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과 《성경》에 버금가는 《논어》!
공자는 유교의 창시자이고, 《논어論語》는 유교 경전 중에서도 공자의 발자취와 업적을 가장 진실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고전이다. 따라서 《논어》의 가치는 불교의 《불경佛經》과 그리스도교의 《성경聖經》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동양 삼국의 지식인들에게 필독서와 같은 존재이자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경전 중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논어》는 공자가 직접 저술한 것은 아니고, 공자의 여러 제자들이 공자가 세상을 떠난 직후에 그동안 각기 기록한 것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그 편집 시기는 중국 전국 시대(BC 370~BC 310) 초기로 예상되고,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고 나서 유가儒家의 경전을 불태우고 유생을 파묻은 ‘분서갱유焚書坑儒’의 사건으로 인해 《논어》는 공공연하게 민간에 널리 유통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논어》는 모두 20편에 편집되어 있고, 492개의 단문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편명은 <학이學而>, <위정爲政>, <팔일八佾>, <이인里仁>, <공야장公冶長>, <옹야雍也>, <술이述而>, <태백泰伯>, <자한子罕>, <향당鄕黨>, <선진先進>, <안연顔淵>, <자로子路>, <헌문憲問>, <위영공衛靈公>, <계씨季氏>, <양화陽貨>, <미자微子>, <자장子張>, <요왈堯曰> 등인데, 주제와 상관없이 첫 문장의 글자를 편명으로 삼았다. 주 내용은 주로 ‘인仁, 예禮, 중용中庸’ 사상을 기반으로 정치, 윤리, 도덕, 교육, 군자, 수양, 인물평 등 인생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가 당시 생동감이 넘치는 언어로 다뤄져 있다. 하지만 《논어》는 2천5백여 년 전에 공자와 제자들의 언행을 후인들이 그 당시의 언어로 기록하여 편집한 것이라 오늘날의 책처럼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책은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내용을 일곱 가지 주제로 나누고, 번역과 원문을 동시에 수록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많은 선현들은 《논어》를 공부할 때에 가장 효과적인 독서법과 주의해야 할 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먼저 가장 효과적인 독서법은 독자 스스로가 마치 공자와 직접 문답하는 것처럼 몰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송나라 때의 저명한 유학자 정자程子가 제시한 것으로 그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논어》를 읽는 자는 제자들이 성인[공자]에게 질문한 것을 자기의 질문으로 삼고, 성인이 대답하신 것을 오늘날 직접 스스로가 들은 것처럼 여겨라!”
또 《논어》를 읽을 때에 가장 주의할 점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줄 때는 급변하는 시대와 상황, 그리고 사람마다 지닌 재능과 기질에 따라 각기 다른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에 이를 잘 분별하여 종합적으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일한 질문에 완전히 상반된 가르침을 주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제자 자로가 “들으면 곧바로 실행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니, 공자가 “부모 형제가 계신데 어떻게 들었다고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겠느냐?”라고 제지했고, 염유가 동일한 질문을 하니, “들으면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하네!”라고 권장했다. 그때에 공자 곁에 있던 제자 공서화가 “스승님, 자로에게는 ‘들어도 곧바로 실행하지 말라.’고 하시고, 염유에게 ‘들으면 곧바로 실행해야 한다.’고 하시니, 도대체 어느 것이 옳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이때 공자가 이렇게 답변했다. “자로는 성품이 너무 급하니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이고, 염유는 성품이 너무 우유부단하니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가르침은 오늘날의 용어로 설명하자면 ‘맞춤형 눈높이 교육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점에 유의하면서 《논어》를 읽으면 공자의 사상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또한 무한한 독서의 기쁨과 성취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