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민주주의의 눈으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읽다.
고전 읽기는 ‘역동하는 현실과의 상호작용’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한 관계에 둔감한 채 대표 선출 경쟁에 함몰되면 민주주의의 근원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 에릭 홉스봄의 《자본의 시대》를 읽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이자 인천국제고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국제고에서 학생들과 한 달에 한 권 고전 읽기 수업을 하면서, 스스로 고전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모두 읽고 정리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이 책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쉽게 풀거나 간단히 요약하는 글이 아니다. 저자는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고, 수없이 곱씹으면서 자기화했다. 체화된 고전은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되었고, 정제해서 눌러 쓴 한 문장 한 문장마다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저자가 문학과 동서양사상, 과학기술에 걸친 다양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응답하는 키워드는 ‘비판적 읽기’이며, ‘현대 민주주의라는 잣대’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길어 올린 성과는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과 ‘실천적 반성’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저자는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고 곱씹는 과정을 통해 고전 읽기가 ‘역동하는 현실과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라고 평가한다.
요컨대, 이 책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대한 가장 정연한 안내서이자, 우리 사회의 작동 원리를 깊은 통찰로 이해하는 새로운 고전이라 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눈으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읽다.
고전 읽기는 ‘역동하는 현실과의 상호작용’이다.
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읽었나?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이자 인천국제고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국제고에서 학생들과 한 달에 한 권 고전 읽기 수업을 하면서, 스스로 고전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모두 읽고 정리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이미 읽은 고전은 해설서와 논문을 읽으며 내용을 재구성했고, 처음 읽는 고전은 한 권을 읽더라도 치열하게 읽으려고 노력했다.
고전의 바다는 넓고 깊다. 따라서 읽는 이의 주관에 따라 고전 목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저자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꼽은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학생들과 고전 읽기 수업을 하는 현직 교사로서 고전 목록 선정에 있어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는 ‘100’이라는 숫자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었다. 숫자 100은 99보다 크고 101보다 작은 단순한 자연수가 아니다. 수의 세계에서 100은 완전한 전체를 의미한다. 백분율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100은 완전을 향한 인간의 갈망을 표현한다. 한자에도 100(百)은 백성(百姓), 백방(百方), 백약무효(百藥無效) 등에 ‘모든’, ‘온갖’의 뜻으로 쓰여, 더 이상 요구되는 것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전 읽기에서 100권이라는 뜻도 단순한 숫자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처럼 속도 경쟁 시대에 고전 100권을 읽는 것은 도달하기 힘든 여정이기에 그 자체로 삶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자기를 치장하기 위해서 장식품으로 고전 한 두 권을 읽을 수 있겠지만, 100권에 이르면 과시 욕망조차 소멸되어 사유의 층위를 바꿔 놓는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이 지닌 지성적 가치 때문이었다. “서울대학교에서 선정한 권장도서 100선은 한국문학 17권, 외국문학 31권, 동양사상 14권, 서양사상 27권, 과학기술 11권으로 인문, 사회, 과학을 아우르는 고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대학교는 고전 읽기를 통해 지식과 품성의 교양을 갖추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지성인, 나아가 창조적 지식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목록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가 선정한 고전들은 사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삶의 영감을 준다. 서울대학교 권장도서 100선은 세월의 흐름에 휘둘리지 않는 지성의 화수분이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응답하라
그렇다면 서울대에서 밝히듯이 이 고전들을 읽으면 저절로 “지성인, 나아가 창조적 지식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일까? 고전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현재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는 고전 텍스트에서 그것을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단순히 그 내용의 표면만 이해하고 요점 정리를 외운다고 해서, 이 고전들을 읽었다고 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쉽게 풀거나 간단히 요약하는 글이 아니다. 저자는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고, 수없이 곱씹으면서 자기화했다. 체화된 고전은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되었고, 정제해서 눌러 쓴 한 문장 한 문장마다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흡사 한병철이 쓴 《피로사회》의 선명한 선언적 문장을 읽는 느낌이 든다.
나아가 이 책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씨줄과 날줄로 꿰어, 고전과 고전 사이에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낸다. 정치와 경제에서부터 정의, 관계, 과학에 이르기까지 세상 전반을 이해하는 균형 잡힌 관점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이야말로 서울대가 이 고전들을 권장하는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해설서라 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눈으로 고전을 읽다
저자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을 읽고 정리하며, ‘교사’ 이전에 ‘자유로운 독서가’로서의 정체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회학 박사이자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으로서의 면모를 적극 드러낸다.
저자는 《맹자》를 읽고 이렇게 쓴다. “학정을 일삼는 군주는 더 이상 군주답지 않기 때문에 제거해도 무방하다. 인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통치자는 지위와 권력을 누릴 자격이 없다.” 에릭 홉스봄의 《자본의 시대》를 읽고는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한 관계에 둔감한 채 대표 선출 경쟁에 함몰되면 민주주의의 근원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라고 쓴다. “대화와 타협 정치가 교착 상태에 빠져 극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시민은 비폭력 정치의 무력함에 염증을 느끼고 탈정치화된다”라고 《간디 자서전》을 읽는다. 모두 지금의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주는 메시지이다.
이처럼 저자가 문학과 동·서양사상, 과학기술에 걸친 다양한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응답하는 키워드는 ‘비판적 읽기’이며, ‘현대 민주주의라는 잣대’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길어 올린 성과는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과 ‘실천적 반성’이다. 이를 두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저자는 고전을 비판적으로 읽고 곱씹는 과정을 통해 고전 읽기가 ‘역동하는 현실과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체화된 고전을 정제된 문장으로 엮어낸 글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과 실천적 반성을 이끌어 내는 힘이 느껴진다”라고 평가한다.
요컨대, 이 책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대한 가장 정연한 안내서이자, 우리 사회의 작동 원리를 깊은 통찰로 이해하는 새로운 고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