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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천사 상세페이지

에세이/시

내가 원하는 천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411

구매종이책 정가8,000
전자책 정가5,600(30%)
판매가5,600
내가 원하는 천사

책 소개

<내가 원하는 천사> 폐허 같은 삶, 몰락하는 사랑에서 발견하는 흠집 같은 희망
천국은 없어도 천사는 있다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시단에 나와 1995년 첫 시집 『불온한 검은 피』로 쓸쓸하면서도 아름답고 세련된 언어를 구사한다는 호평을 받았던 시인 허연. 그는 13년 후 두번째 시집 『나쁜 소년이 서 있다』를 통해 도시 화이트칼라의 자조와 우울을 내비치며 독한 자기규정과 세계 포착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2012년 5월 문학과지성 시인선 『내가 원하는 천사』로 다시 돌아온 허연은 삶의 허망하고 무기력한 면면을 담담히 응시하며, 완벽한 부정성의 세계를 증언함으로써 온전한 긍정의 가능성을 찾아 나간다. 우울한 도시의 아름답지 않은 천사를 그려내는 그의 거침없고 솔직한 말투가 읽는 이의 마음속으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 시집에 묶인 시들은 아프고 쓸쓸하지만, 그렇게 우리가 원하던 천사를 만나게 할 것이다.

그의 공화국에서 그는 영원히 이방인
비 오는 날 선로 위를 뱀처럼 미끄러져 들어오는 전철을 본다. 그렇구나, 한 인생들이 뱀의 아가리로 미끄러지듯 들어가는구나. 늦은 시간 막차 속 사람들은 공포에 질린 사과 알갱이다. 빠르게 제 몸을 익혀 하루를 팔고 돌아가는 사과 알갱이. 그날이 그들을 배신한다. 오늘도 사과 알갱이 하나가 선로에 몸을 던졌다는 장내 방송이 담담하다. 삭아가는 사과 알갱이.
-「낯선 막차」 부분

뒤표지 시인의 산문에서 “내 시는 나만의 공화국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라고 밝혔듯 허연의 시는 그가 바라보는 세계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이루어졌다. 그곳은 허연의 내면과 합일을 이룬 이상의 공화국이 아니라 그를 동화시킬 수도, 감동시킬 수도 없는 세계, 사라진 자들만이 추앙되는 도시다. 그 도시의 사람들은 전철에 치여 “삭아가는 사과 알갱이” 같고 아무리 살아가도 생은 늘 “눈이 먼 심해어” 같다. 우울한 도시에서, 빈사의 사막에서, 2천 년 전 흘렀던 강줄기를 더듬는 시인의 손이 쓸쓸하다. 모래 무덤 같은 폐허에서 삭아가는 생을 조금은 자조적이고 조금은 처연한 눈길로 바라보는 허연. 그는 일상 세계의 황폐한 이면을 상연하는 그의 공화국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지금 이 생이 무덤이다
이래저래 도망치는 놈은 도망치느라 생으로 숨어들고, 살아보겠다는 놈들도 생으로 걸어 들어간다. 무기력하게 좌표 평면으로 걸어 들어간다. 한 가지 매력이 있다면 생에서는 사라져가는 걸 동정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다행스럽게 없다. 지금 이 생이 무덤이다. 생은 우리들의 무덤이다. 생무덤이다.
-「사라져가는 것들은 위한 나라는 없다」 부분

허연의 예민하고 생생한 감각은 그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와 끊임없이 불화하고 충돌한다. 허연은 그의 시에서 자주 다치고 많이 아프다. 시인의 상처에서 돋아나는 환멸과 연민이라는 이중적 정서는 이번 시집에서 “오그라든 성기”처럼 허망하고 비루한 인간의 욕망에 집중된다. 던져주는 먹이를 붙잡고 전투적으로 배를 불린 동물원 사자와 다를 것이 없는 삶. 시인은 “내가 내 욕망의 화자가 되어야 하는 건 지나친 형벌”(「話者」)임을 토로한다. 동시에 이러한 환멸 속에서도 연민이 교차한다. 노인의 입가에 잡힌 “먹다 생긴 주름”에 가닿는 시인의 눈길, 주름에서 발견하는 “어떤 처량함.” 실망하고 좌절하고 아파도 꾸준히 먹어야 하고 성실히 살아가야 하는, “밥을 퍼 넣는 손이 포클레인처럼 보이는 너무나 슬픈 순간”(「역류성 식도염」). 그 원초적인 생의 현장을 마주하는 시인의 버거운 마음이 지독하게 슬프다.

천국은 없어도 천사는 있다
사랑은 하필 지긋지긋한 날들 중에 찾아온다. 사랑을 믿는 자들. 합성섬유가 그 어떤 가죽보다 인간적이라는 걸 모르는 자들. 방을 바꾸면 고뇌도 바뀔 줄 알지만 택도 없는 소리다. 천국은 없다.
-「천국은 없다」 부분

천사가 있다고 믿는
나는
천사가 비천사적인 순간을
아주 오랫동안 상상해왔다.
[……]
비둘기 똥 가득한
중세의 첨탐 위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측은하게 지상을 내려다보는
그 망연자실.
내가 원하는 천사다.
-「내가 원하는 천사」 부분

허연의 공화국에는 천국은 없지만 천사는 있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욱 진실한, 사라진 것이 남아 있는 것보다 의미 있는 도시. 황량한 폐허와 몰락하는 사랑. 그곳에 비록 인조깃털을 본드로 붙여 너덜거리고 비에 쫄딱 젖은 처량한 차림이지만 천사가 있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나영은 이 천사가 “우리가 상상하는 천사를 가장 닮지 않은 모습으로 올 것이라는 그 안타까운 상상이, 어쩐지 위로가 된다. 허연은 완벽한 희망이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천국은 없다고 말하지만, 그 실망과 절망이라는 희망의 흠집을 통해서 희망을 기억하고 증언해줄 자들은 있다고 기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남자가
빗살무늬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빗살처럼 가느다란 흠집들이
비명을 지르며
세월을 참아낸다.
토기를 뒤집으면 흐르는 눈물
빗살이 가늘게 찢어 놓은 세상에
내가 있다.
-「빗살무늬토기에서 흐르는 눈물」 부분

『내가 원하는 천사』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세월을 참아내는 한 인간의 솔직한 이야기다.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나아진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그저 흠집투성이인 생의 시간들. 그 안에는 상처받았기 때문에 빛나고 이미 없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허연의 공화국은 사라져가는 것으로 가득 차 더딘 세월에 실려가겠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노래를 부를 것이고, 또다시 천사를 찾아낼 것이다.


저자 프로필

허연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66년 8월 8일
  • 학력 2006년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론학 석사
    1992년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 학사
  • 경력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부장
  • 수상 2014년 제59회 현대문학상
    2013년 제5회 시작 작품상
    2008년 한국 출판 평론상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

2014.11.2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허연(許然)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집 다락방과 학교 근처 도서관에서 손때 묻은 고전들을 꺼내 읽으며 어른이 됐다. 고전을 만나면서 세상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고, 지금도 ‘독서는 유일한 세속적 초월’이라는 말을 책상머리에 붙여놓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단행본 도서의 베스트셀러 유발 요인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시 창작에서의 영화이미지 수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현재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고 있으며,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세계문학강독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산문집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고전탐닉』등이 있다. 2006년과 2007년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했고 2013년 제5회 시작작품상을 수상했다.

목차

시인의 말

마지막 무개화차
새들이 북회귀선을 날아간다
삽화
나의 마다가스카르 1
P는 내일 태어나지 않는다
신전에 날이 저문다
몰락의 아름다움
늦은 부고 2
후회에 대해 적다
나의 마다가스카르 3
諸者
안달루시아의 무희
여가수
미이라 2
건기(乾期) 1
다큐멘터리를 보다 2
내가 원하는 천사
빙하의 연대기
빗살무늬토기에서 흐르는 눈물
중기, 혹은 죽음
어떤 방의 전설
자라지 않는 나무
낯선 막차
바람의 배경
고양이와 별똥
열반의 놀이동산
건기(乾期) 2
아나키스트
까마귀의 영역
역류성 식도염
신전 3
소립자 2
좌표 평면
전철은 하수다
군중
어떤 아름다움
사선의 빛
폐광
로맨틱 호릴데이
지독한 슬픔
소혹성의 나날들 2
둥지에서 떨어진 새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12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Cold Case
지하도시
지리멸렬
아침 신파
천국은 없다
패배
시정잡배의 사랑
편지
무념무상 2
뭉크의 돼지
미이라
덧칠
무념무상 1
계급의 목적
사랑詩 1
산맥, 시호테알렌
나의 마다가스카르 2
얼음의 온도
別於曲

해설|남겨진 것들을 위한 시는 있다ㆍ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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