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집 없는 집 상세페이지

집 없는 집

민음의 시 332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3,000원
전자책 정가
30%↓
9,100원
판매가
9,100원
출간 정보
  • 2025.06.30 전자책 출간
  • 2025.05.09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3.2만 자
  • 7.1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37459351
ECN
-
집 없는 집

작품 정보

■ 안개로 지은 집과 친구
어떤 사물의 마지막 예가 사라지면
그것과 더불어 그 범주도 사라진다는 것을
사랑하는 이의 이름처럼
― 「다크 나이트」에서

『집 없는 집』의 1부는 ‘집’에 대한 꿈같은 형상들로 가득하다. 1부에 모인 시의 제목인 ‘생각의 집’, ‘별들의 집’, ‘겨울의 집’, ‘시간의 집’, ‘늙은 천사의 집’, ‘불빛 환한 집’, ‘희망의 집’ 등이 보여 주듯 『집 없는 집』의 ‘집’은 구체적인 삶의 면면보다 희미하고 추상적인 형상으로 제시된다. 그 형상은 주로 안개나 먼지, 얼음과 흙처럼 부서진 잔해의 이미지로 거듭 그려졌다가 지워지는데, 그래서 여태천의 ‘집’은 차라리 ‘폐허’에 가까워 보인다.
폐허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사람이 떠난 후 오직 시간만이 남은 장소다. 존재했던 모든 것이 시간의 힘으로 흔적조차 사라진 후에 오직 ‘사라졌다는 사실’만이 선명한 곳. 바로 그곳을 여태천의 시는 ‘집’으로 삼는다. 이제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사람과 사물, 사라진 존재들의 ‘집’이다. 그리고 시인은 기꺼이 그 폐허의 일부가 된다. ‘친구’도 소환한다. 친구는 나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 같기도, 속내를 알 수 없는 영원한 타인 같기도, 나보다 나를 잘 아는 나의 영혼 같기도 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친구와 함께 여태천의 시는 점차 폐허가 되어 갈 삶의 모든 순간을 한 걸음 한 걸음 통과한다.

■ 존재보다 구체적인 생활
자식은 아무리 크게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노인이 원망스럽다. 언제고 세상이 답답하지 않은 적 있었을까. 노인도 자식도 저녁이면 악마가 된다. 누구나 일 분이면 악마가 된다.
― 「악마의 생활난」에서

『집 없는 집』에서 폐허를 꿈처럼 거니는 초연함은 1부에서 그친다. 2부부터는 생활의 면면이 구체적인 물성과 냄새로 불현듯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식어 가는 음식, 이발소의 점점 희미해져 가는 간판과 무뎌진 가위, 우산 없이 비를 맞는 이의 젖어 가는 몸은 그 자체로 무섭도록 매정한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는 일상의 장면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속절없이 붙들린다. 육신만큼이나 무겁고 구체적이며 지리멸렬한 먹고사는 일, ‘생활’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생활은 전화벨 소리처럼 불쑥 끼어들어 나를 흔든다. 옆구리를 훅 찌르는 칼처럼 나를 갑자기 붙들고 길을 물어보는 모르는 사람이나, 치매 앓는 부모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느닷없이 지르는 비명처럼. 생활은 우리가 표정을 감출 새도 없이 “누구나 일 분이면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 끝에 16편의 ‘포비아’ 연작 시가 고해성사처럼 이어진다. ‘아침’에 깨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일인용’의 고독을 느낄 때도, ‘가족’과 ‘이웃’에게 부대낄 때도, ‘있음’이라는 자명한 사실과 ‘진심’에도 불안을 느낀다는 것에, 그 무엇으로도 불안을 멈출 수 없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끼며. 시인은 쓴다, 시간의 잔해 같은 ‘기억 곳곳의 어둠’을 들여다보며.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두려움보다 무섭게, 쓴다. 무섭게 쓰는 동안 시인은 “무서움”이 된다. 기억 곳곳의 어둠마저 품는 거대한 ‘집’이 된다.

작가

여태천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71년 4월 25일
학력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학사
경력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 교수
데뷔
2000년 문학사상
수상
2008년 김수영 문학상
2000년 문학사상 신인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집 없는 집 (여태천)
  • 감히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태천)
  • 스윙 (여태천)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민음의 시더보기

  • 반성 (김영승)
  • 오라 거짓 사랑아 (문정희)
  • 삼천갑자 복사빛 (정끝별)
  •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권혁웅)
  • 검은 표범 여인 (문혜진)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
  • 스윙 (여태천)
  • 호텔 타셀의 돼지들 (오은)
  • 시소의 감정 (김지녀)
  • 오페라 미용실 (윤석정)
  • 시차의 눈을 달랜다 (김경주)
  • 몽해항로 (장석주)
  • 마계 (윤의섭)
  • 언니에게 (이영주)
  • 다산의 처녀 (문정희)
  • 타인의 의미 (김행숙)
  • 구관조 씻기기 (황인찬)
  •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김상혁)
  • 입술의 문자 (한세정)
  • 박카스 만세 (박강)

시 베스트더보기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 (신이인)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 생명력 전개 (임승유)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안미옥)
  • 월드 (김종연)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찰스 부코스키, 황소연)
  •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성복)
  •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황인숙)
  • 새 우정을 찾으러 가볼게 (박규현)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신경림)
  • 검은 양 세기 (김종연)
  • 몽상과 거울 (양안다)
  • 우리 없이 빛난 아침 (최현우)
  •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최백규)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