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우리들의 진화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우리들의 진화

문학과지성 시인선 362
소장종이책 정가8,000
전자책 정가30%5,600
판매가5,600
우리들의 진화 표지 이미지

우리들의 진화작품 소개

<우리들의 진화>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존재의 부조리함
혹은, 더할 수 없이 경쾌하고 투명한 공포의 아름다움


■ 시집 소개
아슬아슬한 부재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기, 이른바 “꼬리의 시학”(이광호)이라는 명명 아래, 시집 『칸트의 동물원』(민음사, 2006) 발간되었을 때, 시인이자 평론가인 이장욱은 이 시집을 “낯설고도 친근한, 부드러우면서도 아무 곳에나 스며들지는 않는 경쾌하고 또 불안한, 그런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렇게 투명하고 절제된 파격의 언어들의 시집 『칸트의 동물원』은 조용히 그리고 멀리 알려졌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이 ‘조용한 파격’의 시인 이근화의 두번째 시집 『우리들의 진화』(문학과지성사, 2008)가 발간되었다.

“어떤 혁명은 명랑하고 모호한 언어들로 시작된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평론가 이광호의 말처럼 “산뜻한 목소리로 시작되는” 이 “경쾌한 혁명”은 비장함도, 애통함도 없다. 이 “혁명”적 시 쓰기는 미래파 혹은,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의 시로 통칭, 대칭되는 시들의 강렬한 중첩의 이미지, 다성성의 무도와는 다르다. 조용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그나마 있던 옷마저 벗어버리고 무엇보다 투명해지려는 노력으로, 그녀의 시 언어는 ‘혁명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아니 잠시 잊고 있었던, 이 서정성은 내 것도 당신 것도 당신들 것도 아닌, 우리들의 것이다.

“우리들”
시인이 삼 년 만에 발간한 시집 『우리들의 진화』의 주어는 ‘우리들’이다. 시인은 ‘우리’를 시 속에 적극 개입시키는 것뿐 아니라, 모든 감정의 주체로 만든다. 읽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단숨에 묶여, 분리될 수 없다.

위의 정의처럼 시집 『우리들의 진화』는 시인과 화자 그리고 독자 사이의 경계를 단숨에 허물어버린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의 호칭일 “우리”라는 단어에 결속되는 ‘우리’는 이렇게 시 속으로 뛰어든다. 이 이상한 결속의 경험은 낯선 동시에 아름답다. 시의 주체가 되어서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라니. 그런데, 시인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그리고 어떤 힘으로 모든 것을 한 ‘호칭’으로 묶어놓을 수 있을까. 단순한 호명으로 이가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집단은 ‘동일한 감정’을 통해 유지되며 ‘공감’이 없는 유사성은 일회성으로 그치고 만다. 공감과 동의의 영역이 확장될수록, 그 집단은 힘이 세진다. 나의 공감의 영역에 타자들을 포함시키는 것, “우리”가 되는 것은 ‘공감의 테두리’를 쳐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공감의 영역이 둥글고 커질 때 ‘우리’라는 이름은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모두의 공감을 얻어낼 만큼의 확장은 의미가 없다. 그 경계는 무한하게 확장되고, 결국은 아무것도 가리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 범위가 좁아지면 좁아질수록, ‘우리’는 “우리”가 될 수 없다. 모두의 공감이 전제되지 않는 한, ‘우리들의 세계’란 허울에 불과하다. 이근화의 끝없는 투명성의 확보에 대한 노력은 여기서 기인한다. 분명한 것으로부터 확장, 그렇게 투명해지는 방법, 나마저 대상화하는 방법은 이 시집의 근간이다. 이는 사물의 밖으로 나오는 일임과 동시에, 오롯하게 사물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투명성은 ‘모두’가 되어버리는 적극적 일치와 나마저 타자화시켜버리는 차갑기 만한 거리에서 확보된다. 이 ‘거리’와 ‘투명성’은 좀더 본질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시인의 시적 전략이자, 장치이다. 이 전략·장치가 시 속에 녹아들 때, 이근화의 시는 극도의 투명성, 즉 무감의 영역으로 들어선다.

표제작이기도한 이 시에서 이야기하듯, 입도 코도 눈도 없는 동그라미, 그 속에 들어가 다른 동그라미를 만드는 일, 점점 우리가 되는 일은 그렇기 때문에 “아무런 감정도 갖지 않”아야 한다.” 대상으로부터 뿐 아니라 주체로부터의 간접화는 끝없이 투명해지는 언어의 확장을 감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 무한한 확장 속에 ‘우리’는 드디어 “우리”라는 이름 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진화”
진화는 앞과 뒤가 있는 현상이다. ‘앞’으로부터 ‘뒤’로의 방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진화’란 있을 수 없다. 동시에 진화는 앞과 뒤의 차별성에 근거하는 현상이다. 앞과 뒤가 달라졌을 때 우리는 진화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전제는 나아감이다. 나아가지 않는 걸음은 진화라고 불리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시집 『우리들의 진화』는 이근화 시의 진화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전작 『칸트의 동물원』에서 『우리들의 진화』로 오기까지의 이근화 시는 분명 달라졌다. 그리고 그 사이/차이는 ‘진화’라 이를 만한 것들로 빼곡하다. 더 투명해지고, 더 분명해진 감정과 언어들은 다르며, 새롭다. 그러나 이근화가 발화하려는 “진화”와는 구별 된다. 이광호의 해설에 따르면, 이근화의 진화는 “퇴화와 역진화의 과정을 밟아감으로써 인간적 관점에서의 진화론을 뒤엎는다.” 물론 여기서 쓰이는 “퇴화,” “역진화”란 개념 역시 인간적 관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일반적 진화는 ‘그들의 진화’이지 ‘우리들의 진화’는 아니다. ‘우리들의 진화’는 ‘그들의 진화’로부터 뚜벅뚜벅 걸어나와 상상의 공간으로 가는 그 방향, 그 길목으로 나아감을 일컫는다. 여기서 우리는 이 시집의 아름다운 모호함에 대한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과를 먹고 나서 혹은 먹으며 써 내려갔을 이 시의 ‘도약’은 우리를 사과 속의 무아지경으로 데려간다. 이 밀착의 거리는 앞서 이야기한 거리두기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이 전위적 감정을 따라가기 위해 “우리”는 ‘우리’에게 진화를 요구한다. 이 진화는 이근화가 첫 시집에서 보여주었던 “사이의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감정과 감정 사이, 대상과 주체 사이에서 무한한 공간을 발견, 확보하고, 그 틈을 상상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무한히 확장한다. “사과를 먹으려다 말았어요”와 “사과를 먹은 것 같습니다.” 사이 형광등이 깜빡이고 손가락이 떨어졌다 붙는 이 이상한 체험은 ‘먹은 것’이 아니라 ‘먹은 것 같은’ 속에서 딱히 뭐라 말할 수 없는 영역으로 우리의 감각을 잡아당긴다. 감각의 차원이동은 우리가 이근화의 시를 통해 얻어내는 “진화”다. 흔히 ‘상상’이라 칭하는 너무 뻔하고 익숙해진, 감정이라고 부르기에 지나치게 온순한 질퍽질퍽한 것들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시인이 제시하는 것은 잊고 있었던 세계의 놀라움이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시집을 체험하고 그 투명한 언어-문장으로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근화 시집 『우리들의 진화』는 요약의 불가능함으로부터 시작된 시집이다. “우리”라는 모호한 경계와 무한히 확장하려는 언어의 자유를 꿈꾸는 일. 이로써 불가능한 글쓰기에 가닿으려는, 일견 무모해 보이기까지한 시도. 이 시도의 결과물은 독자의 손 위로 넘어갔다. 분명한 것은, 시집 『우리들의 진화』는 뚜렷이 ‘이것이다’ 라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지금, 투명성을 통해, “우리들”과 ‘우리들의 감정과 상상력’을 진화시키는 ‘시집’이며, 새로운 감각으로 답답하기 만한 ‘지금’에 서늘한 통풍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저자 프로필

이근화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76년
  • 학력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석사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 데뷔 2004년 현대문학

2015.02.1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이근화
1976년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정지용 시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30년대 시에 나타난 식민지 조선어의 위상』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학생들에게 시론과 시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2004년《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칸트의 동물원』(2006), 『우리들의 진화』(2009), 『차가운 잠』(2012) 등의 시집을 출간하였다. 윤동주문학상 젊은작가상(2009), 김준성문학상(2010) , 시와세계 작품상(2011) 등을 수상하였다.

목차

1부
엔진
소울 메이트
마로니에
고양이 불필요
우리들의 진화
톰이여
입술 모르게
목요일마다 신선한 달걀이 배달되고
중국인의 책상
얼룩말 시나리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우리들은 자란다
종의 기원
소나티네

오늘은
大원수 무찌르자 포장마차
원피스
우아하게 살고 싶어
내가 당신의 가족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2부
금자씨의 권총
마른 사람
뚝섬유원지
청평 가는 법
우리의 우정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미래형 지폐 제조기
내 인생의 0.5
다 썩은 배 반쪽
f
주말여행 계획서
검은 무지개
송곳니
물고기의 중심
박춘근 씨 밑에서 일하기
손만원 씨와 수퍼 옥수수
식물들의 시간
도약하는 사과
옛날 버터 케
버스여 안녕
옥수수 밭의 전화

3부

꿀이라고 생각되는 맛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펭귄의 독서
단추
바나나 익스트림
새우의 맛
고백의 일요일
피에로
크리스마스 캐럴
우리는 같은 이름으로
고방 카스텔라
출발 오 분 전
하마
강물처럼
그림자 수집
그림자
삼겹살 수사
괴물들
빨간 토끼

해설|진화하는 우리들의, 명랑하고 모호한 감정들·이광호


리뷰

구매자 별점

0.0

점수비율
  • 5
  • 4
  • 3
  • 2
  • 1

0명이 평가함

리뷰 작성 영역

이 책을 평가해주세요!

내가 남긴 별점 0.0

별로예요

그저 그래요

보통이에요

좋아요

최고예요

별점 취소

구매자 표시 기준은 무엇인가요?

'구매자' 표시는 리디에서 유료도서 결제 후 다운로드 하시거나 리디셀렉트 도서를 다운로드하신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도서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도서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도서 내 무료 도서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도서를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도서를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