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에서 초록의 싱그러움을 뽐내던 채소들,
그릇 위에서 102가지 다양한 맛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순간
샐러드는 바로 ‘건강’, 아니 ‘맛있는 건강’
가장 단순한 요리법으로 재료 본연의 맛과 영양을 살리다
현대인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 중 하나, 바로 건강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와 비타민‧무기질 섭취 등을 위한 메뉴로 샐러드가 각광받고 있다. 샐러드를 중심으로 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마트의 식품코너에는 샐러드의 풍미를 더하는 각종 드레싱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고민도 있다. 여전히 ‘샐러드’ 하면 그릇 한가득 담은 싱싱한 잎채소에 드레싱을 곁들인 이미지가 보편적인만큼, 레시피의 응용법을 모르면 그 비슷비슷한 맛에 금방 물려버린다. 이는 최근에 이름도 어렵고 복잡한 수많은 드레싱이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다 오일이나 마요네즈가 주성분인 많은 종류의 드레싱이 고칼로리라는 점이 알려지자 대안으로 저지방 드레싱들이 등장했고, 샐러드는 이제 완벽한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시점, 또 다른 의견이 등장했다.
얼마 전,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채소에 들어 있는 비타민이나 주요 영양소는 대부분 지용성이라 기름과 함께 먹어야 흡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샐러드에 무·저지방 드레싱을 곁들이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카로티노이드 등의 필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다고 한다. 적절하지 않은 드레싱을 곁들이면 오히려 샐러드에 가득한 영양소 섭취를 망치는 것이다. 드레싱은 그 자체만으로도 요리라고 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맛을 만들어내지만, 메인 요리인 샐러드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샐러드多>의 저자 박현신은 거듭 강조한다.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과 소금, 식초면 충분히 훌륭한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고. 그래서 재료가 간단한 샐러드일수록 오일과 소금, 식초로 정성스럽고 맛깔나게 채소를 코팅하고 섞는 방법을 알려주고,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샐러드는 그에 꼭 알맞은 한두 가지 특별한 재료를 추가한 드레싱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특별하지 않은 드레싱으로 만든 특별한 샐러드의 모음, 바로 <샐러드多>.
갖가지 채소, 드레싱을 입고 102가지 샐러드 퍼포먼스를 펼치다
샐러드 레시피로 책 한 권이 나온다는 사실조차 생경할 법도 하다. 하지만 <샐러드多> 한 권에는 비슷한 샐러드조차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다양한 요리 방법이 등장한다. 총 102가지의 샐러드 레시피는 과일과 함께 상큼하게, 해산물과 함께 색다르게, 육류와 함께 든든하게, 다양한 곡류와 함께 재미있게, 치즈와 함께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베이직basic, 육류meat, 해산물seafood, 과일fruits, 뿌리채소roots, 면류noodle, 치즈cheese, 곡류grain, 그 외etc, 딥dip의 10가지 분류로 나눈 샐러드들은 취향이나 필요한 영양소, 그때의 분위기, 지금 냉장고에 있는 채소로 바로 만들 수 있는 샐러드가 무엇인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다.
라타투이, 바냐 카우다, 카포나타, 판차넬라, 타불레, 후무스, 두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맛, 슈퍼 푸드까지 놓치지 않는다
또한 <샐러드多>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맛까지 소개한다. 유럽에서부터 아프리카까지, 곡류에서부터 향신료까지 다양한 맛과 멋을 뽐낸다. 애니메이션 제목으로도 익숙한 라타투이는 여러 가지 채소를 토마토소스에 버무려 먹는 프랑스의 전통 음식으로, 그 기본이 되는 레시피뿐 아니라 다양한 응용법도 알려준다. 이 라타투이에 식초와 설탕을 넣어 새콤달콤하게 만들면 이탈리아에서 자주 먹는 카포나타가 된다. 스위스의 치즈 퐁뒤처럼 이탈리아 북부 지방에서 즐겨먹는 채소+딥 요리인 바냐 카우다, 이집트에서 각종 너트와 스파이스를 섞어 만들어 먹는 두카 등 그 이름이나 생김새가 낯설어도 쉽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이런 이국적인 샐러드를 만들려면 재료도 구하기 어렵고, 비싸기만 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최대한 친절한 레시피를 소개한다. 이탈리아식 퐁뒤 바냐 카우다를 먹을 땐 전용 용기가 없다면 퐁뒤 그릇이나 두꺼운 무쇠 냄비를 이용해도 됩니다. 취향에 따라서 버터나 생크림을 넣기도 하죠. - 221p, [바냐 카우다]라는 팁을, 타불레를 만들 때엔 우리나라에서는 불구르 밀을 구하기 어려워 대신 청보리쌀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마트에서도 구하기 쉬운 청보리쌀은 씹는 맛도 있고 색감이 예뻐 식사 대용 건강 샐러드에 이용하기 좋은 곡물이지요. 청보리쌀 대신 눌린 보리쌀을 사용해도 좋답니다. - 147p, [청보리 타불레]라는 팁을 제공한다.
가끔 퀴노아, 렌틸 콩, 칙피 등 약간 낯선 이름의 재료들이 한두 가지 정도 등장하지만 대부분 대형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게다가 퀴노아 렌틸 콩 등은 전 세계적으로 슈퍼 푸드로 인정받을 만큼 좋은 영양분이 많고 건강한 재료들이라 색다른 샐러드를 맛보는 동시에 건강까지 완벽하게 챙길 수 있다.
마당에 한가득 채소를 키우는
도시 농부 박현신의 깨알같은 팁!
샐러드 요리의 기본이 되는 채소와 허브, 과일, 올리브 오일, 식초, 소금 등에 대한 베이직 정보는 기본, 항상 남는 재료, 신선하고 건강한 채소를 살 수 있는 웹사이트, 미리 만들어 두면 유용하게 쓰이는 소스 등 깨알같은 팁도 가득하다.
양배추를 한 통 사면 다 먹기가 쉽지 않은데 저는 처음에는 생으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다가 지루해질 때쯤 이 샐러드를 만들어 먹지요. - 209p, 익힌 양배추 샐러드
생크림을 구입하면 양이 많아 늘 남게 되는데 그때 생크림을 이용해 버터를 만들어보세요. … 깨끗한 병에 생크림과 소금을 약간 넣고 잘 흔들면 처음에는 크림이 단단해지다가 계속 흔들면 버터와 우유가 분리되어 쉽게 버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49p, 굴 뫼니에르를 곁들인 그린 샐러드
기본 재료에 충실하고, 건강한 레시피를 고민하고, 요리하는 손끝에 사랑이 가득담긴 그녀의 행복한 주방을 엿볼 수 있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