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평>
“언어에 대한 감각은 사물에 대한 예민한 관심과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서 비롯된다. 이 세계를 둘러싼 모든 커다랗고 사소한 움직임들에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 내가 아는 이미도는 그런 사람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다. 영어와 영화가 사이좋은 친구처럼 편안하게 말을 걸어오고, 덩달아 기분이 유쾌해진다. 당신도 할 수 있다고 툭툭 어깨를 쳐준다. 그러니 이렇게 말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그의 아름다운 영어는 어쩌면 여기,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시작되었다고.”
- 정이현 (소설가)
“이 세상에 좀 더 일찍 선보였더라면… 아쉬워 탄식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아이팟, 박태환, 무한도전, 그리고 이미도의 산문집.
고등학교 다닐 때 아이팟이 나왔더라면 힘들게 앨범을 사 모으지 않았을 것이고, 박태환이 10년만 빨리 나왔더라도 덩달아 수영을 배웠을 것이며, <무한도전>이 5년만 먼저 시작됐더라도 토요일 오후가 그토록 무료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물며 이미도의 산문집이 진즉에 나왔더라면 어디 가서 얘깃거리가 떨어져 어색한 침묵이 흐르게 만드는 일 따위 없었을 것을! 반짝이는 대사를 번뜩이는 재치로 풀어내며, 영화의 마력과 영어의 매력을 뫼비우스 띠처럼 이어 붙이는 각별한 재능이 한 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미도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우리의 영어는 이 책에서 시작된다.”
- 김세윤 (‘출발 비디오 여행’, ‘이주연의 영화음악’ 작가)
“이미도는 솜씨 좋은 어부다. 책장을 펼치자마자 “등 푸른 활어(活語)”라는 이름의 영어지식들이 영화이야기라는 촘촘한 그물망 위로 눈부시게 튀어 오른다.
이 책을 영어이야기로 읽어도 좋고 영화이야기로 읽어도 좋다. 지식을 위해 읽어도 되며, 재미로 읽어도 된다. 무슨 상관인가. 자유자재로 쓴 만큼 자유자재로 읽으면 될 뿐.
특정한 목표를 위해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합쳐진 것을 뜻하는 하이브리드(hybrid)가 북(book)이라는 단어와는 아직 결합한 적이 없다. 이 특별한 산문집 한 권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북’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 김성신 (출판평론가)
대한민국 최고의 외화 번역가 이미도가
영화에서 배운 영어의 매력과 인생을 사는 지혜
24시간 영화로 꿈꾸는 남자의 원더풀 라이프, 뷰티풀 시네마
영화가 막 끝난 극장 안, 의자 깊숙이 몸을 맡기고 앉아 엔딩 크레딧의 끝에 뜨는 ‘번역-이미도’라는 자막을 보고나서야 극장을 나섰던 때가 있었다. 길어야 1초 남짓한 순간에 스치는 이름 임에도 불구하고, 번역가 이미도의 존재감은 상당히 묵직했다. ‘어, 또 이미도네?’ 라고 생각하는 관객들도 많았다. 흥행에 성공한 헐리우드 대박영화들은 모두 하나같이 ‘번역-이미도’였으니까. 지금은 그 수가 많이 늘어나서 열명 안팎의 번역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고 있지만, 번역가의 이름이 밝히지 않았던 1990년대에 처음으로 번역 실명제를 실시한 이미도는 본의 아니게 갖은 오해를 받았다.
운 좋게도 번역한 영화들마다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자꾸 이름이 눈에 띄다보니, 국내에 수입되는 외화의 7~80%를 모두 이미도가 번역하는 줄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실제로는 7-8%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이렇게나 많은 영화를 한 사람이 다 번역할 리 없으니, ‘이미도’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번역회사 이름일 거라고 짐작하는 이도 있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하는 오해 중의 가장 큰 오해는 바로 이미도가 여자라는 것이다. <올드보이>의 여주인공 ‘미도’ 때문에 이런 오해가 더 굳어졌는데 실제로 중성적인 느낌의 이름을 원하던 박찬욱 감독이 그 이름을 쓰고 싶다하여 빌려간 것이라고 한다.
얼떨결에 맡게 된 영화 <블루>를 시작으로 외화 번역인생을 시작했고, <슈렉> <굿윌헌팅> <아메리칸 뷰티> <식스센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흥행리스트를 소유하고 있는 12년차 번역가 이미도의 삶은 언제나, 24시간 영화 속에 푹 젖어있다. 영화를, 그리고 영어를 빼놓고선 도저히 이야기할 수가 없는 이미도의 원더풀 라이프, 뷰티풀 시네마! 명실공히 영화 번역의 1인자로 불리는 남자, 이미도가 들려주는 영화, 영어, 인생의 매력을 이 책 한 권으로 만나보자.
영화의 마력과 영어의 매력이 뫼비우스 띠처럼 이어진 하이브리드 북의 탄생!
Hybrid [하이브리드] : 잡종, 혼혈
하이브리드란 흔히 자동차나, 캠코더 같은 상품에서 특정한 목표를 위해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합쳐진 기술이나 상품에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요즘에 록과 메탈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록이나, 나무와 쇠가 합쳐진 하이브리드 골프채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하이브리드가 대세다. 이제는 책에도 하이브리드 바람이 불어왔다. 반짝이는 대사를 번뜩이는 재치로 풀어내고, 영화의 마력과 영어의 매력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붙이는 이미도의 각별한 재능은 이 책을 더욱 눈부시게 한다.
영화 속 영어 이야기인가, 영어로 보는 영화 이야기인가. 그 둘 다 맞다. 지식을 위해 읽어도 좋고, 재미로 읽어도 좋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영화 이야기로, 영어 실력을 위해 노력중인 이들은 영어공부를 위해 읽으면 된다. 손에 책을 든 이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는 책이니, 이것이야말로 고감도 하이브리드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펼치는 순간 이미도의 살아있는 활어(活語) 영어가 영화 이야기라는 촘촘한 그물망 위로 활기차게 튀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행복한 반역자다! 번역가의 통쾌(痛!快!)한 운명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김석희는 번역을 ‘장미꽃밭에서 춤추기’라 했다. 이미도는 여기에 덧붙여 장미꽃밭에서 ‘맨발로’ 춤추기라고 말한다. 뾰족한 가시가 돋아있는 장미꽃을 밟는 것처럼 번역이란 쾌감과 고통이 교차하는 창작 행위이기 때문이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은 바벨탑을 쌓고 싶었던 인간들의 욕망은 결국 여호와를 진노케 하고, 서로의 말이 달라져 뜻이 통하지 않게 되는 형벌을 초래한다. 그때부터 인간들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번역은 애초에 반역의 운명을 타고난 것이리라.
번역이 반역이라면 이미도는 반역가다. 그것도 행복한 반역자다. 올해로 십수년 동안 수형생활을 하고 있고 힘들 법도 한데, 그는 수형 생활의 괴로움이나 고달픔보다는 즐거움에 더 빠져있다. 종종 번역을 제 2의 창작이라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번역을 입양에 비유해왔다. 창작은 잉태나 출산에, 그리고 각색은 태교 음악 들려주기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쪽이든 아이를 건강하고 훌륭하게 기르려는 자세와 노력에 경중을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창작물은 작가가 ‘아는 만큼’ 쓴 결과물이지만, 번역은 번역가가 ‘아는 만큼의 수준’을 뛰어넘는 언어와 내용까지도 우리말로 옮겨야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이미도는 번역할 때 더 조심스러워진다. 내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마음으로 낳은 아이, 입양아를 키우는 것이 더 어렵고 조심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영어의 각운을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도 그 맛이 살아있도록 고심한 흔적들을 우리는 그가 번역한 <벅'스라이프>나 <슈렉>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이제까지 번역가 이미도에게 궁금했던 것!!!!
“대사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자막은 왜 이렇게 짧아요?”
“번역할 때는 대본을 보고 하나요?
“영화 한 편을 번역하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왜 영화 속 욕은 죄다 ‘오, 맙소사’, ‘빌어먹을’, ‘젠장’인가요?
영화를 보다보면, 의문이 드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면, 배우는 고장난 따발총처럼 긴 대사를 쏘아대고 있는데 자막은 달랑 두 줄일 때, 속 시원히 내질러줘야 할 순간에 주인공이 내뱉은 욕의 자막이 고작 ‘빌어먹을’ 일 때 바로 이럴 때 우리는 영화를 번역한 이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영화 번역작업은 관객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무대 뒤의 작업이다. 실제 영어로 된 대본을 보고 번역을 하는지, 영화를 직접 실시간으로 보면서 직업하는지, 또 영화 한 편을 번역하는 데는 얼마나 걸리는지…… 관객들이 그간 알고 싶고 궁금해 했던 모든 것을 해결할 기회가 왔다. 이미도가 드디어 영화 번역작업의 내밀한 면면을 공개한다.
이미도의 아름다운 영어는 할리우드산(産)
이미도는 ‘언어를 가지고 노는 마법사’, ‘영어 멋쟁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맛깔스런 영화 번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금의 이미도표 영어가 있기까지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지만,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바로 헐리우드(Hollywood)다. 이것은 그의 영어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영화를 통해 만난 ‘영어’가 그를 영화 읽어주는 남자로 만들어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미군통역관이자 도서관 사서였던 아버지에게서 외국어와 언어에 대한 남다른 재능과 최적의 환경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의 영어가 본격적으로 아름다워지고 정교해진 것은 일찍부터 영화와 연애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래서 이미도에겐 영화 상영관은 곧 영어 상영관이었다. <대부>가 개봉하던 날엔 영화관에서 온종일 나오질 않았고, <시네마 천국>을 극장 개구멍으로 들어가 보려다 뒷간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그 시절의 헐리우드 키드 이미도는 자연스럽게 영화 읽어주는 남자가 되었고, 활어(活魚) 즉 ‘생생한 살아 있는 영어’를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남자가 되었다. 자신만의 영어 공부 노하우를 갖게 된 것도 그래서 영어 공부 책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오랫동안 할리우드 영화를 사랑해온 결실인 셈이다.
할리우드산 활어 영어 요리사인 그가 이번에 독자들을 위해 풍성한 상차림을 준비했다. 영화를 번역하며, 영화를 구경하며 틈틈이 낚은 명대사, 명문장들을 모아서 원문과 함께 수록하고 있다. 파파라치식 영어공부나 디카프리오 단어암기법의 허와 실, 좋아하는 단어부터 공부하기 등 그가 살짝 공개하는 놀면서 재미있게 하는 영어 공부 비법도 흥미롭다. 이 책을 만난 이들의 맛있는 독서와 맛있는 영어 공부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이미도의 선물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길잡이가 된 영화가 있다.
누구에게나 휘청거리는 삶의 고비에서 깨달음과 지혜를 준 영화가 하나쯤은 있다. 방황의 시기에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얻지 못했던 위로를 얻고, 꿈을 꾸게 해준 영화들이 있지 않은가.
영화 <시네마 천국>을 보면 어린 토토는 낡은 영화관의 할아버지 영화기사 알프레도가 틀어주는 영화를 보고 자란다. 그리고 나중에 유명한 영화 감독이 된다. 어린 시절 보았던 영화가 토토에게 꿈의 씨앗이 된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토토의 낡은 영화관보다 더 작은, 불을 켜놓아도 어두컴컴할 정도로 초라했던 극장에서 <언제나 마음은 태양>을 보고 이미도는 ‘세상이 아무리 냉혹하더라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 꿈꾸기’라는 것을 배웠다. 영화를 통해 꿈꾸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처음으로 경험한 그에게 영화는 곧 인생이 되어버렸다. 그 속에서 소중한 스승과 친구를 만났고 그 덕분에 시련을 맞닥뜨릴 때마다 덜 비틀거릴 수 있었다. 영화로 꿈을 꾸고, 영화에서 인생의 조언을 듣고, 영화에서 친구를 만나는 남자, 이미도가 수많은 토토에게 인생과 꿈이 담긴 영화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곧 영사기가 돌아가고 조명이 꺼질테니 부디 편안하고 즐겁게 감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