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독서교육을 꿈꾸는 보통 교사들의 새로운 교실 이야기
“책을 읽는다는 것 혹은 그것을 가르친다는 것에 대하여”
교실에서, 정규 수업시간에, 함께 책을 읽는다!
지치지 않는 독서교육을 꿈꾸는 보통 교사들의 새로운 교실 이야기
“책을 읽는다는 것 혹은 그것을 가르친다는 것에 대하여”
아무나 할 수 있는 독서교육, 그래서 지치지 않는 독서교육!
“가르치는 행위는 인간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왜’ 가르칠 것인가만 이야기했지, 가르치는 ‘누구’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이제 그 ‘누구’를 이야기할 때다.”
저명한 교육지도자 파커 J. 파머의 말처럼, 이 책은 가르치는 ‘누구’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책읽기를 가르치는 보통의 교사’들이 자기의 실천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고백하듯 써내려간 살아 있는 교실 에세이다. 지난 6년간 독서교육을 치열하게 실천해온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의 교사들이 함께 모여 쓴 이 책은, 그래서 단순한 독서교육 매뉴얼이 아니다. 정규 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책을 읽으면서 ‘배움’을 주고받는 뜨거운 공감과 성장의 기록이며, 교사로서의 임상적 전문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생생한 사례들이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읽기를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하게 된다.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는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교사들의 모임으로, 독서와 토론을 교실 수업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궁리하며 오랫동안 그 경험을 나눠왔다. 지난 2008년, 독서교육을 꾸준히 실천해온 몇몇 교사들이 모여 경기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중등독서토론실기 직무연수를 10개 지역에서 시작했다. 그 뒤 각 학교에서 실천한 경험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지속적인 모임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2011년 이후에는 경기도교육청의 자율적 교사연수 혁신 프로그램인 NTTP(New Teacher Training Program) 교과교육연구회로 선정되어 더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또 2012년부터는 경력 10년 이상 교사들의 교과연수년 직무연수로 독서토론교육 60시간 프로그램을 지역별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하는 사제합동 독서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독서교육을 만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도가 높고 지역별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가 실천해온 독서교육의 작은 성공과 실패의 기록들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이자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 대표인 송승훈 선생은 책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우리가 직접 해본 수업만 이야기했다. 보통의 교사들이 정규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같이 한 사례를 모았다. 수업을 하면서 이루어낸 것과 이루지 못한 부분, 그 과정에서 느낀 고민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으려 했다. 더 잘하고 싶었지만 수업에서 그 이상 안 되는 부분은, 거기까지만 된다고 썼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해보지 않은 내용은 한 줄도 쓰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화려한 독서교육 모형이 이 책에는 없다. 일 년에 학생들에게 책을 백 권이나 읽혀서 대통령상을 받은 교사가 있는데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 어려운 고전을 학생들에게 읽혔다고 해서 세상의 관심을 얻는 이야기도 없다. 그런 교육은 훌륭한 사람들이나 해야지,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일들이었다. 우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독서교육을 하려 했다.
하지 않으려 한 일들도 있었다. 뻔한 내용을 어렵게 증명하려 하지 않았고, 기존 연구를 설명하다가 진을 다 빼지 않았고, 연구실에서 생각해낸 개념을 현장에서 적용해보지 않고 글을 쓰지 않았다. 그런 글은 멋있는데, 막상 교실에서 쓸 거리를 찾으려 하면 쓸 게 별로 없어서 허무하다. 사회 구조를 문제 삼으며 교육 불가능성을 탐색하기보다, 현재의 교육 환경에서 교사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두었다.
우리는 우리가 교실에서 실천하며 겪은 어려움을 기록하고, 실패를 고백하고, 그 실패 속에서 찾아낸 성공의 길을 정리하려 했다. 수업 연구의 대가인 이혁규 선생은 교사의 전문성을 ‘임상적 전문성’이라고 했는데, 그 사례라고 생각한다. 교사가 자기 실천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글을 썼기에, 교사의 내면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세상 곳곳에서 제대로 가르쳐보려는 선생님들에게 이 책이 멀리서 찾아온 ‘말이 통하는 친구’가 되면 기쁘겠다.”
1년 동안 아홉 명 교사들의 집단 글쓰기로 탄생한 책!
독서교육의 경험을 더 많은 교사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2013년 여름,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의 정기 연수에서 이 책의 집필진을 공개 모집했다. 그렇게 해서 꾸려진 아홉 명의 집필진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함께 토론하고 원고를 집필하기를 1년. 의정부, 동두천, 수원, 화성, 구리, 남양주 등 경기도 각지에서 먼 길을 달려온 교사들은 국어, 윤리, 과학(물리), 역사, 체육, 사회 등 저마다의 교과에서 어떻게 독서교육을 실천했는지 경험들을 나누며 함께 글을 쓰고 함께 토론했다. 근무하는 학교도 과학고부터 인문계 고교, 상업고, 특성화 고교, 중학교 등으로 다채로웠고, 그러다 보니 학교의 분위기나 아이들의 반응, 저마다의 고민과 고충 등 그 경험의 폭과 깊이가 다양했다. 집단 글쓰기를 위한 모임 자체가 새로운 배움의 터전이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책이기에 그만큼 교사들의 생생한 현실과 진솔한 내면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쌀쌀맞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여행 가방에 100권의 책을 넣어 다니며 고군분투하던 어느 국어 교사의 빛나는 치유 일기, 생활비를 버느라 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도덕적 민감성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일단 아이들의 배를 채우고 마음을 덥혀주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윤리 교사, 아이들을 책으로 다가가게 하기 위해 날마다 책의 내용을 스마트폰에 찍어 올리는 파릇파릇 물리 쌤의 좌충우돌 독서교육, 교사가 직접 쓴 글을 아이들에게 읽히고 아이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소크라테스식 수업을 하는 중학교 역사 교사, 과학고 학생들에게 문학적 감수성과 엘리트의 윤리성을 설파하는 국어 교사, 신체활동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과감하게 체육 시간에 책을 읽히는 용맹무쌍한 체육 교사, 외고?인문고?공고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 땅의 모든 고딩에게 역사적 감수성을 전파하려는 열혈 역사 교사, 질문과 토론의 씨앗을 뿌리며 상업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겸한 실사구시의 독서교육을 추구하는 사회 교사…. 이렇듯 교사들이 일선 현장에서 실천해왔던 개별적인 독서교육의 경험을 ‘사회적 의미’로 정리해냄으로써, 다른 교사들 또는 일반 독자들에게 독서의 본질과 경계 없는 독서교육의 확장 가능성을 성찰케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송승훈 선생이 전하는 “교사가 교사에게”라는 에필로그에는 경기도중등독서토론교육연구회가 그간 일구어낸 독서교육 노하우가 알차게 정리돼 있다. 교실 수업에서 처음 독서교육을 시도해보려는 교사들이 용기 내어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그리고 지치지 않고 끝까지 세월을 견뎌내며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팁과 정보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