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설득하기 쉬운가? 어려운가?
저자는 로버트 치알디니의《설득의 심리학》을 번역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그들의 설득 원칙을 그대로 쓸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다 이 책을 집필하였다. 설득에는 각 나라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과 의식구조가 녹아 있어 한국인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제대로 된 설득을 할 수 없다. 이현우 교수는 한국 최고의 설득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만의 설득전략을 24가지로 정리했다.
이 책은 24가지 설득전략이 한국인에게 어떤 원리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리스트 기법’을 살펴보자. <사랑의 리퀘스트>의 ARS 전화 모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기부 방식이다. ARS 모금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화면 한 귀퉁이에서 모금 집계 상황이 바람개비처럼 돌아간다. 이 금액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면서‘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부하고 있는데 나도 참여해야 한다’는 리스트 기법의 기본 원리와‘나만 기부하지 않았구나’하는 다수의 압력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인정에 호소하는 방송 내용을 외면할 수 없어 전화기를 드는 것이다. 외국과는 다르게 다수의 증거를 다수의 압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설득전략으로 정리한 것이다. 온정주의 문화, 전통적 연고주의, 유별난 가족주의, 외형을 중시하는 체면 의식, 빨리빨리의 속도주의는 한국인의 기본 정서로 이를 알지 못하면 한국인을 설득할 수 없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학연과 연줄을 동원하면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고, 가족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한국인. 냉면을 먹어도 고기를 먹은 듯 행동하고, 항상 1등만을 원하며, 교육도 일주일만에 끝내길 원하는 한국인을 더 이상 잘 설명할 수 있는 책은 없다.
설득하면서도 설득당하면서도 몰랐던 설득의 모든 것!
화장품 샘플을 받고는 물건을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클릭하지 말라고 하는 배너를 보고 클릭한 적이 있는가?
할인마트에서 시식용 음식을 먹어보고 미안한 마음에 하나 산 적이 있는가?
홈쇼핑에서 한정 판매, 마지막 기회라는 말에 필요없는 물건을 산 적이 있는가?
포장이 근사하면 내용이 좋아 보이는가?
이 5가지 물음에 하나라도‘예’로 답했다면 당신은 설득당한 것이다. 사회생활과 일생생활은 물론 자신과의 싸움까지 우리는 언제나 설득 속에 있다. 설득은 언제, 어떻게인지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심지어 상대의 함정에 빠진 줄도 모르고‘예’라고 답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더 이상 원치 않는 결정을 하지 않고, 상대에게는 언제나 YES를 받아내고 싶다면 24가지 설득전략을 익히자!
미리 주기 전략
일보후퇴 이보전진 전략
문전 걸치기 전략
자기 이미지 선언 기법
미끼 기법
베르테르 효과
리스트 기법
마감 전략
청개구리 기법
에펠탑 효과
다홍치마 효과
유사성 효과
칭찬의 강화 효과
무인도 생존 기법
연상의 법칙
전문가의 힘
부여된 권위의 힘
권위의 상징물 효과
권위를 만드는 말
온정주의 문화
전통적 연고주의
유별난 가족주의
외형을 중시하는 체면 의식
빨리빨리의 속도주의
이 결정은 내가 내린 것인가?
상대를 설득하는 것은 물론이고, 설득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도 설득전략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설득전략을 알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자기 설득’때문이다. 설득전략을 모르는 사람은 상대의 설득에 넘어간 것도 모른 채,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자기 설득에 빠진다.
설득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내렸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든 간에 스스로 결정했다고 생각하면 일관성을 지키려고 한다. 물건을 비싸게 샀을 경우에도 다른 곳도 다 마찬가지라든지, 내가 더 좋은 물건을 샀다든지 하는 자기 합리화를 시도한다. 그 어떤 전략보다 강한 것이 자기 설득이다. 이것은 아무리 다른 사람이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깨지지 않는다. 따라서 최종 결정을 내릴 때 하나만 기억하자. 그 누구의 설명(설득) 없이도 지금의 결정을 내렸을지. 이 하나만 기억할 수 있다면 자신의 결정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