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근대문학 Reread Classic 002 백치 아다다 - 우서 계용묵 작품집 -《장벽》《백치아다다》《신기루》《부부》《희화》《이반》《준광인전》《자식》수록
계용묵은 1920년부터 소설과 시를 썼다. 1925년 5월 『조선문단』 제8호에 단편 「상환(相換)」으로 등단한 이래 40여 편의 단편을 남겼다. 이 책은 계용묵이 펴낸 《백치아다다》에 실린 소설을 초판의 차례와 동일하게 8편을 수록했다.
백치아다다는 대조사에서 1946년 7월 20일에 출간한 책으로 계용묵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단편 소설 백치아다다는 조선문단 1935년 5월호에 발표한 작품이다. 해방후에 조선출판사에서 단편집으로 출간했고 다음해 대조사에서 다시 출간한다. 백치아다다에 실린 단편 소설은 계용묵이 193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에 썼다. 그의 나이 30대 초중반에 쓴 단편 소설이다. 대조사에서 책이 나올 때 그의 나이는 43세였다.
그의 문학은 발표 시기에 따라 대체로 3기로 구별된다. 1920년 《새소리》이라는 소년 잡지에 《글방이 깨어져》 습작 소설을 발표하여 소설가로 첫 등단했다. 1925년 《생장》이라는 잡지에 《부처님 검님 봄이 왔네》라는 시를 발표하여 시인으로 등단했다. 1927년 《상환》을 《조선문단》에 발표하여 본격적으로 소설을 썼다. 《최서방》, 《인두지주》 등 현실을 반영한 순수 문학 작품을 발표했다. 약 10여 년 동안 절필하기도 했다.
《최서방》(1927)·《인두지주(人頭蜘蛛)》(1928)로 대표되는 첫 시기는 지주와 소작인의 갈등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체로 경향파적이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쟁의식이 없다는 점과 이후의 다른 작품들과 결부하여볼 때 다만 고통받는 서민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반영된 작품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93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현실을 반영한 우서 계용묵의 단편 소설 작품 《장벽》《백치아다다》《신기루》《부부》《희화》《이반》《준광인전》《자식》수록 1946년 대조사에서 출간한《백치아다다》에 실린 단편 소설을 초판의 차례와 동일하게 8편을 수록했다.
두 번째 시기는 몇 년의 침묵 끝에 1935년 《조선문단》 제4권 제3호에 《백치(白痴)아다다》를 발표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기가 그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데, 초기의 미숙함에서 벗어난 세련된 문장기교로써 그의 문학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장벽(障壁)》(1935)·《병풍에 그린 닭이》(1939)·《청춘도(靑春圖)》(1938)·《신기루(蜃氣樓)》(1940)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작품들의 주인공들은 선량하지만, 주위의 편견이나 억압, 자신의 무지로 인하여 불행한 삶을 살거나 패배자적인 처지에 처할 뿐, 아무런 해결책도 가지지 못하는 소극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이러한 경향은 저자가 작품세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관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계용묵 문학의 특징이자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광복 후 격동과 혼란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별을 헨다》(1946)·《바람은 그냥 불고》(1947) 등 세 번째 시기 작품에서도 그는 현실인식의 소극성을 크게 뛰어넘지는 못하였다.
결국, 그의 소설은 1930년대 한국문학의 언어적 미감을 세련시키고 단편양식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적극적인 현실감각 및 역사의식의 부재, 서민에 대한 관조적 시선이 빚은 현실감 결여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