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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상세페이지

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 관심 9
소장
종이책 정가
16,000원
전자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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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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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0원
출간 정보
  • 2015.03.31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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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18.7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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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뷰어
  • PAPER
IS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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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장소, 환대

작품 정보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한다!


‘사회적 성원권’ ‘환대’ 등의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인류학자 김현경의 첫 저서 『사람, 장소, 환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다시 말해 ‘사람’이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조건인가? 조건부의 환대 역시 환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환대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환대되지 않은 게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며, 사회를 ‘시계’(즉 기능을 가진 구조들의 총체)나 ‘벌집’(재생산적 실천을 하는 주체들에 의해 재생산되는 구조)에 비유하는 구조기능주의에서 벗어나,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시 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사람이라는 것은 사람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사회의 경계는 이 나날의 인정투쟁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그어진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사람과 장소를 근원적으로 연관된 개념으로 본다는 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한나 아렌트와 유사하다. 아렌트에 따르자면, 사회는 물리적으로 분명한 윤곽을 갖는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현상하고, 타인이 나에게 현상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아렌트의 관심이 주로 정치적, 법적 문제에 맞추어져 있다면, 김현경은 공동체와 주체를 구성하는 상징적이고 의례적인 층위로 시야를 확장한다. 사람은 법적 주체일 뿐 아니라, 일상의 의례를 통해 재생산되는 대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상호작용 질서interaction order’에 대한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의 연구는 이러한 확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김현경은 상호작용 질서 대 사회구조라는 고프먼의 이분법을 따르면서, 상호작용 질서에서의 형식적 평등과 구조 안에서의 실질적 불평등이 어떻게 현대 사회 특유의 긴장을 가져오는지 설명한다. 현대 사회는 우리가 잘살건 못살건 배웠건 못 배웠건 모두 사람으로서 평등하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사람행세를 하고 사람대접을 받는 데 물질적인 조건들은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신자유주의의 모순은 상호작용 질서의 차원에서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면서, 구조의 차원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단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근대 이전에 존재하던 신분적 모욕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새로운 형태의 더욱 미묘하고 일반화된 모욕, 즉 굴욕의 형태로 등장하는가에 대한 분석은 아주 날카롭다.

예고 없이 실직을 당할 때, 일한 대가가 터무니없이 적을 때, 아무리 절약해도 반지하 셋방을 벗어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굴욕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은 모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론적으로 모욕은 구조가 아니라 상호작용 질서에 속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를 해고한 사장도, 월세를 올려달라는 주인집 할머니도 나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시장의 법칙에 따라(즉 구조의 담지자로서 구조가 명하는 대로) 행동했을 뿐이다. 그들은 매우 예의 바르게, 심지어 미안해하면서 자기들의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던가? 누구도 나를 모욕하지 않았다면, 내가 느끼는 굴욕감은 전적으로 나 자신의 문제가 된다.

우정이란 무엇인가?
적敵을 환대하는 것은 가능한가?


이 책은 또한 환대hospitality의 개념이 내포하는 역설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환대란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환대받음에 의해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우리는 적대적인 타자까지도 환대할 수 있는가?
자크 데리다는 이러한 환대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는 모르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고, 대가를 전혀 계산하지 않고도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돌변하여 우리를 해치려 할 때도 여전히 그러한가? 김현경은 데리다가 환대를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자신의 사적 공간을 개방하는 문제와 결부시키거나, 주인의 자리에 개인 대신 ‘국민’을 대입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환대는 외부인을 맞이하는 문제, 또는 울타리를 개방하는 문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우리는 어떻게 해서 국민이 되고, 가족의 일원이 되는가?
이 책은 환대를 어떤 사람이 인류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행위, 그가 사람으로서 사회 속에 현상하고 있음을 몸짓과 말로써 확인해주는 행위로 볼 것을 제안한다. 어떤 사람을 절대적으로 환대한다는 것은 그가 어떤 행동을 하든 처벌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그의 사람자격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인같이 반사회적 행동을 한 사람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계속 환대된다. 사회를 만드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의 절대적 환대이다. 아니 사회란 본디 절대적 환대를 통해 성립한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절대적 환대가 불가능하다면, 사회 역시 불가능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람, 장소, 환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어온 이론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학계의 관행이나 기준에 따른 건조한 논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 않다. 저자는 사유의 궤적이 드러나는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면서도,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하기보다는 오랜 연구와 강의 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았더라면 기대하기 힘들 다방면의 참고문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논의를 전개해나감으로써 일반 독자들도 지적 자극과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만만치 않은 문제의식에 유려한 글 솜씨까지 갖춘, 우리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저자의 등장을 알리는 책으로 손색이 없다.

작가

김현경
학력
서울대학교 인류학
경력
연세대학교 강의
덕성여자대학교 강의
서울대학교 강의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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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리뷰

4.6

구매자 별점
125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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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렵지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ho***
    2020.05.18
  • 기생충의 시대, 요즘 시대에 고민할 화두를 던집니다

    new***
    2020.05.13
  • 외국인으로서 이곳에 8년째 살아가고 있다. 중국 상하이... 어쩔 수 없는 이방인... 외국인으로서 환대를 기대할 수 없는 삶이 가끔은 힘겹다. 내가 사람으로서의 마땅한 권리를 누리고 환대받는 삶을 살려면 최소한 한국 땅에 있어야 함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사람, 장소, 환대에 관한 글이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중받는다는 것, 그러기 위한 사회 문화적인 조건들, 그 중 하나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장소에 대해서... 그리고 환대란 무엇이며, 그 모양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인종 차별로 인해 폭행을 당했다던 우리 국민의 이야기가 참으로 서글프게 한다. 이 고통의 시간을 지나면서 사람, 사람의 의미, 사람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숙고하는 가운데에 사람이 살만한 세상,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구든 환대받을 수 있는 그때를 기대해 본다. 전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평평해진 이 시대에 반드시 숙고해봐야 할 문제들을 담고 있는 유의미한 책이다.

    mbi***
    2020.04.02
  •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 장소를 내어주는 것, 우리의 성원권은 누군가의 절대적 환대로 인한 것임을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에요. 정말 강추!

    jae***
    2020.03.03
  • 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꼭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조금 더 좋은 세상이 될 것 같아요

    min***
    2020.02.18
  • 주석 읽기 불편쓰 ㅠㅠ 차례에라도 표시되면 그나마 낫겠어요

    cnd***
    2020.01.31
  • 리디북스로 읽고, 종이책까지 샀습니다. 내용이 매우 좋습니다. 사람, 장소, 환대 라는 제목으로 어떤 이야기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정말 생각의 범위를 넓혀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kor***
    2019.12.08
  • 미주가 이렇게 중요한 책에 미주를 따로 두고 링크도 걸려있지않아 너무 불편해요. 사용자가 미주를 처음 요청한게 2017년인데 아직도 없다니. 리디북스는 지난 2년반동안 뭘 한거죠? 프로그래머 고용할 돈이 없었나요? 그냥 홍보랑 마케팅에만 집약적으로 소비했나요? 이런 책을 전자책으로 접하게 되는 독자에게 매우 무례하네요.

    kro***
    2019.09.30
  • 모두가 책은 좋으나 미주가 불편하다고 말해도 아랑곳않는 리디북스.... 예 잘 알겠고요..

    hae***
    2019.08.24
  • 좋은 책입니다. 다만 본문 미주에 다른 책처럼 이동 링크라도 걸어주세요.

    ody***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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