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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천재 바넘 상세페이지

흥행의 천재 바넘

대중은 속기 위해 태어났다 | 인물 탐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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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5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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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천재 바넘

작품 정보

P. T. 바넘은 엔터테인먼트의 원조

바야흐로 엔터테인먼트가 지배하는 세상이 열렸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라는 말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오락’이 되겠지만, 엔터테인먼트는 오락보다는 넓은 개념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어원은 ‘특정한 틀로 붙들어 두다(entretenir)’라는 12세기 프랑스어인데, 오늘날 엔터테인먼트는 우리의 일상적 삶의 구도와 풍경 자체를 형성하는 틀로 군림한다. 예컨대 역사학자 닐 게이블러는 “20세기 말, 미국을 이끌어가는 사업은 더이상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엔터테인먼트다”고 말했다.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도 “모든 사람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말해도 절대로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실리콘 그래픽스의 대표이사를 지낸 에드워드 매크래켄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과거에 국방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첨단 기술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선구적으로 실천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게 바로 19세기 미국에서 활동한 P. T. 바넘이다. 바넘의 활동을 우리말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속는 줄 알면서 속는다.” 대중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쇼맨(showman)’을 자신의 생업으로 삼았던 바넘은 대중을 속이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중은 속임을 당하는 것을 즐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대중의 취향을 과소평가해서 손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으며, “대부분의 사람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속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사람들은 기만당하기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심지어 바넘은 경쟁자였던 조지프 베시머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지어낸,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마저 자기가 한 것처럼 역이용하며 대중에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인들의 반응이었다. 미국인들은 바넘에게 속임을 당할 줄 알면서도 속임을 당했으며, 또 그렇게 속임을 당하는 걸 즐겼다.

P. T. 바넘은 마케팅의 천재

바넘은 마케팅의 천재이기도 했다. 예컨대 홈쇼핑에서부터 거리의 ‘폐업 바겐세일’ 현장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선전술의 원조가 바넘이다. “평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한정판. 수집가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싼 특별 할인가에 내놓은 물건!” “도산으로 인한 최후의 폐업 대매출! 전 품목 완비! 저희는 영원히 문을 닫습니다! 다시 없는 기회! 유례없는 행사! 직접 확인하십시오!”
그뿐 아니다. 바넘은 이른바 ‘스토리텔링’의 원조였으며, 요즘 유행하는 ‘입소문 마케팅’의 원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바넘은 또한 ‘노이즈 마케팅’의 원조이기도 했다. 바넘은 대중이 ‘논란’을 사랑한다는 걸 간파해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흥행사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바넘은 현대 서커스의 원형을 제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1871년에 창단한 ‘지상 최대의 쇼’ 서커스단은 현대 서커스의 원조로 불릴 정도로 그 규모가 웅장했다. 바넘은 미국 엔터테인먼트 글로벌화의 원조이기도 하다. 바넘은 3년간(1844~1846) 유럽 순회공연을 했을 뿐만 아니라 1870년대엔 쿠바, 이집트, 하와이(합병 전),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동인도제도까지 진출해 공연을 벌이는 등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화를 이끌었다.

P. T. 바넘은 ‘광고의 셰익스피어’

미국인들은 바넘이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에 크게 환호했지만 당대 지식인들은 바넘을 ‘야바위꾼’으로 폄훼했다. 바넘이 협잡과 속임수를 통해 대중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바넘은 이런 평가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히려 “‘사기꾼’이나 ‘야바위의 왕자’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이 호칭은 내 애칭이었다”면서 “사기꾼이 된다는 건 멋진 일이지”라고 했다. 물론 미국인들은 ‘바넘의 야바위’에 개의치 않았다. 천재적인 ‘야바위’와 ‘흥행’의 그늘에 가려지고 말았지만 바넘은 노예해방과 금주운동의 열성적인 참여자인 동시에 기득권에 도전하는 개혁적인 정치가이자 행정가이기도 했다. 예컨대 그는 하원의원 재임 시 코네티컷 헌법에 흑인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수정안을 제출할 정도로 노예해방에 앞서가는 면모를 보였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바넘에 대한 평가는 그가 죽은 후, 180도로 바뀌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바넘을 “역사 이래로 최고의 쇼맨”이라고 평가했으며, 1930년대에 예일대학의 영어학 교수이자 큰 인기를 끈 라디오 쇼 진행자였던 윌리엄 라이언 펠프스는 바넘을 “광고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렀다. 바넘을 ‘야바위의 왕자’이자 ‘흥행의 천재’라고 불렀던 19세기 미국 광고학자 제임스 트위첼은 “미국 문학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시작된다면, 미국의 광고는 바넘의 능란한 사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미국 역사가 대니얼 부어스틴은 ‘아마도’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바넘을 가리켜 ‘의사사건의 최초의 현대적 달인’이라고 했다. 또 칼 보드는 바넘을 ‘최초의 위대한 대중 엔터테인먼트 공급자’로 평가했다.

P. T. 바넘은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의 선구자

저자는 바넘을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의 이론과 실천을 드라마틱하게 구현해 보인 선구자라는 평가를 내린다. 왜 그런가? 오늘날의 대중 민주주의 체제하에선 ‘야바위’나 ‘흥행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완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어떤 숭고한 목표와 비전이 있다 하더라도 그 두 가지를 잘해낼 수 없는 사람이 지도자의 위치에 서거나 지도자로서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는 것이다. 대중을 재미있게 만드는 수준의 야바위를 수반한 ‘엔터테인먼트 정치’는 현대 정치의 알파이자 오메가를 구성하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는 게 바로 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일 것이다. “정치는 쇼 비즈니스”라고 했던 레이건은 그걸 성공적으로 입증해 보였다. 미국 대선에서 거친 입과 막말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미국을 넘어서 한국 등 전 세계인들에게 관심과 즐거움을 선사한 도널드 트럼프 역시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오늘날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투표마저 엔터테인먼트라는 유혹에 휘둘리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은 스스로 할리우드 또는 브로드웨이가 되는 길을 택했는데, 이는 한국도 다르지 않다. 한국의 선거는 진짜 엔터테인먼트와 겨루려는 정치 엔터테인먼트가 펼쳐지는 난장판으로 진화한 지 오래되었다. 예컨대 공약(空約)으로 전락한 정치인의 공약(公約)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그래서 정당들, 후보들 간의 ‘공약 경쟁’은 ‘결말이 선명한 집단적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에서 정치와 선거는 욕하면서도 즐기는 막장 드라마와 비슷해졌다고 하면 과장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의 정치와 선거에서 야바위는 필수가 되었다. 유권자는 야바위의 그럴듯함과 반전과 드라마틱함을 즐기고 평가할 뿐이며, 정치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면 달리 이해할 길이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바넘의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이해하는 게 우리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새로운 관점’인지도 모를 일이다. 바넘의 삶과 철학이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를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작가

강준만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56년 1월 5일
학력
1988년 위스콘신대학교메디슨캠퍼스 대학원 신문방송학 박사
1984년 조지아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
1980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경력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 교수
수상
2005년 제4회 송건호 언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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