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를 그리는
지금 여기 ‘K’의 의미
<창간 60주년 기념호>
1966년 1월 창간한 『창작과비평』이 창간 60주년을 맞았다. 60년이라는 하나의 순환을 매듭짓고, 새로운 궤도를 향해 출발하는 각별한 시점이다. 이번 60주년 기념호는 『창작과비평』이 ‘K담론의 거점’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감당하겠다는 묵직한 선언이다. 특집 ‘K담론을 모색한다’는 민주주의, 중도, 인간해방 등을 키워드로 한반도에서의 실천이 오늘날의 사유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적 위기 극복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역동적으로 증명한다. 지면 곳곳에 새로운 기운도 가득 채웠다. 문학평론란에서 연간 연속기획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연재를 시작해 한국문학의 사상사적 기여를 살피는가 하면, 현장성을 강화하는 연속기획(여름호 이후 ‘찾아가는 현장’)을 준비하며 이번호 ‘대화’에서 그 첫 단추를 끼웠다. 소설란의 중편 기획과 시란의 신예시인 특집은 2026년 한해 내내 진행될 예정이다. 그외 논단, 작가 인터뷰, 문학초점 등 다양한 꼭지에서 믿음직한 중진과 패기있는 신예의 글이 풍성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앞으로도 『창작과비평』은 한반도에 축적되어온 사상적‧역사적 자원의 맥락을 규명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길어올리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다. 나아가 한국의 사상·역사 자원에 담긴 현재성과 보편성을 세계적 차원에서 확인받고 나누고자 한다. 새로운 순환을 시작하는 여정에 독자들의 관심과 충고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그 믿음에 기대어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
[특집] K담론의 성취와 미래 --------------------------------------------------------------------------
이번호 특집에는 2024년 봄호부터 진행해온 ‘K담론을 모색한다’ 기획연재를 마무리하는 세편의 글을 실었다. 이남주 백민정 박여선이 각각 정치, 철학, 문화 영역에서 K담론이 어떤 현재성과 보편성을 갖는지 논한다. 이남주는 동학혁명부터 민주화운동을 거쳐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진전시켜온 힘이 민(民)에 있음을 이야기하며,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서구의 대의민주주의 및 자유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역동적 실천이 쌓여왔음을 면밀히 살핀다. 한국정치 변화 경로의 근본적 요인이 분단체제에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K민주주의 진전은 분단체제 극복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백민정은 유교적 중도론의 의미와 유교사회 내에서의 한계를 짚고, 동학에 이르러 중도가 어떻게 재구성되었는지 검토한다. 나아가 20세기 이후의 중도적 사유는 중간이나 중립과 같은 기계적 균형이 아닌, 각자가 마주한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려는 변혁적 문제의식을 수반해야 함을 일깨운다. 박여선은 세계적 주목을 받은 K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 요인을 들여다보며, K문화의 창조적 가능성과 잠재력을 읽어낸다. 사회구조의 변혁과 동시에 인간해방을 말하며 이를 위한 연대를 노래하는 K문화야말로 지금 이 세계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발신한다는 점을 조명한다.
[대화] 우리 시대의 현장 60주년 연간기획 ‘찾아가는 현장’ 예고 ----------------------------------
‘무엇이 지역을 위기로 만드는가’를 주제로 우리 시대의 현장으로서 지역을 조명한 이번호 대화는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백영경의 사회로 지역 현장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고 활동해온 박누리 전준 주현우가 참여했다. 추상적 개념 혹은 정책 수혜지로서의 지역에서 벗어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실제 목소리, 살아가는 얼굴을 보는 일의 중요성을 조명하는 가운데 지역소멸론을 토대로 몰아친 개발 광풍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짚으며, 에너지 전환, AI 등의 의제가 개발지상주의와 연결되는 한계를 돌아본다. 단순히 현장과 이슈를 추수적으로 좇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새롭게 보고 사유를 촉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이번호 대화를 토대로 다음호부터는 ‘찾아가는 현장’ 기획연재를 꾸릴 예정이다.
[논단] --------------------------------------------------------------------------------------------------
논단에서는 ‘초국적 극우연대’의 부상을 직면한 한국 민주주의의 현재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는 유정애의 글을 싣는다. 2024년 12월의 내란이 종식되고 국내 극우세력의 영향력은 약화된 반면, 국제적 연대는 오히려 공고해져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경고한다.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공격하기 위해 계획된 정치 프로젝트인 극우연대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이에 대항하는 민주적 근본원칙에 충실한 초국적 대응연대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창작] 신예시인선ㆍ중편 특집 60주년 연간기획 --------------------------------------------------
60주년을 기념하며 올 한해 창작란은 더욱 특별하게 채운다. 시란은 2026년 연간 한국문학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는 등단 10년 이하의 신예시인 50인의 신작시로 꾸릴 예정이다. 김보나 김상희 우은주 유선혜 유수연 이용훈 이자켓 이하윤 임주아 조성래 조온윤 한여진 열두 시인의 시편이 지닌 새로움은 우리 감각을 선명하게 일깨운다. 소설란에서는 김애란 전춘화 정지아의 단편과 함께 전성태의 중편이 기대를 모은다. 한해 동안 이어질 중편 특집은 여름호 김기태, 가을호 김병운, 겨울호 최진영으로 이어진다.
[문학평론] 60주년 연간기획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
60주년 연간 연속기획으로서 K담론의 거점으로 이바지하려는 본지의 다짐을 실천하고자 문학평론란에서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연재를 시작한다. 이제껏 한국문학이 일구어온 다양한 결실 가운데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여는 탁월한 ‘사상자원’으로서의 기여를 살펴본다. 첫 문을 여는 강경석의 「새로운 문명의 단서들」은 한국 근대문학사의 전위라 할 나혜석과 염상섭이 보여준 문학적 성취에 담긴 문명비판가적 사유와 사상적 의미를 현재적으로 탐구한다. 3‧1운동의 경험 속에서 ‘조선이라는 독자성’을 뚜렷이 인식한 나혜석 염상섭이 보인 여성해방의 사유, 근대극복과 문명전환의 관점을 흥미진진하게 논한다.
한편 성현아의 문학평론은 성해나 전춘화 지강숙의 소설을 통해 문학적 재현 과정에서의 진정성 추구가 정체성 문제와 연루된다는 점을 짚는다. 소수자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증언하고 재현하는 개념으로서의 진정성과 정체성에 대한 강조는 한국문학의 의미있는 노력이나, 그것이 고정된 틀처럼 사유되어 다채로운 정체성이 하나로 수렴되는 일은 경계할 것을 이야기한다.
작가 인터뷰ㆍ문학초점 -------------------------------------------------------------------------------
작가 인터뷰에서는 소설가 성혜령이 신작 소설집 『노 피플 존』으로 돌아온 소설가 정이현과 만난다. 우리 사회를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그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정이현의 소설세계를 함께 짚어본다. 작가로서의 시선을 끝까지 유지하며 잘 ‘보는’ 일의 의미와 그러한 노력 끝에 포착할 수 있는 삶의 일면에 대한 깊이있는 대화를 나눈다. 문학초점에서는 이미진이 이 계절의 주목할 신작 소설 3권을 선정해 각각의 매력을 짚는 다정한 안내자가 되어준다.
산문ㆍ촌평ㆍ독자의 목소리 --------------------------------------------------------------------------
산문 연재 ‘내 삶을 돌본 것’에서 시인 박준은 시의 세계와 현실의 삶에서 두루 가르침을 주었던 선생님에게 편지를 띄운다. 그간 자신의 삶을 돌본 것이 ‘무지’였음을 고백하며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우치게 한 선생님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전한다. 촌평란 역시 다양한 분야의 주목할 만한 신간 8권을 선정해 묵직한 사유를 밀도있게 전달한다.
지난호에 대한 독서후기를 실어온 독자의 목소리도 60주년을 맞아 특별하게 구성했다. 장기구독자와 클럽창비 회원을 대상으로 ‘나의 삶에서 『창작과비평』이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설문을 진행해, 독자들의 애정과 성원을 기록했다.
제24회 대산대학문학상 발표 -------------------------------------------------------------------------
제24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을 소개한다. 수상자 오정주(시) 박승혁(소설) 반은지(희곡) 곽준서(평론)의 정진과 활약을 기대하며 축하를 보낸다. 자세한 심사평과 수상소감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