진보는 세상과 사람과 삶을 대하는 ‘태도’, 변화를 꾀하는 ‘속도’ 등을 기준으로 늘 갈린다. 필요한 사회 변화에 대해 ‘천천히 신중하게 최소한으로’라고 생각하는 쪽이 보수, ‘빠르고 과감하게 전면적으로’라고 말하는 쪽이 진보다. 한편 우파·좌파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대할 것이냐’에 따라 나누는 게 더 바람직하다. 자본주의의 ‘장점’과 사회주의의 ‘단점’ 쪽에 마음이 기운다면 우파, 자본주의의 ‘단점’과 사회주의의 ‘장점’ 쪽에 더 관심이 가면 좌파다.
우리는 생각과 행동, 생각과 생각 사이의 불일치와 모순을 일상에서 흔하게 경험한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역시 그 유래와 정의를 알고 나면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이쪽은 모두 옳고 저쪽은 모두 그르다’라고 구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옳지도 않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보수와 진보는 세상과 현실을 얼마나 다르게 바라볼까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보수는 현재를 ‘과거의 정점’으로 보고 진보는 ‘미래의 출발점’으로 본다. 보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눈앞의 현실에 주목하고, 진보는 현재로부터 시작하여 곧 다가올 미래에 주목한다. 보수의 역할은 기존의 좋은 것들을 잘 지키고 급격한 변화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고, 진보의 역할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고쳐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나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황과 사례를 통해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설명한다. 당신이 한 아이의 부모라고 가정했을 때, 자녀에게 ‘세상은 이런 곳이다’라고 가르치면 보수 성향, ‘세상은 이런 곳이어야 한다’라고 가르치면 진보 성향이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을 말하는 사람들은 주로 보수이고, ‘사람이 그래선 안 되지 않을까’ 하며 이성의 역할을 말하는 사람들은 주로 진보다. 인생에는 올바른 답이 있고 그것을 잘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보수, 살아가며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게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진보다. 현재의 상태가 좋아서 미래도 지금과 같기를 바라는 사람은 보수, 현재의 상태가 불만족스러워서 미래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진보다. 좀 비싸더라도 평생 멋지게 쓰다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튼튼하고 심플한 물건을 선호한다면 보수, 가성비와 디자인이 뛰어나고 매번 새로움과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제품을 선호한다면 진보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이성적인 존재인가’ ‘안정이 우선인가 변화가 우선인가’ ‘시장인가 국가인가’ ‘성장인가 분배인가’ ‘보편적 복지인가 선별적 복지인가’ 등의 주제를 두고 벌이는 봉수 씨와 진봉 씨의 가상 토론은, 보수와 진보의 입장 차이를 더 극명하게 드러낸다. 독자들은 각각의 상황에 자신의 입장이나 가치관을 대입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런 물음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나는 ‘왜’ 스스로를 보수(또는 진보)라고 여겨 왔던 것일까? 내 정치 성향은 ‘정말’ 보수(또는 진보)가 맞을까?


대한민국은 ‘좌우’의 날개로 난다

사람은 타고난 유전적 성향과 삶에서 터득한 경험치를 더해, 특정한 입장과 지향을 갖게 된다. 가치관과 개성의 차이를 놓고 누가 더 우월하거나 올바르다고 말할 수 없다. 보수와 진보 역시 마찬가지다. 보수와 진보는 선악을 나타내는 상징도, 만고불변의 절대적 진리도 아니다. 처한 상황과 배경에 따라 보수와 진보가 언제든 쉽게 자리를 바꾸기도 한다. ‘보수=우파 또는 우익’ ‘진보=좌파 또는 좌익’이라는 도식적 구분도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새는 보수와 진보라는 튼튼한 양 날개가 있어야만 보다 높이, 멀리, 빠르게 날 수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우리는 땅바닥에 곤두박질칠 것이다. 이 책은 시종일관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가 균형 잡힌 토론과 경쟁을 통해 이 세상을 지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 변곡점이었던 분단과 독재는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개념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독재정권 유지를 위한 탄압과 그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공고해진 거대 양당 대결 구도는 보수·진보의 개념과 실체에 대한 오해를 증폭시켰다. 결국 대한민국 사회에서 보수 또는 우파라는 단어는 답답하고 시대에 뒤처진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로, 진보 또는 좌파라는 단어는 거칠고 무책임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오염되었다. 사이비 보수와 사이비 진보가 판을 치는 사이, 결국 보통의 시민들은 이제 자신의 정치적 지향이 사람을 향하는 것인지 가치를 지향하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저자들은 한국사의 질곡 속에서 변질된 보수와 진보라는 단어를 바로 잡으려면, 진짜 보수와 진짜 진보가 무엇이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어떤 것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수와 진보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사람과 세상을 ‘이롭게’ 하는 보수, 사람과 세상을 ‘의롭게’ 하는 진보가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색깔의 정당이 나타나 정책으로 경쟁하는 세상이 어서 오기를 주문하기도 한다. 이 책이 보수와 진보가 서로 만나 소통하고 연대하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내비게이터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추천의 글

이로운 보수는 이제까지 경제적 자유와 그것의 독점적 주체 형성에 관심을 가졌다. 반면 의로운 진보는 정치적 자유와 그것의 집단적 주체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정치는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의사소통적 자유, 곧 사회·문화적 자유와 그것의 상호 주체성에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이 지점에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스스로 사유하도록 가르친다. _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 책의 저자는 의로운 진보를 지향하지만, 내가 아는 한 이로운 보수의 풍모도 갖추고 있다.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은 어떨까? 당신이 진보이든 보수이든, 이웃에게 이로움을 주고, 사회를 더 의롭게 만들고자 한다면 나는 당신과 공존할 수 있다. 부디 이 책이 널리 읽혀, 그런 당신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_정준희, 한양대학교 미디어학과 겸임교수



■ 책 속에서

‘보수는 탐욕으로 망하고, 진보는 위선으로 망한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널리 퍼져 있는 말입니다. 탐욕과 부패는 보수의 가치가 아닙니다. 위선과 분열도 진보의 가치가 아닙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보수와 진보가 진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욕할 때 하더라도 서로를 좀 더 알고 나서 욕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다음으로 봉건제 속의 장원. 장원은 영주가 가진 토지의 범위를 기준으로 하는 하나의 마을 또는 여러 개의 마을을 뜻합니다. 영주라고 하면 뭔가 그럴듯하고 대단해 보이지만 지금의 개념으로 보면 작은 장원을 가진 영주는 시골 이장 정도, 비교적 큰 장원을 가진 영주는 대도시의 구청장 정도입니다. 영화 〈겨울왕국〉(2014)의 엘사가 무려 여왕으로 불리지만, 엘사가 다스리는 아렌델이라는 땅을 보면 그냥 딱 소규모 장원입니다. 잘 봐주면 강남구 압구정동 정도(?)입니다.

프랑스혁명을 체계적으로 주도해 온 가장 강력한 두 세력은 지롱드파와 자코뱅파였습니다. 이 두 세력은 왕정 폐지와 공화정 실현이라는 목표에 대해서는 입장이 같았습니다. 하지만 루이 16세의 처형 문제를 두고 강하게 대립합니다. (중략) 의장석에서 바라보는 시점을 기준으로, 부유한 계층을 대표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는 지롱드파가 오른쪽, 서민 계층을 대신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자코뱅파가 왼쪽에 앉았습니다. 이때부터 느리고 온건한 변화를 원하는 보수 세력은 우파, 빠르고 과감한 개혁을 원하는 진보 세력은 좌파로 불리게 됩니다.

‘나는 늘 보수지만 복지 문제에 한해서는 좌파에 가깝다’라고 말하는 우리나라 정치인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 말을 다시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나는 우리 사회 다른 분야의 변화에는 몹시 신중하게 접근하는 보수가 맞다. 하지만 경제, 특히 복지 문제에 관한 한 신속하고 과감한 국가 차원의 개입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나를 좌파라고 볼 수도 있다. 스웨덴 쫌 괜찮아 보인다.” 이런 뜻입니다. 이 정치인은 본인 말 그대로라면 보수이면서 좌파입니다.

“보수는 현재를 ‘과거의 정점’으로 보고, 진보는 현재를 ‘미래의 출발점’으로 본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니스벳의 분석에서 비롯한) 이 한 문장이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습니다. 보수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눈앞의 현실에 주목합니다. 진보는 현재로부터 시작하여 곧 다가올 미래에 주목합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을 현재에 기대도록 만들지만,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사람은 변화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이런 곳이다’라고 가르치는 부모가 보수, ‘세상은 이런 곳이어야 한다’라고 가르치는 부모는 진보입니다.

배트맨은 언제나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려는 고담시의 영웅입니다. 조커가 인간의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인 본성을 드러내려고 할 때마다 배트맨이 도덕적 원칙과 힘으로 이를 막아섭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고담시 시민들이 도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도덕적 리더십,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의 중요성을 보여 줍니다. 보수는 사회에 극단적인 위협이 있다면 필요 이상의 강력한 조치도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종종 법의 경계를 넘어서는 배트맨의 행동 역시 고담시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정당화됩니다.

결론적으로, 빈부와 선악은 ‘무조건’ 같이 가는 게 아닙니다. 선과 악, 개인의 도덕성은 경제적 상황에 따라 완전히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유한 사람도 선하거나 악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도 선하거나 악할 수 있습니다. 부자들의 부도 그것 자체로 비난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부자라는 것 때문에 막연히 존중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든, 존중받을 일을 했을 때 존중하면 됩니다. 가난 속에서도 훌륭한 도덕성을 유지하는 사람, 부유함 속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한 사람 속에 있는 어떤 본질이 반대의 본질을 완전히 지배하지 못합니다.

부모가 되면서 자신만의 꿈을 잃어버리고 삶의 목표가 자식이 되어 버린 부모. 자기가 못했던 걸 자식이 대신 이뤄 주길 바라는 부모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큰 문제입니다. 현실에서는 운, 환경, 출신배경 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능력주의를 맹신하는 사회는 개인에게 너무 높은 기대치를 부여합니다. 실패가 곧 개인의 무능력과 나태함으로 귀결됩니다. 이런 인식은 개인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불안을 불러일으킵니다. ‘나는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충분히 능력이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 쉴 새 없이 사람을 괴롭힙니다. 끊임없이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고, 개인의 자존감에도 자꾸 조건이 달립니다. 성공하지 못하면, 즉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선에 도달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상대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자들이 문제입니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나쁜 의도를 갖고 생산된 가짜뉴스를 여기저기 퍼 나르게 됩니다. 어디서 들은 가짜뉴스가 썩 그럴싸해 보이고 이걸 남들은 아직 모를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여러 게시판과 카카오톡에 가짜뉴스로 불을 지릅니다. 나만의 멍청함,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멍청함을 뽐내는 반지성주의가 요새 아주 힙합니다. 이것도 개념적으로 정립된 용어가 있습니다. ‘meta‐stupidity(메타 우매성)’라고 합니다. 너무 멍청해서 멍청함 자체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감 있게 계속 멍청한 상태의 멍청함입니다.

독일의 국가이미지는 메르켈 덕분에 말도 못하게 좋아졌습니다. 전 유럽 경제의 핵으로,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포용성으로, 소수인종과 사회적약자에 대한 관대함으로, 메르켈 집권기의 독일은 존경받는 국가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퓰리처상을 받은 저명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메르켈이 있는 지금의 독일이 이 세상 사람들이 본 최고의 독일”이라고 극찬했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메르켈 시대의 정치는 사납지 않았다. 시민들의 생활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넉넉했다’라고 기억합니다. 극단을 배제한 합리적 타협의 정치, 진보의 어젠다(agenda)까지 너른 품에 아우르는 포용과 융합의 정치, 그것이 독일 국민들이 16년 동안 열광한 앙겔라 메르켈의 정치였습니다.

오바마의 결론은 두려움이나 걱정이 아닌 희망이었습니다. 그는 “나는 오늘 밤 무대에서 내려가지만 내가 (대통령직을) 시작했을 때보다 이 나라에 대해 더 희망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희망의 근거는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그는 “이기적이지 않고, 창의적이고, 애국적인 세대가 오고 있습니다. 공평하고 정의롭고 포용적인 미국을 믿는 세대입니다”라며, “여러분은 끊임없는 변화가 미국의 상징임을 알고 있고,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어려운 일을 기꺼이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오바마는 그러면서 “변화를 가져올 나의 능력을 믿지 말고, 여러분 스스로의 능력을 믿으라”라고 충고했습니다. (중략) 끝까지 ‘희망과 변화’를 외친 참으로 멋지고 의로운 진보, 미합중국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이렇게 역사의 무대를 떠났습니다.

빛의 혁명의 주역이 된 우리 시민들부터 앞으로는 특정인의 ‘이미지’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오직 권력욕만 가득 찬 정당에 표를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아니, 그런 정당이 도무지 존재하지 못하도록 지금의 20~30대가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을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여러 정당이 치열하게 토론하고 국회에서 정책으로 대결하는 것. 건설적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선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리고 다듬어 가는 것. 우리 시민들의 의지와 수준에 비추어 보면 결코 과한 희망이 아닙니다.

작가 소개

최강욱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에서 형사법과 형사정책을 전공했다. 학자의 길을 걸으려다 법조인이 되었고, 병역비리와 장성진급비리 수사를 통해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확인하였다. 변호사로 일하며 국방부 불온서적 사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한명숙 총리 사건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권력 앞에 휘어지는 법의 잣대를 목격, 무력감에 가슴을 치는 날이 많았다. 공영방송 감독기관의 이사로 공정언론 회복 과정에 힘을 보탰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미완의 개혁에 대한 책임과 소명을 절감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평생 예상하지 못한 피고인 신분의 국회의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시민이 행복한 나라는 올바른 정치와 포근한 문화 예술이 꽃피는 곳이라 믿으며, 진실이 고통 없이 드러나고 정의가 걱정 없이 승리하는 세상을 꿈꾼다.

최강혁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였다. 대학 시절 학문보다 노래동아리 활동에 진심이었다. 사회에 나와 두 곳의 좋은 직장을 거친 후 ‘작은 세상’을 만들어 보려는 마음으로 창업을 선택해 20여 년간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의 대표로 일했다. 이름이 알려진 형을 둔 덕분에 종종 고초를 겪기도 하지만 그보다 좋은 일이 훨씬 많았고, ‘최강욱의 동생’인 것은 언제나 자랑스러웠다. 어두운 동굴에 몸을 숨긴 채 보고 듣고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한다. 그중 가장 어려운 ‘쓰기’와 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 세상의 복잡하고 어려운 것들을 쉽게 풀어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리뷰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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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익한 책 잘 읽었습니다 책도 잘 쓰시지만 카리스마있게 나랏일 하시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힘든 6개월 도움많이 받았고 응원합니다~

    tot***
    2025.06.11
  • 최강욱의원님 책 잘 읽었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mir***
    2025.06.09
  • 사고하는 인간이 되고 싶어 구입했는데 이 책을 읽기전의 저는 보수와 진보를 막연한 편견으로 구분 지었던 것 같네요. 잘 배웠습니다.

    myl***
    202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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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강주헌)
  • 기울어진 평등 (마이클 샌델, 토마 피케티)
  • 송영길의 선전포고 : 검찰 범죄 카르텔 전체주의 세력에 투쟁을 선포하다! (송영길, 박정우)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함규진)
  • 이재명에 관하여 (김민석)
  •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송영길)
  • 인싸를 죽여라 (앤절라 네이글, 김내훈)
  •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명철)
  •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 (이상헌)
  • 한국이란 무엇인가 (김영민)
  •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김하현)
  • 김기태의 저작권 수업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저작권과 학습윤리 (김기태)
  • 일인칭 가난 (안온)
  • 인간 이재명 (김현정, 김민정)
  • 핸드 투 마우스 (김민수)
  •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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